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연
1. 개요
대한민국의 극작가 겸 방송작가.
가정 통속극과 사극이 주전공. 방송 데뷔에 앞서 희곡으로 신춘문예에 등단한 경력이 있으며[2][3] , 이 때문인지 사극에서는 연극적인 대사 경향이 자주 보인다. 매우 다작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70~80년대에는 영화 시나리오도 상당수 작업했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대하사극의 리즈 시절에는 보기 드문 여성적 시선으로 독자노선을 밟았고 지금은 거의 유일한 현역 남성 원로 사극 작가. 인간의 욕망과 질주와 파멸을 다루는데 있어서는 국내에 따라갈 드라마 작가가 없는 거장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좋을 정도.
2. 주요 작품 및 경력
2.1. 라디오 드라마
《오렌지 향기 바람에 날리고》
《차디찬 꽃잎의 입맞춤》
《비탈에 선 연인들》
《내 몸에 악마가 있다》[4]
《나는 77번 아가씨》
2.2. TV 드라마
주요 작품으로 꼽히는 것은 '''볼드 처리'''함.
《전설의 고향 - 웃지 않는 세 정승》 (KBS, 1977)
《겨울바다 갈매기들》 (KBS, 1978)
《귀향》 (KBS, 1978)
《문예극장 - 날개》 (각색) (KBS, 1979)
《물무늬》 (KBS, 1979)
《TV 문학관 - 을화》 (각색) (KBS, 1980)
《민들레》 (KBS, 1981)
《축제의 노래》 (KBS, 1981)
《TV 문학관 - 횃불》 (각색) (KBS, 1981)
《형사 - 환각폭탄》 (KBS, 1981)
《TV 문학관 - 마》 (각색) (KBS, 1982)
《내일은 태양》 (KBS, 1982)
'''《아내》 (KBS, 1982)'''[5]
《TV 문학관 - 금시조》 (각색) (KBS, 1983)
《TV 문학관 - 묵시》 (각색) (KBS, 1983)
'''《산유화》 (KBS, 1983)'''
《TV 문학관 - 타인의 얼굴》 (KBS, 1984)
《백조부인》 (KBS, 1984)
《드라마게임 - 아버지》 (KBS, 1984)
《드라마게임 - 모계가족》 (KBS, 1984)
《드라마게임 - 가족》 (KBS, 1984)
《두 아버지》 (KBS, 1984)
《드라마게임 - 새엄마》 (KBS, 1984)
《가족》 (KBS, 1984)
《초원에 뜨는 별》 (KBS, 1985)
《달맞이꽃》 (KBS, 1986)
《이화에 월백하고》 (KBS, 1986)
《베스트셀러 극장 - 세월의 너울》 (MBC, 1987)
《야호》 (MBC, 1987)
《베스트셀러 극장 -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MBC, 1987)
《산하》 (MBC, 1987)
《베스트셀러 극장 - 원색의 거리》 (MBC, 1987)
《사랑의 종말》 (MBC, 1990)
'''《춤추는 가얏고》 (MBC, 1990)'''[6]
《3일의 약속》 (KBS, 1991)
《고독의 문》 (SBS, 1991)
《드라마게임 - 보통 아버지》 (KBS, 1992)
《모래 위의 욕망》 (SBS, 1992)
《성냥갑 속의 여자》 (SBS, 1994)
《역사 앞에서》 (KBS, 1994)
《홀로 된다는 것》 (SBS, 1995)
'''《장녹수》 (KBS, 1995)'''
《여울》 (KBS, 1995)
'''《조광조》 (KBS, 1996)'''
'''《욕망의 바다》 (KBS, 1997)'''
'''《왕과 비》 (KBS, 1998)'''
'''《명성황후》 (KBS, 2001)'''
'''《아내》 (KBS, 2003)'''[7]
'''《명동백작》 (EBS, 2004)'''[8]
'''《지금도 마로니에는》 (EBS, 2005)'''[9]
'''《신돈》 (MBC, 2005)'''
《상하이 브라더스》 (DRAMAX, 2008)
'''《달콤한 인생》 (MBC, 2008)'''
'''《욕망의 불꽃》 (MBC, 2010)'''
《인수대비》 (JTBC, 2011)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 (JTBC, 2013)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MBC, 2018)
2.3. 영화 시나리오
《애인교실》 (윤색) (1971)
《어느 사랑의 이야기》 (1971)
《아들 딸 찾아 천리길》 (각색) (1972)
《서울의 연인》 (각색) (1974)
《그건 너》 (1974)
《타인의 숨결》 (1975)
《안나의 유서》 (1975)
《목마와 숙녀》 (1976)
《진짜 진짜 미안해》 (원작) (1976)
《영광의 9회말》 (1977)
《사랑이 깊어질 때 - 나는 77번 아가씨》 (원작) (1979)
《어느 여대생의 고백》 (각본) (1979)
《만추》 (각색) (1981)
《열애》 (원작) (1982)
《아내》 (원작) (1983)
《요화 어을우동》 (윤색) (1987)
2.4. 소설
《MBC 라디오 드라마 - 오렌지 향기 바람에 날리고》(1979)
《MBC 라디오 드라마 - 차디찬 꽃잎의 입맞춤》 (1979)
《MBC 라디오 드라마 - 비탈에 선 연인들》 (1979)
《탱고가 흐르는 강》 (1979)
《MBC 라디오 드라마 - 내 몸에 악마가 있다》 (1980)
《원색의 거리》 (1980)
《열애》 (1982)
《아내》 (1982)
《맨하탄의 노랑둥이》 (1989)
《모래 위의 욕망》 (1993)
《황토마루》 (1994)
《포틴케이》 (1995)
《컴퓨터 게임을 하는 달라이 라마》 (1995)
《욕망의 바다》 (1997)
《달콤한 인생》 (2008)
2.5. 수상경력
1973년 동아연극상 희곡상
1973년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1999년 KBS 연기대상 작가상
2000년 제12회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작가상
3. 작품세계
3.1. 개요
현역 드라마작가들 중 '''하마르티아로 인해 파멸해가는 영웅과 그의 파토스'''로 압축할 수 있는 고전비극적 색채를 가장 잘 다루는 작가라 할 만 하다. 정하연의 사극에는 비극적 결함을 지닌 인물들이 꼭 하나씩은 등장하는데, 이들이 파멸하면서 자아내는 파토스와 광기의 묘사가 일품이다. 원래 80년대까지만 해도 가정 중심의 통속극이 주전공이었는데, <아내>(2003, KBS)나 <달콤한 인생>(MBC, 2008) <욕망의 불꽃>(MBC, 2010) 등에서는 이런 점이 자주 드러난다. 등장하는 개별 인물의 입장과 처지, 심리와 정당성이 꼼꼼하게 묘사된다는 것도 특징이다.
지문을 꼼꼼하게 쓰지 않는다는 점이 대본상의 특징. 한 번은 지문을 "캬악 웃는다" 라고 썼는데, 기자가 '어떻게 이런 식으로 지문을 쓸 생각을 했느냐?'는 식으로 묻자 "그렇게 써 놓으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웃겠지"라고 쏘쿨한 반응을 보였다.
3.2. 사극
<장녹수> 이후로 여러 차례 사극 작품을 집필하며 이제는 자신만의 사극 세계를 완성한 느낌이다. 그런데 이 자신만의 사극 세계란 것이 역사 애호가들이 갈망하는 '고증에 철저한' 세계도 아니고 요새 잘나가는 완전한 퓨전의 세계도 아니고 오히려 80년대 이후 연극판에서 역사적 인물을 다루며 이뤄낸 성취와 궤를 같이하는 통에 비평적으로 전혀 적절한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함정.
사극에서 연극적이거나 문어체에 가까운 대사를 자유자재로 구사해 높은 수준의 문학성을 보여준다. 인물의 심리묘사가 매우 탁월한데, 연극의 독백을 연상하게 하는 길고 유려한 대사가 일품. <장녹수>, <조광조>, <왕과 비>, <명성황후>, <신돈>, <인수대비>, <꽃들의 전쟁> 모두 이와 같은 특성을 반드시 보유하고 있다.
나는 수없이 물었다. 내가 아버님 세종대왕만한 임금인가? 아버님만은 못해도 할아버님 태종대왕만은 한가? 나는 따를 수가 없었다. 나는 무능하고 병약하고 인정을 끊지 못하는 허약한 임금이다. 나는 다시 물었다. 나는 내 아우만한가. 수양은 고사하고 안평보다는 뛰어난가. 나는 내가 내 아우보다 못한 것을 잘 안다. 나두 알고 내 아버님께서도 아시는 일이다.
그러기에 부왕께서는 나를 왕위(王位)에 세우는 것을 무척이나 망설이셨다. 나는 그것이 두려워 죽기로 아버님께 효성을 바쳤다. 밤새워 부왕의 병을 간호하고 심지어 부왕의 온몸에 창욕이 번창하면 내 몸이 종기가 없음을 한탄하였다. 그것이 나니라. 내 몸에 종기가 나자 뛸 듯이 기뻐했던 나니라.
나는 오래 살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나는 내 아들만을 생각하는 못난 임금이다.
-<왕과 비> 2회 중 문종의 대사[10]
또한 '주변인물'격인 캐릭터라도 나름의 서사를 치밀하게 만들어주는데 능숙하고, 등장인물이 많은 대하 사극에서 각 인물이 '인간적으로' 이해가 될 만큼 인물마다 개성과 특색이 살아있다. <명성황후>에서 초반부 나름대로 이성이 있었던 조대비와 중반부(특히 임오군란 시점) 권력욕과 노욕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는 조대비의 변화는 소름이 끼칠 정도. 등장인물 많은 대하사극을 꾸려가는데 특화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인물의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이 잘 보인다는 점 역시 인상적인 특징. 드라마를 통해 성장하고 늙어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인간사 거기서 거기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인간사 다 똑같아서 깝깝하기 그지없는 오묘한 감정이 느껴진다.제발 제 얼굴을 보세요. 애원합니다. 소자가 빌겠습니다.
소자 나이 열셋에 그사람에게 장가를 들었습니다. 소자는 어머니와 헤어져 대궐을 떠났어요. 세상물정 모르는 저에겐 그사람이 어머니와 다름이 없었어요. 어머니가 하신 말씀을 잊으셨습니까. 그사람의 손을 꼭 잡고 네가 내 아들을 살렸다고 눈물을 흘리지 않으셨습니까.
세상에선 신수근을 간적이라고 욕하지만 장인은 또한 제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장인이 아니었으면 형님은 저를 죽이고도 남았을 겁니다. 소자가 반정공신의 등에 업혀 대궐로 들어가 보위에 오르든 날 그사람은 부모를 잃고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았어요. 갈기갈기 찢긴 아비의 시신을 뒤에 두고 지아비를 위해서 웃어주었어요. (무릎 꿇으며)빕니다 어머니. 빌겠습니다 어마마마. 그사람을 살려주세요. 그사람에게 중전의 자리를 돌려주세요. 어마마마. 어머니.[11]
-<조광조> 30회 중 중종의 대사
다만 인물의 역사적 정설과 무관하게 작가가 포인트를 맞춘 서사에 따라 인물을 해석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예를 들면 <장녹수>에서는 연산군의 고독과 광기에 집중해 그를 공감이 가능한 인물로 만들었다면 <조광조>에서는 중종을 죽동궁의 폐비 신씨를 일편단심 사랑하고 집착하는 인물로 묘사한다.[13] 다만 이 과정에서 묘하게도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숨을 죽이고 참으며 기회를 보다가 친위쿠데타 등으로 결국 목적을 달성하는 모습이 실제 중종에 대한 평가와 다소 맞닿은 부분도 있긴 하다. <왕과 비>에서는 김종서를 굉장히 이해하기 복잡하고 까다로운 인물로 만들어놓았다. 처칠을 연상시키는 거칠고 강한 카리스마에 정치방식도 거의 군사독재 수준의 공포정치를 펼치는 것으로 묘사되고, 문종조차도 그를 반신반의하고 그의 충성을 시험하기도 하는데 정작 본인은 문종과 단종에 대해 처음부터 일관되게 흔들림 없는 충성을 보여준다. 심지어 "나는 세종대왕의 성은을 분에 넘치게 입은 사람이외다. 그러기에 마음 속으로는 수양대군께서 왕재라 생각하면서도 오늘의 금상에게 충성을 바쳤소이다. 대군이 아니면 누가 있어 세자저하를 해칠 것이외까."라는 포스 넘치는 대사를 날려주신다.[14]
3.3. EBS 문화사 시리즈
<명동백작>과 <지금도 마로니에는>은 EBS 문화사 시리즈의 일환으로 제작된 드라마로, 중간중간 생존해있는 관련 인물들의 인터뷰나 다큐 영상이 삽입되기도 했다. 등장 문인들의 문학 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내용의 풍부함으로 문학 애호가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매니아적 지지를 받은 작품들. 작가 스스로 매우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명동백작>은 1950년대 명동을 사랑해 '명동백작'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기자 겸 작가 이봉구[15] 를 축으로 그의 지인 김수영, 박인환, 김관식을 중심으로 다룬다. 명동에 드나들었던 문인과 예술인들, 그러니까 '청동다방'의 시인 오상순, 김관식의 손위동서였던 서정주, '은성'[16] 의 시인 변영로[17] , 시인 구상과 이중섭, 당시 명동파 보스였고 후일 영화 <마부>를 제작한 '명동의 황제' 이화룡[18] , 김관식과 자주 어울렸던 연극연출가 이해랑 등도 등장한다.
<지금도 마로니에는>은 1960년대 마로니에공원 인근 대학, 즉 서울대 문리과대학 재학생으로 시골에서 상경한 학생으로 똥꾸멍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친해진 세 친구 김지하, 김승옥, 김중태의 각기 다른 행로를 그린다. 역시 다양한 주변인물들이 묘사되지만 문학세계에 집중했던 전작과 달리 각 인물의 고뇌와 학생운동의 전개 역시 큰 축을 이룬다는 게 차이점. 전혜린이 유일하게 전편과 후편을 연결하며 등장한다. <명동백작>의 세피아톤과 다르게 위태로운 느낌의 검푸른 화면 톤으로 영상미에서 성과를 거두었다. 주인공 중 한 사람인 김승옥과는 대학시절 함께 놀러다니고 여행 다니던 사이라고 한다.
4. 정하연 사단
김수현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정하연 사단'이라 불리며 선호되는 배우는 있다. 배우와 연출가가 해석할 여지를 남기는 것을 매우 중요시한다. 그런 탓인지 선호하는 배우들은 대체로 인물을 입체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거나, 적어도 독백에 가까운 긴 대사를 받아도 끊기와 강세를 매우 정확하게 파악[19] 하는 배우들이 많다. 보통 정하연 사단으로 꼽을만한 배우는 유동근[20][21] , 정보석[22][23] , 채시라[24] , 문근영[25] , 오연수[26] , 정성모[27][28] , 남일우[29] , 최상훈[30] , 이진우[31] , 송재호[32] , 엄유신[33] , 김혜리[34] , 이광기[35] , 김종결[36] , 신구[37] , 김자옥[38] , 박영지[39] , 임병기[40] , 임혁[41] , 김하균[42] , 김병기[43][44] , 이영후[45] , 유종근[46] , 황범식[47] , 조경환[48][49] , 이재은[50] , 이병욱[51] , 김성령[52] , 이덕희[53] , 김민정[54] , 한범희[55] , 전인택[56] , 박철호[57] , 이한승[58] , 최정훈[59] , 현석[60] , 김경하[61] , 한정국[62] , 박웅[63] , 맹호림[64] , 홍일권[65] , 전병옥[66] , 장기용[67] , 안대용[68] , 신귀식[69] , 이신재[70] , 양영준[71] , 김창봉[72] , 이두섭[73] , 박규점[74] , 최종원[75] , 한인수[76] , 박종관[77] , 이종만[78] , 강태기[79] 등등.[80][81][82]
대본과 인물에 대한 해석이 풍부한 배우일수록 정하연 드라마에서 빛을 발하는 감이 있다. 특히 대본 자체의 풍부함으로 인해 그의 작품에서 평생 쌓인 역량을 다 보여주며 인생연기급 명연을 보여주는 중견배우들도 많다. 박영지가 연기한 명성황후의 김병학과 명동백작의 오상순, 김병기가 연기한 명성황후의 오카모토 류노스케, 차광수가 연기한 명동백작의 박인환, (중견이라 하기는 다소 애매할지 몰라도) 김현주가 연기한 꽃들의 전쟁의 소용 조씨 등.
유동근, 정보석, 김병기 등은 거의 정하연사단 레귤러라고 해도 좋을 정도. 다만 현대극에서는 여기에 속하는 배우들을 굳이 고집하진 않는 듯 하다. 주역급에는 평소 인연이 없던 뉴페이스들도 잘 쓴다. 특히 기회를 잡지 못한 어중간한 상태의 젊은 배우들은 자기 작품에서 포텐 터트리길 은근히 바라는 느낌. <신돈>의 노국공주역 서지혜, <달콤한 인생>의 준수역 이동욱 등이 해당한다. 오연수는 <춤추는 가얏고>를 통해 포텐을 터트리며 완전히 주연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안재모의 경우 왕과 비에서 연산군 역을 그것도 '''만 20세'''라는 어린 나이에 연기하면서 사극 배우로서의 포텐을 많이 터뜨리기도 했다. 사실 안재모는 바로 전작 용의 눈물에서 세종 역을 소화해서 호평을 받은 바가 있지만, 극 중 세종은 태종의 효자 아들과 양녕대군의 착한 동생 정도의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연산군을 연기하면서 '''연산군의 희노애락'''과 '''인수대비에 대한 강한 증오와 반항심''', '''어머니 폐비 윤씨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 등을 절절히 표현해내 사극 팬들로부터 눈도장을 찍게 되며, 이민우, 정태우와 더불어 사극 만렙 배우로 인정받게 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 안재모가 연기했던 왕과 비의 연산군의 경우 자기복제가 심한 정하연 작가의 특성 상 장녹수의 유동근 연산군과 겹치는 대사와 장면이 많았다. 하지만 이 둘의 연기를 비교해보면 서로 스타일이 달라 전혀 복제판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 유동근의 연산군은 장녹수에 전적으로 의지하며, 불안, 심약한 연산군이지만, 반대로 안재모의 연산군 경우 주변의 냉대로 인해 점차 사이코패스가 되어가는 반항아 이미지가 더 큰 편. 이 일의 '''만악의 근원''' 할머니 인수대비를 죽을 때까지 증오했던 것은 덤. 나중에 JTBC 사극 인수대비에서 진태현이 이 두 연산군과 대사가 똑같은 배역을 맡게 되지만, 안타깝게도 안재모의 연산군 어설픈 복제판 이상 이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욕망의 바다> 당시 신은경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키며 캐스팅 물망에서 제외되었었는데, 그게 못내 안타까워서 꼭 한 번 신은경을 쓰고 싶었었다고 한다.[83]
5. 이야깃거리
현역 작가들 중 김수현 작가에게 "선배 드라마는 가정부들도 다 말을 너무 잘해"라고 디스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어마무지한 헤비스모커라서, 문하생이었던 최대복 씨의 소개에 따르면 평소엔 하루 두 갑, 작품 집필 중엔 하루 다섯 갑까지 피운다고 한다. KBS 정연주 사장이 금연운동 기조를 받아들여서 방송에서 흡연 장면을 내보내지 말 것을 지시한 이후로 서서히 방송에서 흡연 장면이 퇴출되기 시작했는데, 담배라는 소재가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제약당한 것이 매우 갑갑했던 모양. <명동백작>에서는 아예 '신마다 담배를 피워라' 라고 연출에게 지시까지 했다고...
대중에게 문종이 병약하기만 했던 임금으로 기억되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반대급부로 세조는 강한 왕권을 추구했으나 인간적인 면모도 있었던 것으로 묘사된다.[84] 왕과 비에서는 대놓고 나레이션으로 "세조가 세종대왕의 가장 뛰어난 아들임을 부인할 수 없다."는 말까지 했을 정도. 물론 현실은 세조는 문종에게 미칠 바도 아니고, 세종대왕의 아들 중 가장 뛰어난 아들이라는 것은 당연히 부인되어야 한다.
또 인수대비에서는 양녕대군이 세종에게 병약한 세자(문종)보다 수양대군(세조)에게 왕 자리를 물려줘야 하고, 세자 시절 문종에게 효도밖에 한 게 뭐가 있냐고 면박을 주는 모습이 나오기까지 했다. 실제로 세종 말기의 10년은 사실상 문종이 통치하던 시기였고, 세조에 대한 미화를 역시나 과도하게 했으며 문종을 소심하고 편협한 인물로 그려내는, 실제 역사와는 아예 다른 수준으로 했다. 아무튼 한창 세조를 명군으로 미화하던 군사정권 시절이라면 모를까, 세조가 나쁜 의미의 재평가를 받는 지금 시점에선 사실상 세조가 나오는 사극에 부적합한 작가인 듯하다.[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