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 숫자
1. 개요
10진법으로 수를 표기할 때 사용하는 0, 1, 2, 3, 4, 5, 6, 7, 8, 9의 10개의 문자로 된 숫자. 전 세계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숫자 표기 체계이다. 로마 숫자나 한자 숫자가 가끔 쓰이긴 하지만 이조차 본고장에서도 아주 제한적인 용도로만 사용되며, 일상적 숫자 표기에는 아라비아 숫자가 사실상 전 세계에서 통용되고 있다.
2. 기원과 변천
아라비아 숫자의 형태와 기수법은 7세기 초 인도 반도에서 기원하였다. 페르시아인 수학자 알콰리즈미와 아랍인 철학자 알킨디가 인도 숫자를 사용하면서 아바스 왕조에 이 숫자 체계가 전해졌다. 이후 이 숫자 체계는 중동에 널리 퍼졌는데, 이 때문에 '아라비아 숫자'라 일컬어진다.
아라비아 숫자의 모양의 의미가 해당 숫자의 초기 모양에서 각 숫자가 갖고 있는 각(angle)의 개수라는 식의 이야기가 퍼져 있으나, 위의 변천사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초기 숫자의 형태가 그다지 각져있지 않았기 때문에 근거가 다소 부족한 주장이다. 이런 설 자체는 최근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 꽤나 유서깊은 떡밥으로 보이고, 꽤 오래된 책에서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정설로 믿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1. 동아라비아 숫자
인도에서 중동으로 넘어올 무렵의 인도 숫자를 '동아라비아 숫자(Eastern Arabic numerals)' 또는 '아라비아-힌두 숫자(Arabic-Hindu numerals)', '아라비아-인도 숫자(Arabic-Indic numerals)', '인도-페르시아 숫자(Indo-Persian numerals)'라 한다. 아랍 문자로 적히기 때문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적는다. 현재도 중동에서 많이 사용된다. 페르시아 문자로 쓰는 숫자는 대체로 아랍권 숫자와 비슷하지만, 4(۴, ٤), 5(۵, ٥), 6(۶, ٦)에서 차이가 난다. 외형상 똑같아 보이는 페르시아 숫자들도 유니코드는 아랍권의 숫자와 별개로 할당받았다.
2.2. 서아라비아 숫자
서유럽에 전해져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형태의 아라비아 숫자는 마그레브와 알안달루스에서 형성되었고, 이를 기존의 동아라비아 숫자와 구분하여 '서아라비아 숫자'라고도 한다.
1202년 레오나르도 피사노가 그의 저서 『주판서』를 통해 유럽에도 전파되었고, 이후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세계 문자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이거 안 쓰는 나라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