뢰드그뢰드 메드 플뢰데
1. 소개
덴마크의 디저트 중 하나로 어원은 "크림을 곁들인 붉은 죽"
죽이라고 해서 곡물로 만든 죽에 크림을 올린 것은 아니고 라즈베리로 만든 푸딩[1] 위에 크림을 올린 것이다. 덴마크에서 죽을 뜻하는 'grød'는 식사용 죽[2] 말고도 과일이나 단 것을 전분과 뭉근히 끓인 것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만드는 법은 꽤나 간단한 편인데 분쇄한 딸기와 라즈베리를 물과 전분, 설탕을 이용해 되직하게 쑤어 푸딩을 만든 다음, 그 위에 휘핑 크림이나 연유를 올리면 끝. 이때 쓰는 설탕은 단맛을 내기 보다는 라즈베리의 풍미를 깊게 만들기 위한 것이기에 과하게 넣지 않도록 주의해야하며 전분의 경우 취향껏 넣어도 상관없다. 보통 만드는 용량의 20분의 1 정도면 적당하다.
다만, 푸딩을 가열한 다음에 자연풍으로 식혀야 하고[3] 또 졸일 때 타지 않도록 조심해야하기 때문에 손은 많이 가는 편이다. 8인분 정도를 만든다고 할 때 조리하는 시간만 40분이고 푸딩을 만든 뒤 식히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3~4시간 정도 걸린다. 여러모로 가볍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는 아니다.
이 요리는 독일으로 전해져 Rote Grütze[4] 라는 디저트로 변했는데 이 요리의 경우에는 라즈베리 대신 구스베리와 여러 산도가 높은 과일들을 사용하고 있고 폴란드나 발트해 연안국가, 러시아 일부 지방에서는 '키셀'이라고 한다.
뢰드그뢰드, 즉 라즈베리 푸딩의 경우는 그 자체로 디저트로서 우유와 함께 먹기도 한다.
2. 잰말놀이
디저트 자체보다는 '''특이한 발음''' 때문에 유명해진 표현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덴마크어판 '간장공장공장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국제음성기호로는 /ˈʁœðˀˌɡ̊ʁœðˀ mɛ ˈfløːð̩/, 외래어 표기법으로는 "뢰드그뢰드 메드 플뢰데" 정도가 되지만 실제로는 구개수음과 성문폐쇄 현상 탓에 꽤 기묘한 소리로 들린다. 가장 가까운 발음은 '횔ㄷ그횔ㄷ 매 플뢰욀ㄷ' 정도.
이는 덴마크어 음운의 특징 때문이다. 구개수 전동음인 /ʁ/과 트림 소리 비슷한 'stød' 현상[5] (/ˀ/)이 합쳐져 전체적으로 목 뒤에서 세게 내뱉는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또한 덴마크어 어말의 'd'(/ð/)는 영어 'this'의 'th'보다는 마찰성이 적어 'ㄷ'보다는 'ㄹ'에 가까운 소리가 나는데, 이것도 해당 표현이 괴상하게 들리는 원인 중 하나이다.
3. 관련 문서
[1] 푸딩이라고 해도 우리가 생각하는 푸딩보다는 잼 형태에 가깝다.[2] 보통 오트밀죽으로 불리는 포리지[3] 냉장고에 넣으면 냉장고 안의 음식물 냄새가 배여 맛을 망치기 때문이다. 디저트 요리용 냉장고를 따로 두었다면 상관 없다.[4] 곁들인 과일에 따라 명칭이 달라질 수 있는데 구스베리나 키위류 같은 녹색 과일은 Grüne, 노란 구스베리나 골든키위, 파인애플, 바나나 등을 곁들이면 Gelbe, 블루베리나 블랙베리, 피자두, 포도 등을 곁들여 먹으면 Blaue Grütze라고도 한다[5] 해당 음절을 성문 파열음이 섞인 듯 중간에 음을 끊으면서 내거나 음절을 트림하면서(?!?!) 내는 소리이다. 다소 생소하겠지만 한국어에도 '''나타나며''', 겹받침 ㅄ이 어중에 받침으로 나타나면(가'''엾'''다), 음이
[ p̚ˀs ]
로 바뀐다. 마찬가지로 ㄳ도 어중에 받침으로 나오면(이 '''몫'''은) [ k̚ˀs ]
이 된다. 그런데 ㄹ계 겹받침은 ㄽ([ ɭˀs ]
)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에서 성문 파열음화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유는 종성 ㄹ이 설측 권설 접근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