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드릴
'''Idril / Itarillë'''
실마릴리온의 등장인물. 놀도르 왕족 투르곤과 그의 아내인 바냐르 엘프 엘렌웨 사이에서 태어난 무남독녀로 별칭은 '은빛 발'이라는 뜻의 켈레브린달. 이드릴은 그녀의 퀘냐식 이름인 이타릴레를 신다린식으로 바꾼 이름이다.
그녀는 바냐르인 어머니에게서 금발을 물려받은 아름다운 놀도르의 왕녀로 묘사된다. 투르곤이 놀도르 5대 대왕으로 즉위한 이후에는 아만에 남은 놀도르의 대왕인 피나르핀의 딸로 그녀에게는 오촌 고모가 되는 갈라드리엘을 제외하면 당대에 가장 고귀한 신분의 요정 여성이었다.
나무의 시대 1469년에 티리온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탄생 시기는 나무의 시대 말년 멜코르(모르고스)의 구금이 끝난 후이기에 그렇게 평화로운 시기는 아니었지만 핀웨 왕가에 워낙 딸이 귀한데다 핑골핀이 생전에 본 유일한 손녀였으니 티리온에서 금지옥엽으로 자라며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을 듯. 그러나 증조할아버지 핀웨가 모르고스에 의해 살해당하자 이에 분개한 큰할아버지 페아노르가 발라들의 뜻까지 거스르며 놀도르의 가운데땅으로의 망명을 추진하는 바람에 부모와 함께 망명에 동참하게 된다.
당시 페아노르의 아들들(페아노리안)으로 대표되는 핀웨 왕가의 3세대는 망명에 동참하며 대부분 아내와 헤어졌는데 이례적으로 그녀의 어머니인 엘렌웨는 남편 투르곤을 따라 이주에 동참했다. 이는 엘렌웨가 발라들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바냐르인 걸 감안해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갈라드리엘처럼 가운데땅에 가서 무언가를 해 보고 싶다는 포부가 있어서가 아니라 남편, 딸에 대한 사랑과 걱정 때문에 동참했다고 해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페아노르가 로스가르에서 선박을 다 불태워서 자신을 따르지 않는 망명 놀도르 무리를 낙오시키는 바람에 핑골핀을 따르는 무리와 피나르핀의 자식들을 따르던 무리는 가운데땅으로 들어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빙극의 헬카락세를 횡단해야 했다. 놀도르 역사에 기록될 정도로 험난한 이 횡단 중에 수많은 망명 놀도르가 사망했고 엘렌웨도 저 사망자 중 하나였다. 상위문서에 따르면 엘렌웨가 갈라진 크레바스 틈으로 떨어져 사망했으며 그녀의 죽음은 놀도르 왕가는 물론 헬카락세 횡단을 해야 했던 모든 망명 놀도르의 큰 비극으로 남았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일설에 의하면 엘렌웨가 크레바스에 빠졌을 때 이드릴도 함께 빠졌는데 투르곤이 이드릴만 구해낼 수 있었다고도 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드릴로서는 홀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도 상당했을 듯. 그러나 저 설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요정 기준으로는 상당히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은 셈인데다 요정는 유달리 가족애가 돈독한 종족이니 구체적인 언급은 없어도 어머니의 사망은 이드릴에게 몹시 괴로운 기억으로 남았을 것이 분명하다.
역시 여담이지만 투르곤은 엘렌웨를 잃고 헬카락세 횡단을 하게끔 만든 페아노르 일가를 심하게 원망했다고 한다. 형인 핑곤이 페아노르의 장남이자 사촌인 마에드로스를 위해 여러 가지로 헌신한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인 셈. 심지어 누이인 아레델이 친하게 지냈던 켈레고름, 쿠루핀을 만나러 가겠다고 하는 것조차 한사코 말렸다.
이드릴은 다른 가족과 함께 가운데땅에 도착하고 아버지 투르곤을 따라 비냐마르에 정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투르곤이 곤돌린을 건립한 뒤에는 아버지, 고모(아레델)와 함께 곤돌린으로 들어간다. 그 후 곤돌린에서 비교적 평화로운 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200년쯤 후에 아레델이 갑갑하다며 어렵사리 외출 허락을 받아 곤돌린을 나갔다가 한참 뒤에 아들 마이글린을 낳아 함께 돌아오는 사건이 생겼다. 그러나 고모와 재회하고 처음으로 고종사촌동생을 만난 기쁨도 잠시뿐이었다. 아레델을 따라 곤돌린으로 들어온 아레델의 남편 에올이 아레델을 살해하여 사형 선고를 받는 바람에 이드릴은 고모와 고모부가 연달아 죽는 걸 보아야 했다. 끝내 에올의 사형을 집행해버린 투르곤과 저기에 동조한 곤돌린의 요정들 때문에 이드릴은 자기 종족에 대해 깊은 회의감을 느꼈다고 한다. 저기에 더해 고종사촌동생인 마이글린이 그동안 아레델에게 얘기만 듣던 이드릴을 보고 첫눈에 반해 남몰래 금지된 사랑을 하기 시작했는데 이드릴은 그에게서 어둠을 느끼고 피했다.
그 후 울모의 계시를 가지고 곤돌린에 온 에다인(인간) 투오르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니르나에스 아르노에디아드 때 투오르의 아버지 후오르 덕분에 목숨을 건진 바 있었고 투오르가 울모의 명을 받들어 곤돌린에 왔기에 투오르를 무조건적으로 신뢰했던 투르곤은 두 사람의 사랑을 반대하지 않았고 곤돌린의 백성들도 이들의 사랑을 축복했다.
그래서 이드릴은 사촌 마이글린과 그를 추종하는 무리들을 제외한 모든 곤돌린의 백성들에게 축복을 받으며 투오르와 원만히 결혼할 수 있었다. 이것이 에다인과 엘다르의 두번째 혼인이다. 그리고 그 이듬해 여름에 외아들 에아렌딜을 축복 속에 낳았다. 하지만 마이글린은 여전히 이드릴을 갈망했고 이드릴은 불안함을 느껴 마이글린 모르게 믿을만한 백성들을 시켜 비밀 통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1] 불행히도 이드릴의 불안함은 에아렌딜이 태어나고 7년 후에 적중했다. 마이글린의 배신으로 곤돌린의 위치를 알아낸 모르고스가 대군을 보내 곤돌린을 침략했기 때문. 이 때 이드릴은 에아렌딜과 함께 마이글린에게 붙잡혔으나 투오르가 와서 마이글린을 무찌르고 처자식을 구출했다. 그러나 곤돌린 함락 당시에 투르곤은 무너지는 탑에 깔려 전사했고, 이드릴은 남편 투오르와 아들 에아렌딜, 그리고 곤돌린의 살아남은 모든 백성들과 함께 비밀 통로로 탈출하여 시리온 강을 따라 남하한 끝에 시리온 강 하구에 다다른다.
시리온 강 하구에서 몇 년 전에 페아노리안이 저지른 제2차 동족살상 때문에 멸망한 도리아스에서 탈출한 신다르 유민들과 합류하여 투오르와 함께 이들을 통치하며 몇십 년을 살았다. 이때 그녀의 아들 에아렌딜은 도리아스의 왕녀인 엘윙과 만나 결혼했고 쌍둥이 아들 엘론드와 엘로스를 낳았다. 그러나 유한한 생명을 지닌 에다인 투오르는 점차 자신이 늙어감을 느꼈고 바다에 대한 갈망이 강해지게 된다. 그 후 에아르라메(바다의 날개) 라는 배를 건조하고 이드릴은 이때 투오르와 함께 항해를 떠난다. 이 이후의 둘의 운명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으나 그녀의 남편 투오르는 에다인 중 유일하게 요정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그의 운명은 그가 사랑하던 놀도르와 하나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아마도 언젠가는 발리노르에 부부가 함께 도달하여 부모, 아들, 며느리를 만나는 해피엔딩을 맞았을 듯.
1. 소개
실마릴리온의 등장인물. 놀도르 왕족 투르곤과 그의 아내인 바냐르 엘프 엘렌웨 사이에서 태어난 무남독녀로 별칭은 '은빛 발'이라는 뜻의 켈레브린달. 이드릴은 그녀의 퀘냐식 이름인 이타릴레를 신다린식으로 바꾼 이름이다.
그녀는 바냐르인 어머니에게서 금발을 물려받은 아름다운 놀도르의 왕녀로 묘사된다. 투르곤이 놀도르 5대 대왕으로 즉위한 이후에는 아만에 남은 놀도르의 대왕인 피나르핀의 딸로 그녀에게는 오촌 고모가 되는 갈라드리엘을 제외하면 당대에 가장 고귀한 신분의 요정 여성이었다.
2. 상세 행적
2.1. 두 나무의 시대
나무의 시대 1469년에 티리온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탄생 시기는 나무의 시대 말년 멜코르(모르고스)의 구금이 끝난 후이기에 그렇게 평화로운 시기는 아니었지만 핀웨 왕가에 워낙 딸이 귀한데다 핑골핀이 생전에 본 유일한 손녀였으니 티리온에서 금지옥엽으로 자라며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을 듯. 그러나 증조할아버지 핀웨가 모르고스에 의해 살해당하자 이에 분개한 큰할아버지 페아노르가 발라들의 뜻까지 거스르며 놀도르의 가운데땅으로의 망명을 추진하는 바람에 부모와 함께 망명에 동참하게 된다.
당시 페아노르의 아들들(페아노리안)으로 대표되는 핀웨 왕가의 3세대는 망명에 동참하며 대부분 아내와 헤어졌는데 이례적으로 그녀의 어머니인 엘렌웨는 남편 투르곤을 따라 이주에 동참했다. 이는 엘렌웨가 발라들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바냐르인 걸 감안해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갈라드리엘처럼 가운데땅에 가서 무언가를 해 보고 싶다는 포부가 있어서가 아니라 남편, 딸에 대한 사랑과 걱정 때문에 동참했다고 해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페아노르가 로스가르에서 선박을 다 불태워서 자신을 따르지 않는 망명 놀도르 무리를 낙오시키는 바람에 핑골핀을 따르는 무리와 피나르핀의 자식들을 따르던 무리는 가운데땅으로 들어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빙극의 헬카락세를 횡단해야 했다. 놀도르 역사에 기록될 정도로 험난한 이 횡단 중에 수많은 망명 놀도르가 사망했고 엘렌웨도 저 사망자 중 하나였다. 상위문서에 따르면 엘렌웨가 갈라진 크레바스 틈으로 떨어져 사망했으며 그녀의 죽음은 놀도르 왕가는 물론 헬카락세 횡단을 해야 했던 모든 망명 놀도르의 큰 비극으로 남았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일설에 의하면 엘렌웨가 크레바스에 빠졌을 때 이드릴도 함께 빠졌는데 투르곤이 이드릴만 구해낼 수 있었다고도 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드릴로서는 홀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도 상당했을 듯. 그러나 저 설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요정 기준으로는 상당히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은 셈인데다 요정는 유달리 가족애가 돈독한 종족이니 구체적인 언급은 없어도 어머니의 사망은 이드릴에게 몹시 괴로운 기억으로 남았을 것이 분명하다.
역시 여담이지만 투르곤은 엘렌웨를 잃고 헬카락세 횡단을 하게끔 만든 페아노르 일가를 심하게 원망했다고 한다. 형인 핑곤이 페아노르의 장남이자 사촌인 마에드로스를 위해 여러 가지로 헌신한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인 셈. 심지어 누이인 아레델이 친하게 지냈던 켈레고름, 쿠루핀을 만나러 가겠다고 하는 것조차 한사코 말렸다.
2.2. 태양의 1시대
2.2.1. 가운데땅 도착
이드릴은 다른 가족과 함께 가운데땅에 도착하고 아버지 투르곤을 따라 비냐마르에 정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투르곤이 곤돌린을 건립한 뒤에는 아버지, 고모(아레델)와 함께 곤돌린으로 들어간다. 그 후 곤돌린에서 비교적 평화로운 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200년쯤 후에 아레델이 갑갑하다며 어렵사리 외출 허락을 받아 곤돌린을 나갔다가 한참 뒤에 아들 마이글린을 낳아 함께 돌아오는 사건이 생겼다. 그러나 고모와 재회하고 처음으로 고종사촌동생을 만난 기쁨도 잠시뿐이었다. 아레델을 따라 곤돌린으로 들어온 아레델의 남편 에올이 아레델을 살해하여 사형 선고를 받는 바람에 이드릴은 고모와 고모부가 연달아 죽는 걸 보아야 했다. 끝내 에올의 사형을 집행해버린 투르곤과 저기에 동조한 곤돌린의 요정들 때문에 이드릴은 자기 종족에 대해 깊은 회의감을 느꼈다고 한다. 저기에 더해 고종사촌동생인 마이글린이 그동안 아레델에게 얘기만 듣던 이드릴을 보고 첫눈에 반해 남몰래 금지된 사랑을 하기 시작했는데 이드릴은 그에게서 어둠을 느끼고 피했다.
2.2.2. 투오르와의 만남과 곤돌린의 함락
그 후 울모의 계시를 가지고 곤돌린에 온 에다인(인간) 투오르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니르나에스 아르노에디아드 때 투오르의 아버지 후오르 덕분에 목숨을 건진 바 있었고 투오르가 울모의 명을 받들어 곤돌린에 왔기에 투오르를 무조건적으로 신뢰했던 투르곤은 두 사람의 사랑을 반대하지 않았고 곤돌린의 백성들도 이들의 사랑을 축복했다.
그래서 이드릴은 사촌 마이글린과 그를 추종하는 무리들을 제외한 모든 곤돌린의 백성들에게 축복을 받으며 투오르와 원만히 결혼할 수 있었다. 이것이 에다인과 엘다르의 두번째 혼인이다. 그리고 그 이듬해 여름에 외아들 에아렌딜을 축복 속에 낳았다. 하지만 마이글린은 여전히 이드릴을 갈망했고 이드릴은 불안함을 느껴 마이글린 모르게 믿을만한 백성들을 시켜 비밀 통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1] 불행히도 이드릴의 불안함은 에아렌딜이 태어나고 7년 후에 적중했다. 마이글린의 배신으로 곤돌린의 위치를 알아낸 모르고스가 대군을 보내 곤돌린을 침략했기 때문. 이 때 이드릴은 에아렌딜과 함께 마이글린에게 붙잡혔으나 투오르가 와서 마이글린을 무찌르고 처자식을 구출했다. 그러나 곤돌린 함락 당시에 투르곤은 무너지는 탑에 깔려 전사했고, 이드릴은 남편 투오르와 아들 에아렌딜, 그리고 곤돌린의 살아남은 모든 백성들과 함께 비밀 통로로 탈출하여 시리온 강을 따라 남하한 끝에 시리온 강 하구에 다다른다.
2.2.3. 서녘으로의 항해
시리온 강 하구에서 몇 년 전에 페아노리안이 저지른 제2차 동족살상 때문에 멸망한 도리아스에서 탈출한 신다르 유민들과 합류하여 투오르와 함께 이들을 통치하며 몇십 년을 살았다. 이때 그녀의 아들 에아렌딜은 도리아스의 왕녀인 엘윙과 만나 결혼했고 쌍둥이 아들 엘론드와 엘로스를 낳았다. 그러나 유한한 생명을 지닌 에다인 투오르는 점차 자신이 늙어감을 느꼈고 바다에 대한 갈망이 강해지게 된다. 그 후 에아르라메(바다의 날개) 라는 배를 건조하고 이드릴은 이때 투오르와 함께 항해를 떠난다. 이 이후의 둘의 운명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으나 그녀의 남편 투오르는 에다인 중 유일하게 요정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그의 운명은 그가 사랑하던 놀도르와 하나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아마도 언젠가는 발리노르에 부부가 함께 도달하여 부모, 아들, 며느리를 만나는 해피엔딩을 맞았을 듯.
[1] 이렇게해서 울모가 투오르를 통해 보낸 경고는 투르곤에 의해 무시되었지만, 이드릴이 대신 받아들이고 대비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