볏
새 따위의 이마 위, 턱, 목에 붙은 살조각. 주로 붉은 빛이며, 보통 사람들이 볏 하면 흔히 생각할 동물은 단연 닭이다. 안에 피가 많이 모여 있으며 그 피가 돌면서 체온조절을 한다. 칠면조, 화식조에서도 볼수 있으며 두루미 정수리의 붉은 부분도 털이 아니라 피부가 드러나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볏과 유사하다. 혈류 양에 따라 색깔이 변하기도 하며, 날씨(온도)에 따라서도 모양이 바뀐다. 나이 먹은 수탉은 볏이 크고 암탉은 볏이 작은 등 암수를 구별하는 표시가 되기도 하며, 짝짓기할 때 이성을 끌어모으는 인기요인이 되기도 한다. 파라사우롤로푸스 등 일부 공룡들에게도 볏이 있었으며, 도마뱀 중에도 유사하게 생긴 피부 조직을 갖고 있는 종이 있다.
어떤 전래동화에서는 닭이 개와 소에게 '나는 벼슬이 달린 귀한 몸이지만 너희는 천한 것들'이라고 깝죽거렸다가 개에게 볏을 물려 볏이 톱니 모양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볏을 물려 혼쭐이 나던 닭이 겨우 빠져나와서 지붕으로 도망치자 개가 더 이상 쫓아가지 못하게 된 것을 두고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는 말이 나왔다나.
모히칸 헤어스타일을 국내에서는 닭벼슬머리라고도 부른다.
싸구려 햄버거의 패티를 닭벼슬로 만든다는 얘기가 있는데, 닭벼슬은 맛이 없어서 못 먹을 정도라 벼슬로만 만들어서는 그런 질감과 맛을 낼 수가 없다. 다만 닭 대가리, 닭발, 날개 끝 같은 닭을 다듬고 나오는 부산물을 갈아서 패티를 만들 때 넣기는 하기 때문에 일부는 맞는 말이다.
그 밖에 '벼슬'의 방언을 나타내지만 표준어처럼 널리 사용되곤 한다. 벼슬이란 말이 문무관인들이 쓴 관이 닭볏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