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타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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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유채의 변종. 생김새는 순무와 비슷하지만 그보다 더 통통하고 누런 빛깔을 띄며 전분질이 더 많다. 순무보다 추운 기후를 더 잘 견디므로 '스웨덴 순무'라고도 불린다. 18세기에 순무와 양배추의 교잡으로 탄생한 종이다.
비타민과 마그네슘 등이 영양소로 함유되어있다고 하지만, 맛과 식감, 열량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악마의 음식으로 평가받는다.
2. 식량으로서
독일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 말기 독일제국 시절 과도해진 전시산업체제로 인해 식량난은 극에 달했고 1916년 겨울 드디어 감자의 생산고가 도저히 수요분을 충당하지 못하게 되자 이런 상황에 맞물린 독일군은 부족한 감자와 곡류식품의 대용으로 루타바가를 대량 보급받았다. 독일군은 이걸 찧어서 가루를 낸 뒤 반죽해 빵처럼 쪄 먹거나 생으로 씹어먹었다. 1916년부터 1918년까지 독일군은 자신들에게 찾아온 이 3번의 겨울을 '루타바가의 겨울'(Steckrübenwinter)로 불렀다. 이러한 상황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뒤에도 다시 한 번 재현되었고 이 때문인지 독일에서 루타바가는 인기 있는 채소가 아니다. 일본의 패전 이후 지원받던 맛대가리 없는 빵, 한국의 안남미나 통일벼를 거론하면 어르신들이 치를 떠는 것과 비슷한 듯.
사실 아침은 순무찜 점심은 순무빵 저녁은 순무죽, 어제는 순무 오늘은 순무 내일도 순무, 이렇게 1년을 순무만 먹는다면 보기만 해도 PTSD가 오는게 당연하다. 스테이크나 제육볶음 등 기본적으로 맛있다는 음식도 삼시세끼 1주쯤 먹다보면 구역질이 나는데 이쪽은 1년이다...
다만 전체 유럽권에서 아예 못 먹는 채소 취급받는건 아닌지, 스튜같은 요리에 감자 등과 함께 넣어서 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의 순무의 일종이라 취급되는 강화순무의 경우 사실 토종순무 + 루타바가 + 터닙[1] 의 3종교배로 인해 탄생한 놈이다. 100년 전 한국에 방문한 서양인들이 강화도에서 유럽 쪽의 루타바가와 터닙 등을 갖고와서 재배하다가 국산 순무와 교잡된 결과 아예 고착화된게 현재의 강화 순무라고 한다.[2] 그래서 강화 순무는 줄기와 잎 등은 터닙과도 좀 닮았고, 뿌리도 루타바가와 조금 닮았다고 한다.다만 교배과정에서 순종 순무가 섞인 탓인지 뿌리의 전반적인 모양이나 절단면에서 나오는 안쪽의 색감 등은 오히려 순무에 더 가깝다. (루타바가는 절단면이 노란색이나 강화순무는 절단면이 흰색.)
외국 사는 한국인들이 루타바가 갖다가 깍두기 등을 해먹어본 글이 드물게 올라오는데, 맛이 무에 비해 질깃하다고 한다.
[1] 루타바가와 비슷하게 생긴 뿌리 먹는 채소. 교배가 되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사이가 가까운 종이다.[2] 예전엔 농가에서 자체적으로 체종해서 심다보니 교잡종인 강화순무와 기존에 있던 흰 순무가 섞여서 자라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적색마니 백색마니 하는 식으로 품종고정이 한 번 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