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학파
1. 소개
시카고 대학교에 연고를 둔[1] 교수 집단을 지칭한다.
좁은 의미에서는 밀턴 프리드먼으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 게리 베커로 대표되는 사회과학의 다양한 현상에 대한 폭넓은 경제학적 분석, 로버트 루카스로 대표되는 합리적 기대와 통화정책의 무용성 등을 특징으로 뽑을 수 있다.
70~90년대까지 거시경제학 내에서 통화정책이 유효한가 아닌가에 대한 논쟁 및 신자유주의에 대한 논쟁이 강했을 때는 이른바 이런 특징이 제일 강했고, 시카고 대학을 중심으로 정부 개입에 부정적인 거시경제학자들은 민물학파(Freshwater)[2] 로 불리기도 했다. 시카고 학파의 생각과 일치하는 학교들이 주로 미국 내륙에 존재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지만, 실제로는 유펜이나 UCLA 같은 곳도 민물학파에 가까운 성향을 지녔었다. 통화주의나 새고전파 등과 관련이 있다.
경제학에서의 시카고 학파라고 하면 거시경제학 계열을 떠올리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미시경제학, 특히 산업조직론 그 중에서도 공정거래, 규제정책 쪽에 대한 시카고 학파도 있다. 거시경제학에서의 시카고 학파와 비슷하게 시장의 힘을 믿기 때문에 규제를 최소화하자는 주장을 한다. 이에 반대하는 학자들은 현실에서의 시장은 내버려두면 경쟁이라는 가치와 경쟁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경쟁자가 독점적 이윤을 누리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 경쟁적인 시장을 만들기 위해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시카고 학파에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미시경제학자들을 하버드 학파라고 부르기도 한다.
2. 상세
그 당시에도 다양한 학계간 교류가 왕성한 편이었고, 2015년 현재는 더욱 그런 성향이 두드러진다. 효율시장가설로 유명한 2013년 노벨상 수상자 유진 파마와 행동경제학 내지는 behavioral finance의 대부이자 2015년 전미경제학회 회장 리처드 탈러는 성향상 정반대에 가깝자만 둘 모두 시카고 대학[3] 에 있다.
또한 비주류경제학에서 주류로 편입된 지 얼마 안 된 실험경제학의 대가 존 리스트가 2015년 현재 경제학과 학부장이기도 하다. 금융경제학자이자 '폴트라인'의 저자로 금융위기 및 불평등 문제에 주목한 라구람 라잔, 또한 Austan Goolsbee 처럼 골수 민주당 지지자들도 교수진으로 포함하고 있다. "시카고 학파 = 신자유주의"라는 공식은 과거처럼 잘 들어맞는다고 하기 어렵다.
또 한 가지의 오해가 시카고 학파는 이론적이고 수리적이라는 것인데, 오히려 시카고 학파는 현실적 이슈에 충실한 것으로 더 유명하다. 이론에 머물러 있으면 반대로 현실과 충돌할 일이 없는데 경제학과 현실을 적극적으로 접목하다 보니 다른 의견을 가진 학자들과 이견을 보이는 편이다. 그리고 순수 미시이론 내지 순수 계량이론은 다른 학교들에 비해 그렇게 강한 편이 아니다. 또한 합리적 기대와 함께 시카고 학파는 수리적이라는 이미지가 생겼지만, 시카고 학파는 본래는 부분균형 분석을 위해 일반균형분석을 포기하는 경향이 더 강했다. "괴짜경제학"으로 유명한 스티븐 레빗 역시 시카고 대학교 소속으로, 그의 경제적 접근과 실험경제학은 여러 경제학 중에서 제일 수리적이지 않은 접근에 속한다.
2015년 현재 밀턴 프리드먼과 게리 베커는 세상을 떠나고 로버트 루카스 역시 명예 교수로 반 은퇴한 상태이다. 그외에 노벨상 수상자로는 제임스 해크만, 로저 마이어슨, 라스 한센, 유진 파마가 재직중이고 학문적으로는 위에 언급한 것처럼 다양한 최신 경제학적 경향들을 여전히 포괄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처럼 대중에 시장중심 및 반개입주의를 활발하게 어필하는 교수들은 많이 줄어들었다. 존 코크레인 역시 스탠포드로 옮기는 수순을 밟고 있고 케이시 멀리건 정도만이 남아 있을 뿐, 그런 역할은 하버드의 그레고리 맨큐에게 넘어갔다.
2017년 노벨경제학상이 행동경제학의 선구자 격인 리처드 H. 세일러 교수에게 주어졌다. 그는 인간의 제한된 합리성에 근거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원리를 밝혔다는 평을받고 있다.
지난 5년간 3개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과 총 29개의 노벨 경제학상으로 시카고 대학의 경제학부는 2, 3위이자 다른 세계적인 경제학부인 하버드나 MIT를 합친 것 보다도 노벨 경제학자들을 압도적으로 많이 배출해 오고 있다. 현재 시카고대의 경제학부는 전통적인 시카고학파 출신 보다는 여러가지 다른 사고를 가지고 있는 교수진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교수진 중에서 대표적으로 2017년도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효율적 시장 가설(이 가설 또한 시카고학파 출신 교수이자 2013년도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유진 파마 교수의 이론이다)을 반대하는 리처드 탈러 교수가 있다.
정책면에서는 전세계 경제에 가장 영향력을 미치는 중앙은행 총재, 은행가, 지식인 30명으로 구성된 G30조직에서 5명이 시카고대 출신이다. 이 5명은 전 일본 중앙 은행 총재, 전 인도 중앙 은행 총재이자 IMF의 총괄 경제학자, 전 이스라엘 중앙 은행 총재이자 미국의 가장 큰 은행인 JP모간 체이스의 총괄 회장,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은행인 UBS 회장, 그리고 "중앙 은행의 중앙 은행"이라고 부리는 Bank of International Settlements (중앙 은행들을 관리하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중앙 은행)의 총재가 포함 되어있다.
대한민국의 경제학자들 중에서는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와 한국금융연구원장을 역임한 윤창현 미래한국당 국회의원 당선인이 시카고 학파 계열로 분류된다. 시카고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친기업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연세대학교의 조하현 교수 역시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시카고 학파 계열의 경제학자로 로버트 루카스의 직계 제자로 유명하며, 성균관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김준영 교수도 시카고대학 박사 출신의 시카고 학파 계열 경제학자이다.
[1] 통상 그 대학 전현직 교수들을 지칭한다.[2] 대략 시카고 학파에 더해 미네소타 대학 (U of Minnesota), 애리조나 주립대(Arizona State University) 같은 미 내륙권 대학들이 들어간다.[3] 둘 모두 시카고 대학 경영대 소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