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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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판.
范遙
<의천도룡기>의 등장인물로 명교의 광명우사자다. 이전에는 광명좌사자 양소와 같이 소요이선(逍遙二仙)이라 불릴 만큼 준수한 미남자였다.
다른 사람, 특히 자신이 싫어하는 정파 무림인의 목숨은 아랑곳하지도 않는 사악한 심성을 지니고 있지만 명교에 대한 충성심은 대단한 사람이다. 장무기에 대해서는 덕과 무공을 겸비한 훌륭한 인물이지만 잔인함이 부족하다 내심 평한다.
교주 양정천이 돌연 행방불명이 되고, 명교 내부의 고수들이 교주 자리를 놓고 쟁탈전을 벌이며 명교 세력이 지지부진이 되자 범요는 양정천을 찾아 강호를 떠돌아 다녔다. 그러다가 명교 수뇌부의 분쟁이 갈수록 격렬해지고, 자신을 내세와 세력을 규합하려 한다는 소문까지 들리자 교주가 될 뜻이 없고 분쟁에 말려들고 싶지 않았던 범요는 아예 늙그수레한 서생으로 변장하여 강호를 떠돌아 다녔다.
그러다가 우연히 성곤을 발견하고, 객잔에서 성곤이 현명이로와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성곤이 원나라의 여양왕(汝陽王) 차칸테무르와 결탁하여, 명교를 시작으로 강호 무림을 섬멸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범요는 성곤이 명교를 멸망시키려 하는 이유는 알지 못했지만, 아무튼 이 사실을 알게 되자 우선 여양왕의 부중에 침투하여 음모와 계략을 알아낼 생각을 했다. 그래서 자신의 얼굴을 알고 있는 성곤을 암습하여 죽이려 했으나 실패하자, 변장을 하고 잠입하기로 결심한다.
성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철저하게 변장을 하려고 결심한 범요는 칼로 얼굴을 마구 그어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게 하고, 머리를 기른 두타로 변장한 다음 머리카락도 누렇게 물들였다.[1] 그리고 그 길로 서역 땅에 가서 무공으로 명성을 날린 후, 여양왕의 왕부에 초청되어 고두타(苦頭陀)라는 이름으로 조민의 부하가 되어 계획을 탐색하고 있었다.
장무기주지약을 구하기 위해 만안사에 나타났다 사라지자, 그에게 가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다. 예전에는 위일소와 사이가 안 좋았지만 명교를 구하기 위해 큰 희생을 했다는 것을 알자 위일소도 범요에게 감탄하여 화해하였다.[2]
십향연근산의 해독약으로 육대문파의 고수들을 구하기 위해, 양소가 낸 계략에 따라 현명이로의 학필옹과 신전팔웅 중 2명을 장무기가 제조한 마취약으로 중독시키고 십향연근산에 중독되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자 꼼짝없이 중독된 줄 안 학필옹은 범요와 함께 사형 녹장객에게 해독약을 받으러 갔다.
그때 마침 위일소가 경공술로 평소 녹장객이 눈독들이고 있던 여양왕의 첩 한희를 보쌈질해다 녹장객의 처소에 가져다 놓았기 때문에, 녹장객은 주군의 애첩을 범하려다가 들킨 상황이 되어 약점을 잡히고 말았다.
그는 사실 자신이 예전부터 아미파멸절사태와 정분을 나눈 사이이고, 주지약은 자신의 딸이었는데 그 모녀를 구하기 위해 십향연근산의 해독약이 필요해 이런 일을 벌였다고 말한다. 그리고 녹장객은 만안사의 목탑에서 한희를 데리고 즐기고, 자신은 멸절사태와 주지약을 구해주면 일을 덮어두겠다는 조건을 제시하여 녹장객을 속여넘긴다.
도중에 조민을 마주쳐서 위험할 뻔 했지만 아무튼 만안사의 탑에 들어가는데 성공했으며, 몰래 녹장객을 암습하여 혈도를 찔러 쓰러뜨리고 십향연근산의 해독약을 손에 넣어 육대문파의 고수들을 모두 해독시킨다. 하지만 그때 혈도를 제압당했다가 겨우 깨어난 학필옹이 탑 아래에 나타났으며, 여양왕의 아들 왕보보까지 나타나 병사들에게 포위되었다. 왕보보는 한희와 녹장객 사이에 부정한 일이 생겼다면 아버지의 명예를 위해 모두 죽여 없애서 덮어버리기로 하고 탑에 불을 질러버린다.
탑에서 녹장객에게 한 거짓말이 멸절사태에게 탄로나서 화가 난 그녀에게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무사히 뛰어내려서 장무기의 도움으로 구출된다.
이후에도 장무기의 휘하에서 여러가지 활약을 하였으며, 특히 명교 후토기 부하들과 함께 성곤이 소림사 방장 공문대사를 달마당에 감금하고 불태워 죽이려던 계략에 대응하여 달마당 안쪽으로 땅굴을 파고 들어가 불길 속에서 공문대사를 구출하는 공적을 세웠다.
무공을 논하자면 명교 좌우광명사자의 한 사람으로, 사대법왕 및 멸절사태 등 당대의 일류 고수들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는 솜씨를 지니고 있다. 장무기 그리고 건곤대나이를 약간이나마 익힌 양소를 제외하면 지위로도 무공으로도 명교에서 최고에 속하는 인물. 한빙면장이나 응조금나수처럼 주된 절기라 할 만한 것은 없으나 실력이 극도로 고강하며, 정파 사파를 가리지 않고 천하 온 문파의 무예에 두루 박식한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박식함을 바탕으로 하태충이 반 강제 상태의 대결에서 펼쳐 보인 곤륜파 절초의 요지를 함께 견식한 현명이로보다 잘 파악했다. 장무기 역시 도사 영웅대회에서 '다들 절세무공을 지녔지만 범요가 식견이 넓고 무공에 박학해서 어떤 적수와 만나더라도 괜찮을 것이다'[3]라고 판단해 범요와 같이 출전하기로 결정한다. 단 범요가 활약할 기회는 없었는데, 조져버리려고 했던 송청서는 유연주의 난입으로 스틸당했고, 주지약에게 도전하려고 했을 때는 빈사 상태가 된 장무기가 뜯어말려서 싸워 보지도 못했다(...).
2019년 판에서는 성곤을 몰래 습격했다가 오히려 독수에 당하고 절벽에서 추락해 얼굴을 다친 것으로 변경됐다. 이 때 떨어진 곳이 계곡이었는데 거머리들이 피를 빨아먹으면서 독도 제거되어 살아난다. 그리고 뜨겁게 달군 숯을 삼켜 목소리를 변조하기까지 했다. 그 외의 설정은 원작과 대동소이하다. 조민과의 사제관계가 보다 더 세밀하게 묘사되며, 그때문에 조민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위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민을 이용해 명교에 유리한 흉계를 꾸미는 모습도 보인다. 후반부에 양소가 부상을 입고 뜬금없이 증발하면서 비중이 크게 늘어난다.

[1] 훗날 장무기와 재회한 사손이 범요의 일을 듣고 감탄하면서, 사모했던 다이치스에게 거부당한 일이 영향을 줬을 거라고 말한다.[2] 이 때 범요는 자신이 어떻게 고두타가 되었는지를 설명하면서 자신이 여양왕의 신임을 얻기 위해 명교의 향주 세 명을 죽였다는 사실을 고백하는데, 장무기는 범요를 책망하지 않았지만, 내심 불편한 기색을 보였고, 범요는 스스로 오른손의 두 손가락을 절단하여 사죄를 한다. 다만 개정판에서는 두 손가락을 자른 게 아니라, 자신의 왼팔에 깊숙이 일검을 찌른 것으로 수정이 되었다. 그 이유는 범요는 조민의 부하인데, 그의 두 손가락이 이유 없이 갑자기 없어졌음에도 조민이 아무 의심도 안 하는 건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3] 송청서의 구음백골조에 잘 대처할 것이라고 믿어서는 아니다. 애초에 원작에서 송청서가 구음백골조를 보여준 것은 도사 영웅대회가 진행되어 대전이 이루어진 시점이다(...). 장무기 입장에서는 송청서의 구음백골조를 파훼할 수단을 누구에게건 일러줄 수 있었으니 그게 중요한 변수도 아니다. 그냥 범요의 자질이 대회 규칙 상 어떤 상대가 나오더라도 유연하게 대응할 만하다고 여겨 고른 것으로 봐야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