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학년 문제
1. 개요
'''College sophomore problem'''
심리학 분야에서 연구조사 표본의 대표성에 대해 흔히 제기되는 문제. 1986년에 인종 간 갈등을 연구하던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데이비드 시어스(David O. Sears; 1935~)가 최초로 보고하였다.(Sears, 1986.)
2. 내용
미국에서는 심리학개론 수업을 보통 2학년생들이 수강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은 교수의 연구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서 작성 내지는 반쯤 의무로 참가하게 된다고. 그러자 심리학계의 수많은 논문들은 대학 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보고들로 가득 차게 되었으며, '''"결국 심리학은 대학 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얻어진 지식들로만 굴러가고 있다는 말인가?"'''와 같은 비판을 초래하게 되었다.
대학 2학년생들 중에서도 심리학과생 집단으로만 표본을 구성하게 되면, 일부 연구에서는 정말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우선 심리학과생들은 어느 정도 연구에 대한 관심과 배경지식이 갖추어져 있지만, 화학과, 기계공학과, 시각디자인학과, 행정학과, 피아노과 등 여타 학생들은 인간의 심리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대학 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하면 학부생들의 데이터는 잘 수집되겠지만, 학부모들의 데이터나 고졸자의 데이터는 알기 어렵다. 또한, 자녀를 대학에 보낼 여력이 없는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SES)의 개인들의 데이터를 얻을 수 없다. 결국 대학 2학년생들은 방대한 우리 사회의 '''지극히 일부분의 신분'''일 뿐이고, 이들만으로 수행되는 연구는 현실과 유리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많은 경우 대학 2학년생 문제의 잠재적 위험성은 갈수록 줄어들어 오고 있다. 많은 심리학 연구들이 수행되는 대학은 이제 더 이상 엘리트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특히 한국에서는 더욱) 다양한 배경을 가진 다양한 학생들이 캠퍼스를 거닐고 있다. 또한 경험적으로 보아 다른 집단을 대상으로 재현성 연구를 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발견들도 있어 왔다. 마지막으로, 이들만을 대상으로 수행된 연구는 단지 그것이 "불완전함"을 의미할 뿐, 그것이 "완전히 틀렸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세한 내용은 Gage(1996)을 참고.
일부 연구자들은 Amazon Mechanical Turk 같은 사이트들을 이용해서 온라인 기반 모집을 하거나,[1] 심지어는 표본대표성을 보장하면서 직접 표집만 전담해서 해 주는 통계연구 스타트업 기업들과 손을 잡고 연구를 진행하기도 한다. 사회과학 학계에 이런 유의 모집 회사나 프로그램 제작업체들이 꽤 되는데 대부분 통계 전공자들인 경우가 많다. 패널을 모집하고 관리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국내에서도 석사학위논문에서 숱하게 볼 수 있다. 특히 논문이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라면, "연구 방법" 절에는 거의 클리셰에 가깝게 '''"본 연구의 참가자들은 서울 소재 K 대학[2] 에 재학 중인 대학생 및 대학원생 ○○명으로 구성되며…"''' 같은 표현이 등장한다. 물론 논문 말미에 자기 연구의 한계점을 거론할 때에도 대학 2학년 문제를 반드시 거론해야 한다. 특히나 표본표집이 치명적일 수 있는 사회학이나 심리학 같은 학문 분야라면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