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미)
1. 개요
한국어의 선어말어미 중 하나. 한국어의 존비어의 한 축을 이룬다.
2. 형식
받침 뒤에서는 매개모음이 붙어 '으시'가 된다('전화를 받으시다'). 사실 한국어의 어미는 울림소리 계열(ㄴ,ㄹ,ㅁ)인 나, 냐, 니, 러, 려, 렴, 며, 면 등에서 매개모음 '으'가 붙을 때가 많은데, '시'는 ㅅ이 울림소리도 아닌데도 '으'가 붙는 특이한 어미이다.
한국어 받침계의 이단아라고 할 수 있는 ㄹ받침은 예외적으로 탈락한다. '다리를 저시다' 등. 중세 한국어에서 ㄴ꼴 어미는 여전히 ㄹ이 탈락해서 붙었지만, 이 '-(으)시' 만큼은 '알시다' 꼴로 ㄹ이 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연결형 어미 '어'와 붙으면 모음이 이어져서 '셔'가 된다. '하셔서', '하셨는데', '하셔도' 등등. 받침이 없는 어미이므로 과거형 어미 ㄴ과 붙어 '하신', 미래형 ㄹ과 붙어 '하실', 드물게 명사형 ㅁ과 붙어 '하심' 등등 글자 형태는 여러 개가 나올 수가 있다.
3. 기능
동사 어간 뒤에 '시'를 붙이면 동사의 주체를 높이는 존경어가 된다. '~시다'로 다른 어미와의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어미보다 더 앞에 온다. '오실', '오시는' 등등. 대부분의 동사에 붙일 수 있기 때문에 존경어 중에서는 가장 많이 쓰인다. 너무 많이 쓰이다 보니 동사의 주체가 높여야 할 사람도 아닌데도 쓰는 경우가 있을 정도. 사물존칭 항목으로. 한편 주체가 높은 사람이어도 청자가 더 높은 사람이면 '시'를 비롯한 존경어를 빼는 압존법이라는 어법도 있는데 요즈음에는 사라져가는 추세이다.
주로 주어나 목적어의 성분(높은 사람인지 아닌지)에 따라 맞춰서 동사에 표시를 해준다는 면에서 이 '-(으)시'를 한국어의 일치(agreement) 문법 요소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영어에서 성, 수의 일치처럼 반드시 '-(으)시'를 넣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도적인 견해는 아니다.
반댓말(?)로는 '-으오-', '-사오-' 등으로 남아있는 '-ᄉᆞᆸ-'이 있다. 이를 쓰면 동사의 주체가 낮아져서 겸양어가 된다. '그렇사옵니다' 등. 난무하는 '시'에 비하면 이쪽은 거의 사멸해가는 추세이다. 그래도 '-습니다'로 흔적을 남겼다.
4. 비교
일본어에서도 대부분의 동사에 적용할 수 있는 존경어 표현이 있는데 (명사형)になる가 그렇다. 話す → 話しになる라고 하는 식. 반대로 にする라고 하면 겸양의 표현이 된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