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니드 유스포프 후작

 

[image]
이케다 리요코의 작품 오르페우스의 창의 등장인물이자 주인공.
실존했던 제정 러시아의 펠릭스 유스포프 공작을 모델로 작가가 재창조한 캐릭터. 러시아의 장군이며 아내는 니콜라이 2세 황제의 조카인 아델 공주이다. 미남이지만 무뚝뚝하고 원리원칙을 준수하는 성격 탓에[1][2] 얼음칼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해외로 도망친 알렉세이 미하일로프에 대해 조사하던 중 러시아로 그를 찾아온 유리우스와 엮이게 되고, 처음엔 데면데면하게 대했던 그녀를 점점 사랑하게 된다. 역시 당시의 실존인물이었던 러시아 황궁의 괴승 그리고리 라스푸틴과도 사이가 좋지 않았고,[3] 아델을 미끼로 삼아 나중엔 그를 살해한다.[4]
러시아가 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려가는 상황에서 혁명을 막고 황가도 지켜내기 위해서는 제정에서 입헌군주정으로의 전환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여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함께 친위쿠데타를 모의하지만 전쟁과 조국의 참상에 지친 군대의 반란과 여전히 자신만이 유일한 러시아의 지배자라 생각하는 니콜라이 2세의 고집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러시아는 결국 1차 혁명을 맞게되어[5] 로마노프 왕가의 러시아 지배는 막을 내린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않고 이후 들어선 알렉산드르 케렌스키의 임시정부와 겉으로는 협력하는 척하면서 당시 전공으로 명성을 얻은 라브르 코르닐로프 장군과 쿠데타를 모의하여 로마노프 왕가의 부활을 기도하였다. 그러나 계획이 탄로나 쿠데타는 미수에 그치게되고 여동생 베라와 유리우스 폰 아렌스마이야를 독일로 도피시킨 후 남동생 류드미르의 미래를 생각하며 권총으로 자결한다.[6]
황가를 지키는데 집념을 보이는 등, 구체제의 수호자 기믹을 강하게 지니고 있지만 정작 본인도 혼란기의 러시아나 황가의 병크 등을 목도하는 상황인지라 황가를 지켜야한다는 신념은 뚜렷해도 그 근거 자체는 희박해서 그냥 의무감으로 지키는게 가장 크다. 덕분에 스스로도 약간 이에 대해 자조하는 듯한 반응을 내비치기도 한다. 이를 보면 실은 그 자신이 지키려드는 구체제의 멸망과 신체제로의 변화의 불가피를 실감하지만, 관습적인 측면에서 구체제를 끝내 포기하지 못하고 지키는 쪽으로도 볼 수 있다. 이런 측면 탓인지 전작의 베르사이유의 장미에서 제로델, 페르젠, 자르제 장군, 아직 위병대에 들어가기 전의 오스칼[7] 등, 나라의 혼란기에도 구체제 쪽에 선 귀족들을 연상하는 사람들도 있다.
유리우스를 사이에 둔 연적이기도 한 알렉세이 미하일로프와는 사상과 목적의 차이 때문에 최후까지 서로 화합하지 못했다. 헤어지기 전에 자기 편에 붙을 것을 권유하기도 하고 알렉세이가 협력 권유를 거절한 뒤에도 크게 화내거나 하지도 않고 담담하게 이를 수용하며 다음엔 입장상 대립하게 될 것임을 암시하며 끝낸다. 그리고 도주를 권하기도 했지만, 알렉세이가 안 들어먹고 기어이 남아서 혁명을 하기로 택해버리는 바람에 죽이는 결말이 될 수밖에 없게 되긴 했다.
구체제의 수호자 포지션인 유스포프 입장에선 어떻게든 알렉세이같은 혁명분자의 싹을 미리 잡아둘 수밖에 없었고, 알렉세이도 유스포프에 대해 혁명에 있어서 장애물격인 존재라고 언급할 정도로 경계했다. 하지만 그런 걸 제외한 인간 대 인간으로선 (연애관계 포함해서) 크게 적대하거나 견제하지 않은걸 보면 굉장히 첨예하게 대립하고 뒤끝 넘치는 관계는 결코 아니었던 걸로 보인다. 실제로도 유스포프는 알렉세이와 자신 모두 방식만 다르지 조국 러시아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간주하는데, 이를 보면 알렉세이가 구체제를 부수려드는 혁명가이면서도 그 역시 조국을 위해 뛰고 변화를 갈망함을 인정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담으로 오르페우스의 창에 나오는 등장인물 인기투표를 하면 남주를 뛰어넘는다고 한다. 훤칠하고 잘생긴데다 차가워보이지만 정이 많고 신념있는 인물인 것이 인기의 비결인듯 하다.

[1] 12권에서 이런 일면이 잘 보여지는데, 잠시 주둔하던 곳에서 가까운 인근 마을에 병사들 몇 명이 가서 사람을 겁탈하고 살해하는 등, 군대규율을 여기고 민간인에게 큰 피해를 주자 유스포프는 그들을 갖다가 민간인들의 신뢰를 배신하고 규율도 어겼다면서 가차없이 그들을 '''교수형'''으로 처리하고, 시체는 마을 인근에 매달아서 마을 주민들의 민심을 달래는데 써버린다. 다른 군인들이 그 막장짓을 한 군인들도 일단 군인이니 총살형을 해달라고 빌어봤지만 칼같이 잘라버린다.[2] 이 부분에서 유스포프가 민간인 상대로 중범죄를 저지른 군인들을 총살형이 아닌 교수형으로 사형시킨 이유와 다른 군인들이 차라리 총살형으로 사형시켜달라고 애원한 이유가 따로 있는데, 총살형을 시켜주면 일단 군인으로써 인정하고 군인답게 죽이는 거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들을 군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란 식이 되기 때문이다. 즉, 군인으로써의 최소한의 자격과 명예보장도 때려치우고 나가리 처리를 한다는 것. 유스포프는 중범죄를 저지른 군인들의 군인 자격과 최소한의 명예보장을 모두 치워버리고 다른 군인들에게 본보기로 삼는 것과 더불어 분노한 민중들을 빨리 달래기 위해 교수형을 취한 것이다. 주둔지에서 시키지도 않은 범죄를 멋대로 저질러 기강을 흐트러뜨리고 민심을 적대적으로 돌리게 만든 놈들을 군인답게 죽여줘봤자 별 득도 없으니 유스포프의 대처가 옳은 셈이다. 실제 역사에서도 2차 세계대전의 종전 이후 나치 전범 군인들이 자신들을 총살형으로 처형시켜달라고 요구했지만, 나치의 전쟁범죄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연합국 측(특히 '''소련''')에선 '''"총살형은 무슨 얼어죽을, 교수형이나 받아라."'''스런 반응만 돌아왔고, 결국 나치 전범들은 처형 전에 자살한 사람을 제외한 전원이 교수형을 당했다.[3] 라스푸틴은 황가에 충언하는 유스포프를 경계해서 모함을 씌우기도 했다. 또 황가 소속인 그의 아내 아델까지 이용해 유스포프의 입지를 좁히는 짓도 했다.[4] 전처인 아델 공주는 이때 자진해서 미끼가 되어 라스푸틴의 암살에 일조했다. 두 사람은 비록 여러가지 부분에서 맞지 않아 불편한 부부관계였고, 니콜라이 2세의 압박으로 인해 이혼까지 하게 되었지만 이 때만큼은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실제로 아델이 먼저 바람을 피운 건 맞지만 내심 유스포프에 대한 애정은 깊었고, 이런 와중에 유스포프가 하도 목석같이 굴고 자기에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은 상황에 지쳐서 불륜을 저지른 거였다. 하지만 이들이 라스푸틴을 죽였으니 황가의 악몽이 끝날 거라고 생각한 것과는 별개로, 이미 그 전에 황가와 지배계층이 싸질러놓은 병크가 너무나도 많았던 러시아의 상황은 황가에게 더한 후속타인 러시아 혁명과 로마노프 왕가 체포, 황제 일가의 암살이 기다리고 있었다.[5] 그제서야 니콜라이 2세는 유스포프의 진언을 듣지않은 것을 후회하지만 이미 때는 늦어도 너무 늦었다.[6] 정작 이 캐릭터의 모델인 펠릭스 유스포프는 이후 혁명으로 조국을 떠나 남은 생을 외국을 전전하며 살았지만 천수를 누렸다.[7] 오스칼은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호위로 있을 적에도 민중의 비참한 실상을 접하고 사상적으로도 발전을 겪는 등, 프랑스 구체제에 완전히 회의감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위병대로 가기를 결정하기 전까진 구체제의 수호자 포지션으로 머무르려고 했다. 다만 끝까지 가망 없는 구체제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유스포프와 달리, 오스칼은 결국 구체제에 대한 회의감과 변화의 필요성을 더 크게 느껴서 위병대 > 혁명군 이런 식으로 신체제를 지지하며 구체제의 파괴자 포지션으로 갈아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