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천룡팔부)

 

1. 소개
2. 작중행적
2.1. 초반부
2.2. 꿈결처럼 천리 먼길을 가다(千里茫茫苦夢)
2.3. 새외에서 소와 양을 기른다는 약속이 헛되고 말다(塞外牛羊空許約)
3. 평가
4. 기타


1. 소개


'''아주(阿朱)'''
천룡팔부의 등장인물. 소봉의 연인. 단정순과 원성죽 사이의 첫째 딸로 아자의 언니. 이름의 '주(朱)' 는 붉은 색을 뜻한다. 평소 입는 옷도 붉은색 계열. 동생인 아자(阿紫)는 이름답게 보라색.
장난을 좋아하면서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특징. 남으로 변장하는 외모역용술과 성대모사가 특기.
처음 등장할 때에는 신선누님의 현신 왕어언과 단예의 만남에 아벽과 함께 동행하는 유쾌한 감초같은 조연이었다. 주인공 역할이 단예에서 소봉으로 바톤터치가 일어나자 아주의 성격과 역할이 변하면서 전개에 매우 큰 영향을 주는 히로인으로 부상한다.[1] 김용의 모든 작품 중에서 가장 비극적인 주인공이라 평가받는 소봉에 걸맞는 아주 비극적인 여인으로, 이후 등장하는 동생 아자와 함께 천룡팔부에 등장하는 모든 여성 중에서도 특히 돋보이는 인물이다. 처음 등장할 때의 장난스럽고 유쾌한 모습 때문에 실소했던 독자로 하여금 마지막에 눈물을 쏟게 만드는 아주 극으로 치닫는 묘사와 전개가 일품이다. 창작작품 속 등장인물의 죽음은 이렇게 처리해야한다는 모범적인 사례로 내세워도 될 정도로 죽은 이후에 더욱 더 존재감을 발하는 천룡팔부 원작 통틀어 가장 성공적으로 창조한 인물 중 하나이다.[2]

2. 작중행적



2.1. 초반부


단예구마지에게 잡혀 와 모용가에 왔을 때 할머니등으로 변장한 모습으로 등장. 모용가의 시녀이긴 지만 아주와 아벽을 모시는 하인들이 따로 있을 정도로 높은 대우를 받고 있었다. 구마지를 피해 단예, 아벽등과 도망치다 왕어언과 합류, 다시 왕부인을 피해 청향수사로 돌아오게 된다.
이 후 단예가 교봉과 만나 개방의 모임에 왔을 때 재등장. 교봉과 모용복이 개방의 부방주 마대원을 살해했다는 증거를 반박하기 위해 조전손이, 강민등과 설전을 펼치면서 교봉의 눈에 띈다. 교봉이 떠나간 후 일행은 서하무사들의 비소청풍에 당해 아주와 아벽은 그들에 잡혀가던 중 교봉을 만나 구함을 받고 다시 단예, 왕어언과 합류하여 중독된 개방 무리들을 구하려 한다.
교봉과 모용복이 개방의 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아주는 교봉으로, 단예는 모용복으로 변장하여 개방 무리들을 구하게 되는데 이 때 진짜 교봉을 만나 교봉은 변장한 아주의 뒷 모습만 보고는 자신의 출신성분과 과거를 알기 위해 소림사 밑의 교삼괴의 집으로 떠나지만, 다시 교삼괴 부부를 죽였다는 오해를 받게되고 스승인 현고대사를 만나기 위해 소림사로 잠입했지만 역시 현고대사도 제자를 본 후 이미 당한 부상으로 사망한다. 그러던 중 수상한 행동을 하는 젊은 중 지청을 사로잡고 숨어있다가 소림방장 현자에게 들켜 일장을 교환한 후 지청을 들고 소림사를 나왔지만 지청은 이미 큰 부상을 입었는데 덩치에 비해 가벼워 이상히 여겨 자세히 살폈더니 여인이 변장을 한 것이었고 그녀는 바로 아주였다.

2.2. 꿈결처럼 천리 먼길을 가다(千里茫茫苦夢)


아주의 부상이 심해 교봉은 밤새 그녀를 간호하게 되었는데 노래를 불러달라는 부탁에 한 의사를 살해했던 자신의 옛 이야기[3](자신이 이야기 주인공이란 사실은 말하지 않았다. )를 들려주는 것으로 대신하는데, 주인공이 소봉이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아주가 "이렇게 흉악한 애는 거란족 같네요."라고 무심결에 말하여 트라우마를 건드리자, 소봉은자신이 거란의 자식이며 잔인하고 포악한 일면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혼란스러워 하게 된다. 아주는 자신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교봉이 절대 거란인이 아닐 것이라며 위로한다. 교봉은 아주를 치료하기 위해 염왕적 설신의의 집으로 아주를 데려가는데 설신의는 이미 교봉을 잡기 위해 영웅첩을 돌려 취현장에는 300여명의 영웅들이 집결한 상태였으나 그는 개의치 않았다. 영웅들과의 대전이후 검은 복면의 사내의 구출을 받아 탈출한 교봉은 진실을 알기 위해 소원산이 죽기 전 글을 새긴 석벽으로 찾아가나 이미 석벽은 훼손된 상태였고 분노한 교봉이 석벽을 맨주먹으로 치고 있을 때 산비탈 아래 꽃나무 곁에서 아주를 다시 만나게 된다. "교나리, 다시 몇 번만 더 때린다면 그 산벽이 무너져 버리겠어요."
아주는 교봉을 한참 바라보다 울면서 교봉의 품에 안기고 교봉은 그제서야 아주가 그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다. 아주는 설신의로 분장해 취현장을 빠져 나와 석벽에서 교봉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후 두사람은 교봉의 신세를 알기 위해 그 날의 전말을 아는 사람들을 찾아다니지만 만나러 가는 사람들마다 먼저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게 되고 아주는 그 흉수를 대악당으로 칭한다. 천태산의 지광대사를 만나게 되어 석벽의 탁문을 받게 되고 교봉이 소봉이며 거란인임을 알게된다. 아주는 지금까지 거란인이 한인의 대원수로 흉수로 잔인무도하다고 여겨왔지만 그녀 마음 속에 소봉의 존재는 이미 너무나 컸다. 천태산을 내려오면서 아주는 거란인이나 한인이나 차이가 없다며 소봉을 위로하고 관외로 나가 소나 말을 키우며 살겠다는 소봉에게 "저는 같이 소나 양을 기르자고는 하지않았어요. 그대가 말을 달리며 사냥을 하게 된다면 저는 소나 양을 기르는 일을 맡겠어요." 라며 간접 고백을 하고 소봉은 크게 기뻐한다. 아주와 동행하면서 그녀의 부드럽고 재치있는 위로를 받으며 소봉 역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한 사람이 있어 그대를 우러러보고 그대를 흠모하며 그대를 사모하고 기꺼이 영원토록, 그리고 이승에서나 저 세상에서나 그대를 곁에서 모시고 그대와 더불어 환난과 굴욕을 감수하며 어려움과 고달픔을 겪어 나아갈거예요."

2.3. 새외에서 소와 양을 기른다는 약속이 헛되고 말다(塞外牛羊空許約)


아주와 사실 상 혼약을 한 소봉은 자신의 대원수를 알고 있는 마지막 사람인 마대원의 미망인 강민을 만나 한 마디만 물어보고 아주와 중원을 떠날 것을 약속한다. 강민은 소봉을 남편을 죽인 원수로 오해하고 있기 때문에 아주가 개방장로 백세경으로 변장해 강민에게 접근해서 통솔자가 누구인지 물어본다.[4] 소봉과 아주는 사대악인에게 부상당한 고독성을 만나 위험을 알리기 위해 찾아간다. 소경호에서 어느 장난꾸러기 소녀 아자를 만나고, 그녀가 어릴 때 헤어진 부모인 단정순과 완성죽을 만나는 것을 본다. 소봉이 단정순을 위험에 구해주는 와중에 아주는 아자의 목걸이에 달린 조각품과 어깨에 새겨진 문신을 보고 아주는 아자가 헤어진 친동생임을 깨닫지만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는다. 그리고 잠깐 기회를 봐서 단정순의 거처에 찾아가서 완성죽과 단정순의 대화를 통해 그가 정말 아버지임을 확인한다.
그 주군이 단정순임을 확신하게 된 소봉은 사대악인으로부터 단정순을 구하고, 단정순에게 '자신의 잘못으로 한 아이가 부모를 잃게 하지 않았냐'고 질문한다. 소봉은 본인의 부모가 살해당한 일을 물어본 것인데 단정순은 자신이 딸을 버린 얘기를 하는줄로 알고 시인, 하여 소봉은 밤 삼경에 청석교 밑에서 단정순과 만나 결판낼 것을 약속한다.
아주는 몸이 떨리고 아파와 소봉은 그녀를 놔두고 원수를 갚으러 나간다. 청석교 밑에서 단정순은 그 간의 과오를 인정하고 소봉은 일장을 날리는데 맞는 순간 잘못되었음을 깨닫는다.[5] 바로 단정순으로 변장한 아주였던 것이었다.[6] 아주는 자신이 소봉의 대원수인 단정순의 딸이었기 때문에 소봉에게 원수를 갚지 말라고 할 수도 없었었다. 그렇다고 처음 만나게 된 친아버지가 죽는 것도 원하지 않아서 이러지 저러지 못하게 되었다. 소봉에게 넌지시 복수를 미룰 것을 말했지만 소봉의 결심은 완강했다. 아주가 생각하기에, 그리고 소봉도 인정했듯이 단정순을 죽이면 소봉의 목숨도 앞으로 무사하기 쉽지 않았다.[7] 아주는 번뇌끝에 자신을 희생하기로 결정하였다. 소봉이 단정순의 모르고 저질렀던 잘못을 용서할 줄 알도록 깨우치고, 복수 때문에 발생하는 억울한 희생과 더불어 자기의 생명을 헛되이 잃는 일이 없기를 소봉에게 당부하고자 대신 그에게 일장을 맞았다.
'''"오라버니, 오... 오라버니께...저... 정말 죄송해요. 저한테 화나셨어요?"'''
이때 숨어서 지켜보던 아자가 나타나고[8] 소봉에게 전한 자신의 진의를 소봉이 이해하자 마지막으로 아주는 소봉에게 동생인 아자를 부탁하며 눈을 감는다. 소봉은 크게 슬퍼하며 아자에게 죽여달라고 하지만 겁먹은 아자는 도망가버린다. 아주의 시체를 안은 소봉은 단정순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찾아가는데 이미 단정순은 사라지고 없었다. 단정순의 거처에 소봉은 아주를 묻었고, 순간 원성죽의 집에 걸려있는 단정순의 필적을 보니 대악당의 필적과 다름을 깨닫고, 진상을 알기 위해 탐문한다.[9]

3. 평가


아주는 천룡팔부의 서사를 비극의 한복판으로 놓은 중요한 인물이다. 처음에는 신선누님의 현신이라 여겨지는 왕어언이 등장하기 전에 거쳐가는 조연 정도로 등장했지만, 소봉의 등장과 더불어 기존의 이미지가 격변한다. 소봉 또한 안문관에서 시작한 소원산 일가의 비극이 교삼괴 부부와 현고 대사의 죽음을 거쳐 그리고 아주의 죽음에 이르러 그의 비극성이 절정에 이른다. 아주의 죽음은 여러가지로 큰 의미를 갖는데, 복수가 도리어 자신을 불행하게 할 것이라는 작품 전체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를 환기시키고 있다.
일찍 퇴장한 아주를 대신하여 소봉의 비극적인 본질을 더욱 더 심화시키기 위해 작가가 등장시킨 인물이 바로 쌍둥이 동생인 아자라 할 수 있는데, 소봉이 아주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아자의 열렬한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긋나는 관계로 진행되며 애정을 둘러싼 원작의 비극은 더욱 강렬해졌다.
아주는 소봉을 매우 사랑한 사람이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지나친 나머지 본의 아니게 자신과 타인을 아프게 했다. 아주가 소봉을 친근하게 '오라버니'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단정순으로 변장해서 소봉에게 죽임을 당하기 거의 직전이었고 그 전까지는 '교 나리'라고 불렀다. 또한 자신의 친부모인 단정순에 대한 효심과 소봉에 대한 사랑이 만나자, 고민하다가 결국 극단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소봉에게 매우 심한 트라우마를 남겼다. 평상시에는 소봉의 골칫거리로 지냈지만 부모인 단정순과 원성죽을 뒤로 하면서까지 그를 따르고, 더 나아가 죽음까지 함께 하려고 한 아자와 좋은 대비를 이룬다.

4. 기타


역대급 캐스팅이라는 천룡팔부 2003에서 '아주' 역은 류타오(유도)가 맡았다. 원래는 당시 17세의 신인이었던 유역비가 '아주' 역을 맡고 이전부터 이름이 알려진 류타오가 여주인공인 '왕어언' 역을 맡기로 되어있었는데 유역비의 포텐을 알아 본 장기중 감독이 배역을 서로 바꾸었다고 한다. 다만, 아주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등장 분량이 결코 많지 않음에도 다양한 감정표현에 해학과 비극성을 동시에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외모보다는 배우의 연기력이 매우 중요한 배역이다. 연기에 능한 유도와 연기는 못 미쳐도 외모가 빛나는 유역비를 서로 바꾼 장기중의 선택은 매우 적절했다. 유도는 원작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아주의 죽음을 특히 구슬프게 연기해서 원작팬들 사이에서 호평이 자자하다.
2013 버전에서는 가청이라는 배우가 원작의 쌍둥이란 설정을 살려 아주와 아자 두 사람을 모두 맡았다. 장기중판보다 장편으로 구성된 덕택에 소봉과의 로맨스가 좀 더 밀도있게 묘사되어 호평을 받았다. 아주가 죽는 대목은 장기중판의 유도 못지 않은 구슬픈 연기를 잘 해냈다. 다만 가청은 실재 자신의 성향이 아주보다는 아자에 가까워서인지 아자에게 더 애착을 느꼈다고. 실재로 소봉을 맡은 종한량이 아주와 아자 중 어느 쪽이 좋냐는 질문에 아자가 좋다고 답변하자 가청이 기뻐했다는 일화가 있었다.

[1] 갑툭튀 서사가 아닌, 소봉과 개방의 일에 단예보다 더 적극 개입하면서 서서히 소봉과 인연을 쌓다가 소림사에서 본격적으로 히로인으로 변신한다.[2] 소봉 편에서 아주의 등장과 죽음까지 비극성을 너무나도 잘 구축했기 때문에, 그녀의 바톤을 이어받은 아자 또한 작중 손꼽힐 정도로 완성도 높은 인물이 되었다.[3] 소봉 항목 참조 [4] 신수판 추가 내용으로, 강민이 단정순이 통솔자라 말하자, 아주는 단정순은 40대인데 통솔자의 나이인 60대와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강민은 단정순의 본래 나이는 60세로 특수한 내공을 익혀 40대로 보여서 남들을 속인다고 거짓말한다.[5] 신수판 추가 내용으로, 천태산에서 소봉은 현자 방장과 장력을 겨루다가 하마타면 소봉이 죽을 뻔 하였다. 소봉이 현자를 어줍잖게 봐주다가 위험에 처했었던 것이다. 이후 소봉은 아주에게 앞으로 장력 대결에서 사정을 봐주지 않다고 약속했고, 그때의 상황을 되새기면서 아주에게 손을 썼으니 참극이 빚어진 것이다.[6] 소봉이 약속에 빨리 나간 틈을 타, 아주는 단정순에게 소봉으로 변장해 찾아가서 약속을 취소시킨다. 그리고 단정순으로 변장해서 약속 장소에 나왔던 것이다.[7] 단정순은 대리국의 왕이기 때문에 그를 해치면 대리국은 반드시 전념을 다해 소봉을 죽이려 할 것이다. 아주는 단예의 육맥신검을 본 후 대리국에 단예와 같은 고수가 많다고 오인하고 있었으며, 소봉도 단연경과 같은 고수 대여섯명이 달려들면 혹은 육맥신검을 구사하는 고수를 만나면 죽을 것이라 말했다. 소봉이 아무리 강해도 혼자서 단예를 위시한 대리국을 당할리 만무했다.[8] 여기서 아자는 겉으로 소봉을 책망하며 조롱했지만, 속으로 아주를 껴안고 슬피 우는 소봉의 깊은 정에 감동받아 그에게 사랑을 느꼈다고 한다. 아자가 눈을 회복하고 소봉과 재회해 그의 마음을 확인하려 할 때, "그 날 뇌성폭우가 몰아치던 날 밤 나는 형부가 언니를 쳐죽인 후 그토록 슬퍼하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무척 형부를 좋아하게 됐단 말이에요. 나는 마음속으로 형부는 그렇게 아파하지 마세요. 형부에게는 아주가 없어졌지만 나 역시 아주처럼 진정으로 형부를 잘 대해 주겠어요".라고 고백했다.[9] 강민은 자신을 찾아온 백세경이 아주가 변장한 가짜라는 걸 직감하고, 그녀와 백세경만이 아는 질문을 해서 아주가 다른 대답을 하니 고의로 거짓 정보를 알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