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원세
1. 개요
풍종호의 무협소설 『검신무(劍神舞)』에 나오는 원후파(元侯派) 장문인 종리당의 유일한 제자이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장대한 체격에 그 키만큼 거대한 칼을 다루는 뛰어난 검술 실력까지 갖추고 있다. 성격은 순진무구 그 자체, 한 번은 산에서 발견한 귀여운 범 새끼를 무턱대고 데려오는 통에 어미 범까지 쫓아오게 만들었을 정도이다. 그러면서도 필요할 경우에는 거침없이 사람을 벨 수 있는 과단성까지··· 겸비한 원후파 최고의 인재이다.하후염이 말하지 않았던가?
겉과 속이 청명(淸明)하여 일치하는 사람이란 산중에서 늘 푸른 잎을 자랑하는 나무와 같이 세상 속에 있기는 하다고. 하지만 산중의 모든 나무가 늘 푸른 잎을 보이지 못하는 것처럼 세상 속의 사람들은 겉만 청명한 사람, 속만 청명한 사람 등등 각양각색이라고······.
그러니까 겉과 속이 일치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가 선인인가 악인인가는 일단 따지지 말고 잘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이런 부류의 사람은 두 가지의 결말 중의 한 가지에 반드시 당도한다. 일찌감치 죽어 버리든가, 결국 자신이 바라보는 절정(絶頂)에 도달하든가! 주변에서는 그를 귀찮아할지도, 기막혀할지도, 미쳤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이런 부류의 사람에게 기다리는 결말이었다.
- 『검신무』에서 동행을 끝낼 즈음에 배원세를 보고 스승에게 들은 바를 도운연이 회상한 내용이다.
2. 행적
어릴 적에는 잘 먹지를 못해 왜소하였다. 결국, 가난한 살림에 아버지가 녹림도가 되면서 배원세도 녹림(綠林)에 발을 디딘다. 몇 년간 산채에서 생활했으면서도 아직 어렸기에 살인도 약탈에도 가담하지 않았는지 우연찮게 종리당의 눈에 띄어 제자가 된다. 그 후로 스승을 따라 이곳저곳을 다니며 몸에 좋다는 음식을 먹어 체격이 또래 중에서는 제일이라고 해도 될 만치 큰다. 그래도 산에만 들어가면 길을 잃어 눈물과 콧물로 범벅을 한다거나 귀여운 것을 보면 사족을 못쓰는 등의 순수함은 여전하다.[1]
배원세가 약관이 될 무렵, 4~5년마다 동문의 문하제자들이 모두 모여 제례를 지내는 회합이 끝난 뒤 원무산으로 산유를 나온 1,000명에 이르는 고관대작(高官大爵)들의 패거리와 마주친다. 인원수만 믿고 무례하게 군 탓에 꼭지가 돌은 종리당의 명령에 그는 사람은 물론 말(馬)의 목까지 서슴없이 베어 '''무념귀(無念鬼)'''라는 별호를 얻는다. 이렇게 거하게 친 사고로 귀찮은 일이 생길 것 같자 원후파는 피신할 겸 구경하러 20년 주기로 대회합이 열리는 청성파(靑城派)로 이동한다.
청성산 인근에서 버리고 간 스승 때문에 헤매고 있던 배원세는 같은 신세인 도운연을 처음 만나 어찌어찌 운리관에 당도한다. 많은 제자들이 모이기도 했으며, 녹림과 얽힌 일도 있어 시끌벅적한 청성파에 머물던 원후파는 청성육검협(靑城六劍俠)의 뒤를 잇는 도운연의 활약상을 생생히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사형들처럼 파문되어 세상으로 나가려는 그의 여행에 스승의 추천으로 배원세도 동행하게 된다. 그리하여 신강(新疆) 무촌으로 가서 도운연이 독철시(毒鐵屍)를 부수는 것과 그의 고향인 산동(山東) 요하령(堯河嶺)에서 손가장과의 오랜 은원을 정리하며 은일항까지 격파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도운연이 점차 마경(魔境)에 빠지는 징조를 보이자 배원세는 검령비결(劍靈秘訣)의 3부인 태극혜광검(太極慧光劍)을 보여준다. 이 초식은 섭혼마협(攝魂魔俠)과 무룡성도 얻지 못한 것으로, 덕분에 도운연은 한결 마경에서 자유로워진다. 검신(劍神)으로의 마지막 한 발자국을 더 나아가기 위해 이제 홀로 가기로 한 도운연, 짧지 않은 기간 그동안 함께 한 여행으로 배원세도 한층 더 성장한다. 독군자(毒君子)의 제혼술(制魂術)에 걸려 꼭두각시가 된 활시팔형제(活屍八兄弟) 중 은일항에게 조종당한 동일환과 동이환을 잃은 동삼환이 두 형의 장례를 지내는 것을 도와준 배원세는 모여든 정풍검(定風劍) 두문, 구강수 등과 같이 운리관으로 돌아간다.
3. 무공
- 검령비결(劍靈秘訣)
- 벽풍결(闢風訣): 청성파에서도 하후염의 문하만이 구사한다는 독특한 해독술이다. 풍사(風邪)와 같은 해로운 기운이 몸에 들어왔을 시, 우선 전신의 모공(毛孔)으로 숨결을 빨아들이듯 온몸에 더는 들이킬 수 없다는 신호가 올 때까지 내가기공(內家氣功)을 이용하여 길게 흡기(吸氣)한다. 그래서 몸 안에 터질 듯한 감각이 시작된 순간, 전력으로 검을 뿌린다는 듯이 손을 밖으로 휘둘러 해로운 기운을 강제로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그러므로 특수하지 않은 일반적인 독은 즉각 무용지물(無用之物)로 만든다. 하지만 워낙 과격한 방법이다 보니 어지간한 자들은 따라 했다간 크게 다칠 수도 있다. 그런 위험에도 웬만한 독에는 모두 대처가 가능해 안원령과 같은 문중의 다른 인물들이 비결을 알아내 익히려고 했는데 모두 실패한다. 종리당도 마찬가지라 이전부터 얘기를 많이 들었고 도운연이 실제 전개하는 것을 본 탓에 배원세도 배워서 펼칠 수 있게 된다.
[1] 사숙인 반위릉은 덩치만 큰 어린애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