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엽
朴燁 (1570~1623)
1. 개요
조선 광해군 때의 문신이다. 본관은 반남으로, 반남박씨의 다른 사람들이 서인인데 반해 그는 친광해군파였다. 문과급제 이후 이런저런 관직을 지내다, 광해군 9년 이후 6년 간 평안감사로 재직하며 서북변의 방비를 튼튼히 하였다. 이이첨을 탄핵하고서도 무사할만큼 광해군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으나, 인조반정 이후 처형되었다.
시대가 시대인만큼 좋은 기록은 별로 없으나, 청나라를 상대하여 별 일 없이 여러 해 동안 수비를 잘 한 것으로 보면 꽤 유능했던 듯하고, 실제로 그가 죽고 난 후 일어난 일들을 보면 그의 빈자리는 상당히 컸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2. 택리지에 소개된 일화
택리지에 박엽에 관한 일화가 나온다. 택리지에서는 박엽이 재물을 잘 활용했고, 첩자를 잘 썼다고 평가한다. 평안감사 시절 순찰 도중 청나라 군대에게 포위당한 적이 있었는데, 한밤 중에 만주족 한 사람이 귓속말을 하고 돌아갔다. 다음 날 아침 박엽이 청나라 군사들에게 꼬치구이를 대접했는데, 대접한 꼬치구이의 숫자가 청나라 군사의 숫자와 딱 맞아 떨어지자, 만주족 장수가 괴이하게 여겨 공격하지 않고 화친을 청했다고 한다.[1]
3. 죽음에 얽힌 일화
그의 죽음에 얽힌 일화가 연려실기술에 전해진다. 박엽은 평소 미신을 잘 믿어 점쟁이의 말을 잘 들었는데, 어느 날 그로부터 '''천인(또는 일만)을 죽여야 무사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그 때부터 사소한 죄에도 트집을 잡아 사람들을 마구 죽였다. 인조반정 이후 이러한 실상이 조정에 전해졌고, 그를 처형하러 구인후라는 금부도사가 파견되었다. 처형당하는 순간에서야 박엽은 점쟁이가 죽이라는 ''''천인'이 바로 구인후[2] 임'''을 깨달았다고 하며, 이후 박엽의 시신은 분노한 평안도 백성들에 의해 가루가 되었다고 한다.[3]
2010년 12월 5일자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이 일을 소재로 방송하였는데, 그 점쟁이가 금발의 미녀(?)[4] 이다... 여기서는 '천인'이 아닌 '일만'버전으로 소재를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