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글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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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eglin / Lomion. 마에글린, 또는 로미온이라고 입력해도 이 문서로 들어올 수 있다.
실마릴리온의 등장인물. 에올아레델 부부의 외아들이다. 아버지 에올은 일찍이 난 엘모스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아레델을 보고 그녀의 아름다움을 탐낸 나머지 마법을 걸어 자신의 저택으로 유인했고, 아레델이 에올의 저택에 머물다가 에올과 결혼해 낳은 아들이 마이글린이다. 출생년도는 1시대 320년이다.
외모는 아레델을 닮아 놀도르 요정처럼 보였으나[1], 성격과 기질은 에올을 닮았다고 한다. 에올은 놀도르를 싫어하여 아레델이 퀘냐를 쓰는 것도 금지했기 때문에 그녀는 아들에게 퀘냐 이름을 몰래 붙여 주어야 했다.
마이글린의 퀘냐 이름은 '황혼의 아이' 라는 뜻의 로미온이었다. 한편 에올은 아들이 열두 살이 될 때까지 이름을 지어주지 않다가, 아들의 눈빛이 예리한 것을 보고 '예리한 눈길' 이라는 뜻의 마이글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자라면서 아버지보다는 어머니를 더 사랑했고, 어머니가 들려주는 놀도르 왕가 친척들의 이야기를 매우 좋아했다. 특히 아레델이 살던 곤돌린의 왕인 투르곤에게 딸만 있고 후계자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한다. 그리고 어머니와 자신을 구속하다시피 하는 아버지는 점차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에올이 난쟁이들을 만나기 위해 출타한 동안 어머니를 설득하여 함께 말을 타고 집을 탈출해 곤돌린으로 향한다. 이 때 어머니의 사촌이자 친구였던 켈레고름-쿠루핀 형제를 방문한다고 말해두었다. 그러나 예정보다 일찍 집에서 돌아온 에올은 그들이 사라진 것을 알아채고 역시 말을 타고 추격하기 시작했다.
에올은 우선 켈레고름과 쿠루핀의 영지로 향했는데, 쿠루핀에게서 아레델은 여기 없다는 말을 듣고 곧장 곤돌린을 향해 말머리를 돌렸다. 그리고 모자가 곤돌린의 숨겨진 입구로 들어가기 전에 요정의 뛰어난 시력으로 곤돌린의 숨겨진 입구를 발견하는 데 성공하여 에올 또한 곤돌린으로 들어갔다.[2]
곤돌린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에올은 체포당했고, 에올은 자신이 아레델의 남편이라고 주장했다. 아레델이 그것을 확인해 주자 왕 투르곤은 곤돌린은 한 번 들어오면 나가지 못하는 곳이니 에올에게 곤돌린에 거주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놀도르를 싫어했고 곤돌린에 한 번 머물면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점이 불만이었던 에올은 투르곤의 정중한 제안을 거부하면서 아내는 곤돌린에 남을지언정 아들은 자신의 소유이니 빼앗길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투르곤 역시 "여기서 살거나 아니면 죽으라" 는 극단적인 선택지를 내놓는데, 에올은 자기 아들을 뺏기느니 죽이겠다며 숨겨둔 창을 꺼내 마이글린에게 던진다. 그러나 아레델이 몸을 날려 아들 대신 창을 맞는다.
헌데 아레델은 큰 상처는 입지 않았지만, 창에 독이 발라져 있었던 탓에 그날 밤에 상처가 악화되어 죽고 말았다. 상처가 가벼워 창에 독이 발라져 있던 것을 모르고 지나쳐 제 때 처치하지 못한 것. 에올은 왕의 여동생이자 자신의 아내를 죽인 죄로 사형선고를 받아 성벽에 내던져져 죽게 되는데, 마이글린을 향해 "너도 나와 똑같은 죽음을 맞이할 것" 이라고 저주했다.
에올의 죽음 이후 마이글린은 왕의 생질로 곤돌린에 살았다. 곤돌린 12가문 중 하나인 두더지 가문의 수장이었으며 여러 모로 능력이 뛰어난 인물로 묘사되는데, 특히 언변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어 투르곤의 총애를 받았다고 한다. 또한 하프 가문의 수장인 살간트도 마이글린에게 충성했다.
그러나 마이글린은 곤돌린에 온 첫날부터 투르곤의 딸이자 그에게는 사촌누나가 되는 이드릴에게 반했는데, 이것이 불행의 씨앗이 되었다. 이드릴은 마이글린의 내면에 있는 어둠을 경계하여 마이글린을 전혀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설령 이드릴과 서로 사랑하더라도 사촌간의 근친혼이 되고, 사촌간의 근친혼은 요정 사회에서 금지된 것은 아니었지만 사촌 간의 결혼은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전례가 없었고, 그런 생각을 품은 자도 없었다. 이것은 마이글린의 마음 속 어둠이 더욱 자라는 계기가 되었다.
이드릴은 이후 울모의 계시를 받아 곤돌린에 온 인간 용사 투오르와 결혼하였다. 곤돌린의 많은 주민들이 이 결혼을 축복했으나 마이글린과 그의 추종자들은 당연히 기뻐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이글린은 이후 왕에게 조언을 할 때마다 투오르와 계속 정반대 의견을 내놓으면서 대립했다.[3]
결국 이드릴에 대한 집착과 투오르에 대한 미움으로 마이글린은 곤돌린 함락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배신자가 되고 만다. 일단 투르곤이 마이글린의 말을 신뢰한 나머지 서녘으로 떠나라는 울모의 명령을 거부하게 됐고, 결정적으로 마이글린은 왕명을 어기고 왕국을 둘러싼 산맥을 넘어서까지 채굴을 다니다가 오르크들에게 붙잡혀서 풀려나기 위해 모르고스에게 비밀도시인 곤돌린의 '''자세한 위치와 함락 방법을 불어버렸다.''' 물론 살기 위한 배신이라는 측면도 있었지만, 모르고스에게 '''곤돌린의 통치권과 이드릴의 소유권'''을 약속받은 계획적인 배신이기도 했다.
그러나 마이글린은 배신의 댓가를 받지 못하였는데, 곤돌린이 함락될 때 이드릴과 그녀의 아들 에아렌딜을 인질로 잡았다가 투오르의 손에 죽게 된다. 이때 투오르와의 몸싸움 끝에 아버지 에올과 마찬가지로 성벽에 내던져져 죽음을 맞았다. 에올이 죽기 전에 내린 저주가 그대로 실현된 셈이다.

[1] 다만 놀도르 요정들 대부분이 회색 눈이 많은 것에 반해 마이글린은 검은색 눈동자를 가졌다고 나온다.[2] 에올은 굉장히 은둔하며 사는 성격이었으며, 난쟁이들과의 교류를 빼면 자신의 숲에서 나가는 일도 없었다. 그런 에올이 모자를 추격해 그렇게 싫어하던 놀도르들에게 향한 것은 그의 아레델과 마이글린에 대한 집착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준다.[3] 문제는 이런 정반대 의견 중 하나가 투오르가 가지고 온 '''울모의 경고를 무시하자는 것'''이다. 사실상 투오르에 대한 질투심 탓에 신에 해당하는 인물의 조언을 무시하고 곤돌린 백성들을 멸망으로 몰고 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