나이트(체스)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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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ight. 체스의 말#s-5. 말의 모양은 통상 말 머리 형태지만, 가끔 비싼 세트는 기사의 이미지를 살려 말을 탄 기사의 형태를 전부 표현할 때도 있다. 문자로 표기할 땐 앞글자인 K가 이미 킹에 배정되어 있기 때문에 발음상 N을 사용한다.
2. 행마
사방중 한 방향으로 한 칸, 그리고 그 방향의 양 대각선 방향 중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묘한 이동패턴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대각선으로 움직이는 특성상 처음 놓인 칸과 같은 색의 칸으로만 이동할 수 있는 비숍과는 정반대로 한 번 이동할 때마다 필연적으로 칸 색이 달라지는 유일한 말이다.[1] 또 유일하게 말을 뛰어넘을 수 있다.[2] 일직선으로만 이동하는 다른 말과는 다른 이동 방식과 다른 말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 덕분에 폰으로 진형을 짜고 나면 자칫 경직될 수도 있는 체스 판을 헤집어 놓을 수 있는 유용한 변수. 미묘하게 현실의 기병과 비슷하다.
똑같은 이동거리를 가진 장기의 마가 이동하려는 지점의 중간 길목(이를 '멱'이라고 한다)에 있는 다른 말을 뛰어 넘을 수 없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체스의 나이트는 굉장히 강력하다. 전방을 폰으로 채우고 시작하는 체스에서는 도약 능력과 유연한 이동 범위를 이용하여 '''초반에 빠르게 적수비진 혹은 공격을 펼칠 수 있는 말'''이다. 보통 엔딩에서의 능력 차이 때문에 더블 비숍보단 더블 나이트를 더 낮게 평가하는 게 일반적이지만[3] 적절하게 다른 기물의 도움을 받으면 나이트만큼 짜증을 유발하는 기물도 없다.
3. 전략
'''체스의 변수이자 조커.''' 다른 체스 말들이 직선적인 이동범위 때문에 예측이 쉬워서 견제로 쓰이는 게 많은 반면에, 나이트는 예측이 어렵다. 상대의 말을 뛰어 넘을 수 있다는 점과 L자라는 특이한 이동패턴 덕분이다. 나이트에게 공격받았을 때 그 공격에 맞대응이 가능한 기물은 나이트밖에 없다. 퀸도 나이트에게 공격받으면 어쩔 수 없이 피해야 한다. 이는 다른 기물과 비교할 때 나이트의 매우 큰 특징이다. 하지만 이러한 점이 동시에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나이트를 적절하게 움직이지 못할 경우 되돌아갈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폰의 공격에 꼼짝없이 죽게 되는 경우가 다른 기물에 비해 자주 생긴다.
나이트는 팔방으로 뻗어나가는 움직임때문에 중앙에 가까울수록, 또 상대방쪽에 가까울수록 강력해진다[4] . 폰은 잡으려는 기물이 킹, 퀸, 비숍일 때 해당 기물이 반격을 할 수 있고, 룩도 킹과 퀸이, 비숍 역시도 킹과 퀸과 폰이, 퀸은 킹과 비숍과 룩과 폰이 반격 가능하다. 하지만 나이트에게 반격을 날릴 수 있는 기물은 같은 나이트를 제외하고는 없다. 퀸이라도 나이트에게 공격받으면 무조건 피해야 한다. 나이트는 퀸의 공격 범위 밖에서 퀸을 노릴 수 있다. 속된 말로 하자면, 퀸에게 '''상성이 좋다.''' 즉 ''' 나이트는 퀸의 유일한 카운터'''. 잘만 사용하면 굉장히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엔드게임에서 두드러지는데, 퀸 vs 2비숍 또는 퀸 vs 나이트+비숍에선 퀸에게 질 수밖에 없게 되지만 퀸 vs 2나이트로는 비길 수 있다. 특히 나이트로 킹콰 퀸을 동시에 공격한다면 당한 쪽은 울며 겨자먹기로 퀸을 내놓아야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장점을 뒤집으면 단점이 되는데, 나이트는 '''전선을 형성하는 능력'''이 매우 빈약하다. 퀸, 비숍, 룩과 달리 나이트의 공격범위는 '''점'''의 형태이기 때문에 한 칸만 벗어나면 공격을 피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트는 반드시 전선이 형성되기 전인 초반에 먼저 뛰쳐나가야 하며, 체스 기물들 중에서는 폰보다도 빨리 죽기도 한다.
4. 기타
나이트의 특이한 이동방식을 이용해 체스판의 모든 칸을 나이트로 단 1번씩만 움직이도록 하는 퍼즐도 있는데, 생각보다 의외로 쉽다. 이걸로 마방진도 만들 수 있다.
폰과 함께 첫턴에 이동이 가능한 유이한 말이다.
다른 체스 기물들이 추상화/단순화된 형태인 것과는 달리, 혼자 실물처럼 생겼기 때문에 체스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많이 사용된다. 그만큼 만들기도 어려워서 체스공장을 빡치게 하기도 한다. 다른 기물이야 회전식 절삭기에 넣고 돌리기만 하면 끝이지만 나이트는 회전식 절삭기로는 저런 조형이 불가능해서 '''손으로 일일이 깎아야 하기 때문'''이다.[5]
[1] 폰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전방 한 칸씩만 이동이 가능하지만 첫 수 한정으로 전방 두 칸 이동이 가능하고 말을 잡을 때는 대각선 전방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이동할 때마다 칸 색이 달라질 수도 같을 수도 있으나, 나이트는 이러한 예외가 없다.[2] 장기의 포와는 달리 뛰어넘는 능력이 옵션이지 필수는 아니다![3] 비숍쌍은 엔드게임에서 유용한 장거리기물이고 킹+더블 비숍으로는 체크메이트가 가능하지만, 킹+더블 나이트로는 체크메이트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킹+나이트+비숍도 체크메이트가 가능하다.[4] 만약 적이 아직 기물들을 총출동시키기 전, 그러니까 비숍과 룩 등이 아직 맨 뒷줄에 밀집한 상황에서 나이트가 뛰어들면 '''초토화당하기 일쑤다.''' 장기에서는 진영 내부에 빈칸이 많아 자유롭게 날뛰는 차(룩)가 최강으로 취급받지만, 체스는 내부가 밀집해 있기 때문에 룩이 초반부에는 제 힘을 못 써서, 적의 공격 범위를 자유롭게 요리조리 피하면서 방해되는 기물은 뛰어넘고 심장부를 두들겨 부수는 나이트만큼 무서운 말이 없다.[5] 요즘은 체스 기물 모양의 형틀을 이용해 플라스틱으로 찍어내는 경우가 다수라 이런 불편이 조금은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