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나케르트
아르메니아어: Ստեփանակերտ
아제리어: Xankəndi
캅카스[1] 지역에 있는 미승인국인[2] 아르차흐 공화국의 수도이다. 본래 18세기 후반에 존재했던 카라바흐 칸국의 칸들의 여름별궁이 세워진 곳으로[3] 당시에는 별궁 외엔 마을이랄게 없었기 때문에 칸이 사는 곳이라는 의미로 한캔디(Xankəndi)라고 불렸던 곳이다. 하지만 소련 성립 후 1923년에 도시의 지위를 얻었고, 아제르바이잔 SSR 산하 나고르노카라바흐 자치주의 수도가 되었다. 아르메니아어 이름인 스테파나케르트는 '스테판이 만든'이란 뜻으로 아르메니아의 볼셰비키 '스테판 샤우먄'에서 따왔다.
고산지대를 뜻하는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수도이지만, 810m 고도에 있어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보다 고도가 약간 낮다. 인구는 2015년 기준으로 약 55,200명이다. 소련 말기에는 도시 인구 56,000명 중 아제르바이잔인도 인구의 14%를 차지했으나, 1990년대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 때 모든 아제르바이잔인이 쫓겨났고, 시민 대다수가 아르메니아인이다.
전쟁 이후에도 스테파나케르트는 아르차흐 공화국의 영토로 남았지만, 이마저도 러시아군이 영구주둔하며 평화유지군으로 남게되면서 두 나라 갈등을 막겠다고 한 터라, 아르메니아로선 복수전을 꿈꾸기도 더더욱 어렵게 되었다. 이번 전쟁으로 그야말로 고립되어버린 아르메니아였는데 아제르바이잔 누리꾼들이 오래전부터 아르메니아를 비웃으며 늬들은 국제적 왕따이고 머지않아, 그걸 실감할 것이다라고 했더니만 그 꼴이 된 셈이다.
도시의 중심은 과거에는 레닌 광장으로 불렸던 르네상스 광장(Վերածննդի հրապարակ)으로 주변에 대통령궁, 의회 등 중요 시설이 있다. 도시 근교에는 아르차흐 공화국의 상징으로 간주되는 We Are Our Mountains 기념비가 있다.
스테파나케르트 공항(Stepanakert Airport)이 있지만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 이후 보안상 이유 때문에 비행기가 이착륙하지 못하는 공항으로 남아있다. 실제로 아제르바이잔은 분쟁해결없이 운행할경우 영공침범으로 간주하고 격추하겠다고 엄포를 놓아 스테파나케르트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아르메니아를 통해 육로로 가는 것뿐이다. 전쟁이 끝나고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지위에 대한 논의가 끝나고나면 다시 항공편이 생길 가능성이 열리긴 했다. 또한 아제르바이잔에서 이곳으로 육로로 들어올 수 있게 되었다. 11월 10일 삼자공동선언에서 아제르바이잔이 영유하기로 승인된 슈샤와 아제르바이잔 본토를 오고 가려면 무조건 한캔디(스테파나케르트)와 11월 20일에 정식으로 아제르바이잔으로 돌아온 아그담을 지나야만 하기 때문이다.[4] 삼자공동선언에서도 "도로의 개방"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나흐츠반과 아제르바이잔 본토 사이의 아르메니아를 경유하는 육상도로의 개방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이 조항이 적용된다.
원래 카라바흐 칸국의 수도는 스테파나케르트에서 남쪽으로 10km 정도 떨어진 슈샤였고, 제정 러시아 시기에도 슈샤에 군(уезд)이 설치되었다. 그러나 소련 시기 나고르노카라바흐 자치주의 주도가 스테파나케르트로 옮겨가면서 스테파나케르트가 가장 큰 도시가 되었다. 아르차흐 공화국은 2022년까지 입법부를 상징성이 큰 슈샤로 옮기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전쟁 결과 슈샤가 아제르바이잔 영토가 되어서 물거품이 되었다.
아제르바이잔은 엣 카라바흐 칸 국 수도로서 나고르노 카라바흐 최고 도시로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이를 알리는 만큼, 아제르바이잔 오일과 가스 자본력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1994년 이후로 나가야 하던 실향민들이 대거 슈샤로 돌아오고 싶다라고 하는 와중이라...겨우 3킬로미터 수준도 안될 정도로 가까운 슈샤이다.
문제는 러시아군 평화유지군이 철군하는 2025년 이후 일이다. 아제르바이잔이 여기마저도 차지한다고 나설 수 있다는 점.아르메니아도 이걸 알고 미군이나 나토군에 평화유지군으로 아르차흐 남은 곳이라도 주둔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러시아 반대를 이겨낼지 의문이다. 무엇보다도 이젠 아제르바이잔 영토가 된 나고르노 카라바흐에 터키군까지 주둔하기로 할 상황이라 아르차흐 홀로 터키군과 아제르바이잔군을 상대하는건 불가능에 가깝고 아르메니아로부터 고립된 아르차흐가 버틸 수가 없다는 게 문제. 물론 러시아 강압으로 쳐들어오지 못한다고 해도 아제르바이잔에게 빙빙 포위되어 버리는 상황에 아르메니아인들이 얼마나 참고 여기서 남아 살 수 있을지 모른다.
[1] 지리상으로는 서아시아지만, 문화권은 유럽이다.[2] 아르메니아의 괴뢰국이라고 봐도 무방하다.[3] 슈샤 실향민의 말에 따르면, 슈샤는 겨울철이 따뜻하고 산악지대에 둘러싸인 카라바흐치고는 기후가 좋은 곳이지만 분지지형이라 여름철에 무진장 덥다고 한다. 그래서 카라바흐 칸국의 칸들은 여름에는 고도가 좀 더 높은 한캔디의 별궁에서 생활했다고 한다.[4] 슈샤 밑으로 아제르바이잔군이 탈환한 마을들이 있지만 산과 숲이 가로막고있어 직접적인 육상교통로가 '''없다''' 아제르바이잔군은 그 길도 없는 곳을 산과 강을 타고 돌파해서 슈샤를 탈환해 허를 찔렀고 결국 아르메니아가 항복을 결심한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