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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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약지(藥指). 엄지손가락부터 시작해서 네 번째에 있는 손가락. 다른 손가락과는 달리 딱히 정해진 이름이 없었으며, 국립국어원에서 권장하는 순우리말은 그냥 '넷째 손가락'이다. 중국에서도 딱히 이름이 없었기에 무명지(無名指)라고도 불린다. 일본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 藥指(くすりゆび)라 부른다.
결혼반지를 보통은 왼손 넷째 손가락에 낀다.
'약지'라는 이름의 어원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한약을 넷째 손가락으로 저어 먹었다는 설이고, 또하나는 넷째 손가락을 잘라서 피를 내어 약으로 사용했다는 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이름이 전파되어 '약손가락'이라고도 부른다.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서 거사를 하기 전 결의를 다지기 위해 자른 손가락도 이 손가락이며[1] ,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에서 초창기 암살단과 그의 멘토들이 암살검 때문에 절단해야 했던 손가락도 이 손가락이다.[2]
검지와 함께 손가락 비율을 잴 때에도 사용한다.
여담으로 인간의 손가락 중 제일 움직이기 힘들다. 주먹을 쥔 상태에서 손가락 하나를 펴보면 다른 손가락들은 세번째 마디까지 들어올려 손등과 거의 직선을 만들 수 있지만 넷째 손가락은 세번째 마디가 독립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3] 손가락을 잘라야하는 경우 가장 많이 잘리는 것도 없을 때 가장 불편함이 적어서일지도 모른다.
새끼 손가락과 연결되어있어 대부분 새끼손가락을 구부릴 때 저절로 움직이게 되지만,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도 있다.
1.1. 전설
목숨이 경각에 달린 사람에게 산 사람이 약지를 베어 피를 먹이면 당장 위험한 고비는 넘긴다는 전설이 있다. 건강한 사람의 피에 담긴 생명력으로 죽어가는 사람의 생명력을 보충한다는 의미로 행하는 주술이다. 가장 쓸모가 없는 손가락이라 베여도 피해가 적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약지를 벤다. 이 방법으로 죽을 뻔한 부모를 살려냈다는 효자 전설도 있다.
소설 동의보감에서도 허준이 떠거머리의 노모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약지를 깨물어 나온 피를 환자에게 먹이는 장면이 있다. 하지만 작중에서 큰 의미는 없고 정성을 보이는 행동이라는 부연이 있다.
안중근 의사가 손가락을 끊어 피로 맹세할 때에도 왼손 약지를 잘라 하였는데, 하필 왼손 무명지인 이유는 역시 쓸모가 가장 없는 손가락이란 이유. 약지 중에서도 오른손보다는 왼손 쪽이 덜 요긴하다고 왼손 약지를 잘랐다. 바리데기 전설에서도 바리데기가 무명지를 베어 피를 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섯 손가락 중에서 가장 박대받는 손가락이 약지다. 무명지, 즉 이름 없는 손가락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역시 그 때문.
좀비 항목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조선시대에는 무명지의 피로 죽은 사람을 살리는 주술이 있었다고 한다. 조선 중기의 문인 어숙권이 지은 《패관잡기》에 소개된 내용으로, 만화 공작왕 1권에 "한국의 《패관잡기》라는 고서에 나오는 좀비 만드는 주술"라는 내용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관련 포스팅
별좌(別坐)로 이씨(李氏) 성 쓰는 자가 말하기를, “일찍이 한 방문(方文)을 얻었는데, '''급사(急死)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의 무명지(無名指)를 찔러서 피를 내어 귀(鬼) 자를 이마 위에 쓰면 되살아난다'''기에 처음에는 믿지 않았는데, 마침 중악(中惡)으로 급사한 남자가 있어 반나절이나 지나서 심장 밑이 모두 싸늘해졌는데, 그의 왼손 무명지를 찌르니 한참 만에 피가 나왔다. 드디어 방문대로 시험하였더니 과연 되살아났다. 전후로 살려낸 사람이 모두 세 사람이나 된다.” 하였다. 비록 그 이치는 궁구하지 못하였으나 효험을 본 것이 이와 같으니 이상한 일이다.
- 《패관잡기》 권제4
[1] 안중근 의사가 손가락을 잘라야 했던 이유[2] 어쌔신 크리드 2 이후에는, 알타이르 이븐-라 아하드가 에덴의 조각으로 얻은 지식으로 암살검을 개조했기 때문에 에지오 아디토레를 비롯한 후대의 암살자들은 약지를 잃지 않고 암살검을 쓸 수 있게 되었다.(이를 이용하여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장난을 치기도 한 적도 있다.)[3] 왼손만 그렇게 되는 경우가 있거나 또는 오른손만 그렇게 되는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