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반주 첼로 모음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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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모음곡중 프렐류드 필사본. 바흐의 아내인 안나 막달레나의 필사본이다.
한때는 그저 그런 연습곡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첼로의 구약성서로 불릴만큼 엄청난 지위를 지닌 곡이다.
1. 개요
'''Bach : Unaccompanied Cello Suites'''
바흐의 쾨텐 궁정시절인 1717년에서 1723년 사이에 작곡되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정확하게 어떠한 경위로 작곡되었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당시의 첼로라는 악기의 지위를 생각했을때 이 곡은 꽤나 독특한 위치에 있다.그 곡들은 학술적이고 기계적이며 따뜻한 느낌이 없는 작품이라고 여겨져 왔습니다. 그렇게 폭넓고 시적인 광휘로 가득차 있는데 그걸 어떻게 차가운 곡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요. 그런 특징들은 바흐의 본질 그 자체이며, 또 바흐는 음악의 본질입니다.
- 파블로 카잘스
당시 첼로라는 악기는 통주저음이라 불리는 화음을 내는 셔틀로나 여겨졌으며, 오히려 현재에는 인지도가 낮은 바순에조차 밀릴 정도로 낮은 취급을 받았다. 또한 개량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음량도 지금보다 작았으며, 엔드핀이 개발되지 않아 연주하기도 불편해서 테크닉적으로도 많은 발전이 이루어지질 못했다. (반면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의 테크닉은 현재의 기준으로도 매우 까다로운 편에 속한다.) 당연히 이러한 악기로써 독주곡을, 그것도 무반주로 작곡했다는 것 자체가 당시로써는 생각하기 힘든 파격적인 일이었다.
바흐 생전에 이 곡이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으나, 바흐 사후에는 이 곡은 그저 그런 연습곡으로나 취급되었으며 그마저도 모음곡의 형태로 온전하게 인식되지도 못했다. 그러던 와중에 파블로 카잘스가 온전하게 남아있는 이 곡의 필사본을 서점에서 발견하게 되고 긴 시간의 연구 끝에 이 곡은 제대로 된 빛을 받기 시작한다.
이제는 프로에게는 반드시 넘어야 할 필수과제로, 아마추어에게는 한번쯤 제대로 연주할 수 있기를 바라는 명곡으로 여겨지고 있다.
2. 특징
이 곡의 특징은 6개의 모음곡이 각각 1개의 전주곡과 5개의 춤곡으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이다. 이는 BWV번호 상으로 바로 앞에 위치한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와 대조를 이루는데, 바흐가 생각하기에 이 곡을 무반주 소나타로 작곡하기에는 악기의 음역대가 낮고 기교적인 면에서도 불가능할 것이라 판단해서 모든 곡을 모음곡으로만 작곡했다고 여겨진다.
6개의 모음곡 전부 템포지시나 운궁법, 셈여림등 음악연주에 필요한 어떠한 요소도 적혀있지 않다.(다만 6번 모음곡의 첫부분에서는 포르테, 피아노가 적혀있긴 하다) 이 때문에 연주자들마다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밖에 없으며, 연주자들은 상당히 이 곡을 해석하기 힘들어한다. 다만 템포의 경우는 춤곡이기 때문에 그 춤에 맞는 적절한 템포로 연주가 가능해서 일부러 적지 않은 것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당시의 춤곡 자체가 현재에 제대로 전해지지 않아서 정말로 정확한 템포가 어떠한지는 모른다.
5번과 6번 모음곡에는 각각의 개별적인 특징이 있는데, 5번의 경우는 스코르다투라(음색이나 연주의 편의를 이용하기 위해서 일반적인 조현을 하지 않는 경우)를 이용해서 가장 높은 음인 A현을 장2도 아래의 G음으로 낮출 것이 지시되었다. 스코르다투라를 말러나 파가니니 같은 작곡가들이 사용했다는 점은 꽤나 파격적인 점이다. 6번 모음곡의 경우 바흐가 제작한 악기인 5현 첼로 '비올라 폼 포사'를 위해서 쓴 곡이라고 한다. (다만 현재에는 비올라 폼 포사가 아니라 피콜로첼로를 위해서 쓴 곡이라는 주장도 있다.)
3. 각 모음곡에 대한 설명
앞서 설명한 것처럼 1개의 전주곡과 5개의 춤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3.1. 1번 G장조 BWV 1007
전주곡의 경우는 기아자동차 '오피러스' 광고에 삽입되면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기교적인 면에서도 가장 쉬운 편에 속해서 어느 정도 숙달된 아마추어들이 많이 도전하는 곡이다.
클래시컬로이드에서 이 곡을 리메이크한 곡이 등장했다.
모든 것이 F가 된다에서도 작중에서 자주 등장하는 음악이다.
LG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광고에서도 전주곡(Prelude) 부분이 광고음악으로 사용되었다.
전주곡은 4/4로 16분음표로 계속적으로 나열된 아르페지오를 통해서 곡을 진행시켜 나간다. 알라망드는 4/4박자의 보통 빠르기의 곡으로 전반부와 후반부로 진행되며 이는 도돌이표로 구분된다. 쿠랑트는 3/4박자의 빠른 템포의 곡으로 마찬가지로 도돌이표를 통해서 구분된다. 사라방드는 3/4박자의 느린 춤곡으로 진행이 되며 앞선 곡들과는 달리 중음주법이 상당히 많이 사용된다. 미뉴에트는 3/4박자로 진행이 되며 미뉴에트 I과 II로 구분이 된다. I의 경우는 G장조로, II는 g단조로 연주가 되며 II가 연주된 후 다시 I으로 돌아가서 마무리된다. 지그는 6/8박자의 빠른 템포의 곡이다.
3.2. 2번 d단조 BWV 1008
3.3. 3번 C장조 BWV 1009
3.4. 4번 E♭장조 BWV 1010
문명 4에서 부레가 BGM으로 쓰이기도 했다.
3.5. 5번 c단조 BWV 1011
바흐는 스코르다투라를 지시했지만, 카잘스는 바흐의 지시대로 할 경우 음색이나 음량면이 작아지게 되며, 근래 연주자들의 기교로는 스코르다투라를 무시해도 충분히 연주가 가능하니 바흐의 지시를 무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원전 연주도 활성화된 현재에는 바흐의 지시를 그대로 지키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3.6. 6번 D장조 BWV 1012
원래는 5현 첼로를 위한 곡이기 때문에 음역대가 현재 첼로로서는 꽤나 높게 올라가며, 앞선 대부분의 곡들이 단선율에 장식적인 요소로만 중음주법을 사용하는 반면에 이 곡은 중음주법이 화성적인 역할로써 계속해서 사용되어 난이도가 굉장히 높다. 원전 연주자들은 아예 5현 첼로로 연주를 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