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위의 욕망

 



SBS에서 1992년 10월부터 1993년 4월까지 방송된 주말 드라마.
극본: 정하연, 연출: 이장수 → 이종수, 출연: 이덕화, 황신혜, 이응경, 박상원, 신애라 등.
방영 당시 시청률이 좋았지만 엄청나게 시끄러웠던 드라마이며, 결국 이장수 PD가 방송위원회로부터 '3개월 연출 정지'라는 초유의 제재를 받고 8회만에 연출자가 이종수 PD로 교체되었다. 이유는 초반의 미국 로케 촬영분에서 주인공 이덕화-황신혜가 제목처럼 모래 위에서 키스하고 애무하는 장면을 장시간 보여주면서 선정성 논란에 휘말렸고, 마약 거래 및 총기 사용 장면 등을 거침 없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정하연 작가도 경고를 받았고, 시청자에 대한 사과방송까지 했다.)
하지만 애초 의도대로 드라마는 계속 진행되었다. 마치 미국 드라마 "에덴으로 돌아오다" 혹은 2009년 방송된 아내의 유혹과 비슷한 내용이다.
가진 것 없는 이덕화는 일확천금을 꿈꾸며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대에서 마약상들과 거래를 하며 황신혜(한국 출신으로 미국에 입양됨)와 사실혼 상태로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만난 한국의 거물급 정치인(김무생)의 딸인 이응경을 사랑하게 되면서 황신혜와 헤어지려 했고, 울며 매달리는 황신혜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본의 아니게 벼랑으로 떨어뜨리게 된다. 이덕화는 황신혜가 죽었다고 믿고 이응경과 결혼해서 한국에서 나름 잘 나가는 사업체를 꾸리며 지내게 된다.
하지만 황신혜는 죽지 않았고 한 의사의 도움을 받아 구출된다. 성형수술을 받아 외모를 회복하고 이덕화와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도 낳고 의사가 남겨준 유산을 물려받은 후, 국제적인 로비스트로 변신 후 한국으로 컴백해 이덕화에게 복수를 꿈꾼다. 그러나 복수심 한쪽에는 이덕화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는 상태.
황신혜는 복수 차원에서 이덕화의 처남이자 김무생의 정치적 후계자(즉 이응경의 오빠)인 임정하에게 접근해서 이덕화의 입장을 곤란하게 한다. 임정하는 정략결혼으로 애정 없는결혼생활을 하던중 황신혜에게 반한다. 그래서 식구들의 반대를 무릅써가며 황신혜와 결혼하려고 이혼하지만, 아버지의 정치자금 문제에 휘말려 감옥에 갇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황신혜의 아이가 죽는다. 아이를 임신했을 때 황신혜가 벼랑에서 떨어지며 아이의 뇌에 문제가 생겼는데, 그 증상이 뒤늦게 나타났고 손을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가 죽은후 황신혜는 복수를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가고, 자신의 과거가 처가식구들에게 밝혀지자 이덕화도 이응경과 헤어진다. 야망의 대가를 아주 톡톡히 치룬 셈.
한편 이덕화와 미국에서 함께 일하며 친하게 지냈던 박상원은 어떤 정치인과 요정 기생이었던 박원숙 사이에 태어난 사생아다. 박상원도 한국으로 돌아왔다가 김무생의 둘째딸이자 이응경의 여동생인 신애라와 사랑에 빠진다. 나중에 박상원의 아버지가 김무생일지도 모른다는 분위기가 깔리면서 근친 분위기까지 가지만(...), 김무생은 박상원이 '그 분'의 자식이라는 말만 한다. 그 분이란 사람은 김무생의 회상 속에서 의자에 앉은 뒷모습으로만 묘사되어 본 얼굴은 절대 안 보여주는데, 극중 시점으로 거물인 김무생이 무릎을 꿇고 대할 정도로 높은 사람이다. [1] 자신의 아버지를 알려고 애쓰던 박상원은 고위층의 압력으로 자신은 물론이고 어머니까지 위험해지자, 결국에는 신애라와 헤어지고 어머니와 미국으로 떠난다.
스토리를 보면 알 수 있듯 자극적이고 어찌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전개이기도 해서 당시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정하연 작가는 화끈하게 드라마를 쓰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내용에 비해 분위기는 차분한 편이었다. 그래도 섹스, 마약, 폭력, 불륜, 살인, 꼬이고 꼬인 관계 등 소재가 보통이 아니라서 요즘 방영되었다면 막장 드라마라고 욕 먹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정하연의 이런 스타일은 유동근, 박지영이 나온 KBS 욕망의 바다로 이어졌고 2010년 10월부터 2011년 3월까지 방영된 MBC 주말특별기획 욕망의 불꽃(어찌 전부 다 욕망이 들어간다... )도 비슷한 느낌이다.
방영 당시 OST가 굉장히 인기가 많았는데 김명상의 거기 지금 누구인가이은미의 "기억 속으로"가 삽입되었다.[2]

1. 제작진


  • 극본 : 정하연
  • 연출 : 이장수, 이종수

2. 출연진


[1] 박상원의 어머니 박원숙이 고급요정의 일류 기생인 것도 그렇고, 젊은 시절에 높은 사람의 사주로 총에 맞아 죽을 뻔한 것도 그렇고, 박상원의 아버지 후보(?)가 거물 정치인들이라는 것도 그렇고, 1970년대 정치+섹스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의문사한 정인숙과 그 아들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보임.[2] 이은미 정규 1집에 '기억 속으로'라는 제목으로 수록되다가 OST 음반에 "낯선 기억 속으로"하는 제목으로 수정하여 수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