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성 드라큘라(SFC)
1. 개요
패미컴으로 나온 악마성 드라큘라의 리메이크판. 북미판은 '''슈퍼 캐슬배니아 4'''라는 제목으로 나왔다. 트레져 스태프가 관여한 작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악마성 전설이 아직 개발 완료가 되지 않았을 시점에서 개발을 시작했으며, 게임의 포커스를 게임 플레이로 잡았기 때문에 스토리가 초대작의 리메이크가 되는 원인중 하나가 되었다.#力無き者達よ、滅びるがよい。
힘없는 자들이여, 멸망할지어다.
최초로 8방향 공격에[1] 채찍으로 고리에 매달리기도 가능하게 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고, 액션성을 강조하는 악마성 팬들 사이에선 명작으로 추앙받는다. IGN이 선정한 최고의 SNES 게임 100개 중 21위에 랭크하고, 닌텐도 파워가 선정한 리스트에서는 200개 중 66위에 오르기도 했다. 사실 북미에선 구 악마성 중 최고작으로 꼽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 고전 악마성하면 "닥치고 캐슬배니아 4편!" 하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달까. 찝찝한듯 무거운 호러 분위기가 강렬해서 어느정도 취향을 탈 법도 하지만, 이런 점이 북미에 더 잘 먹혔을 것이다.
애니버서리 콜렉션에 포함된 개발 노트에 따르면 제작 초기에는 디자인 등이 정해지지 않아서 템플릿 개념으로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주인공을 그려놨었다.
2. 그래픽과 사운드
그래픽은 전반적으로 매우 칙칙해보이는 색으로 그려졌는데, 적응하지 못하면 굉장히 답답해 보이는 그래픽이지만 이런 스타일에 거부감이 없다면 '''당대 타기종으론 절대 불가능할 정도로''' 우수한 그래픽을 보여준다. 도트라는 느낌이 완전히 사라질 정도로 섬세하게 손이 간 그래픽은, 배경과 오브젝트에게서 존재감을 느끼게 하며 본 게임 특유의 호러적으로 칙칙하며 음산한 느낌을 매우 잘 살려냈다.
당시의 코나미 답게 SFC에 탑재된 그래픽 효과들도 잘 활용하여, 확대축소, 반투명, 회전 등의 기능도 스테이지나 보스들에게 적절히 탑재되어 있다.
SFC 특유의 음원을 활용하여 중저음이 강하게 깔리는 사운드는 무겁고 답답한 느낌을 더욱 부각시켜 준다. 특히 1~3스테이지까지가 굉장히 답답한 느낌이 지속되는데, 4스테이지부턴 답답하기만 한듯한 느낌에서 조금 벗어나니 참고하자. 짧고 굵게 어레인지된 Bloody Tears 등, 이 게임도 군데군데 명곡이 많다.
그래픽이고 사운드고 튀는 곳 없이 잘 억제되어 철저하게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몰입하다 보면 이 모든 요소들이 본작 특유의 분위기연출로 느껴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음악도 서장에 잠깐 흐르는 시몬의 테마 이후 한동안 특별히 캐치하지 않으면서도 음울한 분위기에 잘 어우러지는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가 막바지가 되면 Bloody Tears, Vampire Killer, Beginning 등 과거작의 명곡들을 연달아 몰아치며 가까워진 결전의 분위기를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좋은 연출을 보여준다. 그리고 드라큘라와의 결전 중 다시 흐르는 BGM은...
북미판은 피와 노출에 관한 연출이 수정되어 있다.[2] 북미판과 일본판은 채찍소리가 서로 다르다.
3. 특징
캐릭터가 악마성 시리즈 중에서도 미묘하게 좀 더 크게 느껴지는 편인데, 그에 비해 이동속도는 별로 빠르지 않기 때문에 초반엔 좀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거기에다 적들까지 개구리와 메두사헤드, 박쥐 등, 초반엔 주인공 허리높이도 안 오는 작은 놈들이 주를 이룬다. 중반부터는 그래도 주인공과 비슷한 크기의 적들이 주를 이루며, 지속적인 컨트롤을 요하는 갖가지 상황이 준비되어 있어 이런 답답한 느낌은 상당부분 사라진다.
당시 악마성 치고는 조작이 꽤 자유롭다. 공중에서 좌우이동도 가능하며 앉아서도 느리게나마 이동할 수 있고 채찍은 8방향으로 휘두를 수 있고, 서브웨폰은 위+공격이 아니라 별도 버튼이 마련되어 있다. 보스들의 피격 무적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위치를 잘 잡고 연타를 제대로 먹이면 정말 빠른 속도로 보스들이 사망하기도 하는 등, 의외로 플레이어의 컨트롤/실력에 따라 플레이양상이 갈리는 부분도 몇몇 존재. 그로 인해 컨트롤에 따라서는 본 게임을 꽤 쉽게 플레이할 수 있다.
전체 분량은 총 11스테이지로, 마지막 부분엔 4연속 보스러쉬도 준비되어 있다. 악마성 바깥에서 시작하여 악마성에 들어가는 부분, 최초로 등장한 귀신 붙은 장서고나 악마성의 보물고 등 각 스테이지의 컨셉과 특징이 확실하며, 비슷한 스테이지는 단 하나도 없다. 대결시간은 짧지만 인상만은 강하게 남기는 보스들도 상당수. 본작의 특징으로 채찍을 걸어 매달리는 기믹도 추가되어, 스테이지 전반적으로 곳곳에 활용되고 있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뒤돌아서는 것이 가능해서, 문워크를 할 수가 있다.
벽을 부수면 등장하는 고기 같은것 외에도, 숨겨진 방 등의 비기도 약간 있다. 조작이 힘들거나 본 게임의 난이도가 약간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알아보자. 특히 마지막 드라큐라와 싸우기 전에...
채찍 휘돌리기는 채찍공격의 1/3의 파워. 서브웨폰의 공격력은 서브웨폰마다 다르다. 아이템 중 II, III등의 석판을 입수하면 서브웨폰을 2연발, 3연발로 쓸 수 있다.(석판이 없을땐 한번에 한발씩밖엔 사용하지 못한다.) 다른 서브 웨폰을 입수하면 현재까지의 스택이 사라지므로, 열심히 2, 3스택을 쌓았다면 나오는 서브웨폰을 무시하고가는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다만 다른 타이틀과 달리 '''채찍이 너무 강하다보니''' 다른 아이템은 있으나마나가 되는 단점이 있다.[3]
기존작들이 평타인 채찍질의 허술함을 서브웨폰으로 커버한다는 구성이 기본적인 게임 디자인이었다면, 본 게임은 시몬 벨몬드와 몬스터들의 크기가 커진만큼 채찍이 너무 커버할 수 있는 범위도 넓고 자유자재로 공격할 수 있는데다가 파워도 쓸데없이 막강해서, 채찍이 커버할 수 없는 부분을 매워주는 형태로 운영하던 '서브웨폰'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차별점. 이 평타인 채찍의 만능성을 본 게임의 장점으로 볼 것인지, 단점으로 볼 것인지는 개개인의 선택이겠으나, 그 덕분에 조작감 하나만큼은 벨몬드 가문 주인공 중에선 가장 좋다는 점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것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것이지 아무리 8방향 공격이라도 온갖 궤도를 통해 파상공세를 펼치는 적들을 얇고 한정된 사거리의 채찍으로만 상대하긴 힘들기 때문에 서브웨폰은 여전히 중요하다.
물론 이 채찍이 너무 편하고 강한 관계로, 후에 고전형 악마성 시리즈에서 이정도로 훌륭한 조작감을 지닌 주인공은 등장하지 못했다. 이 쯤 되면 일부러 그러지 않았다는게 더 올바른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서브웨폰 없이 채찍만으로 클리어하는 영상.
4. AVGN
패미컴용 악마성에 비하면 컨트롤이 엄청나게 유연해져서, AVGN은 자신이 시몬 벨몬드가 된것 같다고 엄청 좋아했다. 거기에 고전게임에서는 재현하지 못했던 무섭고 섬뜩한 분위기도 훌륭하게 재현, 자신이 상상도 못했을 정도의 충격을 줬다고 한다. 본작의 오프닝을 '진짜로 무서운 분위기였기 때문에' 당대 비디오게임 사상 최고의 오프닝이었을거라고 평하기도 했다.
AVGN은 뒤늦게라도 대부분의 악마성을 플레이해봤지만 그는 2009년 말 기준으로 이 게임을 최고의 게임으로 꼽고 있다. 다른 게임들은 컨트롤이 어렵다거나하는 이유로 약간씩 깠었는데(악마성 전설도 포함) 이 게임만은 완벽하다며 칭찬 일색이었다. 그래서 욕을 안하게 되니까 N64용 악마성 리뷰도 해야했다.(...)
악마성 4부작 리뷰의 마지막 리뷰에서 Vampire Killer, 악마성 드라큘라X 월하의 야상곡 등을 리뷰했지만, 전자는 굉장히 잘만들었지만 최고는 아니라 본작에 비하면 뒤진다는 평, 후자는 최고의 그래픽과 사운드지만 바뀐 게임성, 그리고 북미판 성우의 발더빙(...) 등의 외적 요소가 깔거리를 제공하여 상당히 깠다. 만약 리히터가 주인공이고[4] 채찍질이 8방향이고 게임오버 화면이 빠르고 컨티뉴 메뉴가 있었다면 좀 덜 까였을지도 모른다. 물론 AVGN의 성향이 그렇다는것 뿐이니, 실제 게임의 평가와는 다르다. AVGN은 월하의 야상곡은 무기가 너무 다양하고 선택지가 많은게 별로라는 말까지 했을 정도로 비선형 진행을 좋아하지 않고 고전스타일을 선호한다.
그가 제일 좋아하는 SNES 게임 10개 중에서 이 게임을 3위로 꼽기도 했고, 몇 번을 해도 질리지 않아, 아직도 다시 플레이한다고 한다.
유념해야 할 것은 이 엄청난 조작성은 어디까지나 ‘악마성 시리즈 내에서는’ 그렇다는 것이다. 위에도 있듯이 온갖 방향에서 활개치는 적들에 비해 시몬의 움직임은 상당히 느릿느릿하며, 점프는 높지 않고 빨리 떨어진다. 계단을 직접 타고 내려가지 않고 점프하면 그냥 추락사한다거나, 계단 끝에 조금이라도 발이 걸쳐져 있으면 점프가 불가능하며, 설상가상으로 맵에는 온갖 낙사구간, 즉사트랩이 넘쳐나며 피격시 넉백도 여전해서 까딱 하면 죽기 쉬울 뿐더러 이걸 노리고 좁은 플랫폼 위의 시몬을 수중에서 대놓고 저격하는 몬스터들도 등장한다. 각 구간마다의 볼륨도 상당해서 죽으면 엄청 뒤까지 되돌아가서 다시 해야 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이런 부분은 당시 악마성 시리즈 액션의 특징이고 롤프의 칭찬 또한 어디까지나 당시 기준의, 캐슬배니아 전기작 3부만 존재하던 시절을 경험한 사람의 입장에서의 소감인 것이다. 즉 동시대에 나왔던 마리오 월드 같은 게임 수준의 속도감과 반응성, 유저 친화성을 기대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그 AVGN이 극찬을 아끼지 않은 게임이라 악마성 시리즈 한 번도 안 해본 문외한이 기대만으로 가득 차서 이 게임을 처음 접할 경우 이런 의외의 면모에 당황할 수 있음은 알아두자. 물론 인터페이스에 적응하면 시몬의 조작감은 좋은 것은 사실이나 악마성 시리즈는 그 악랄한 난이도로 유명한 게임이었고, 그나마 최종보스 드라큘라가 좀 약했다는 평가를 받을 뿐 이 게임 또한 예외가 아니다. 스테이지를 진행해 가다 보면 시몬의 이동속도와 점프 컨트롤로 헤쳐나가기엔 어려운 플랫포머 액션이 정말 많이 등장한다.
5. 여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공식 가이드북에 나온 설정에 따르면 이 작품의 시몬 벨몬드는 알루카드와 같은 담피르다.
광고가 상당히 황당하다.
[1] 사실 다양한 방향으로 채찍을 쓰는 건 1편 제작 초기 기획서에 있었다(애니버서리 콜렉션 참고)[2] 대표적으로 원판 타이틀 화면에선 제목에서 피가 뚝뚝 떨어져 더욱 섬뜩한 분위기를 연출하나, 북미판에서는 피가 나오지 않는다. 물론 그 정도로도 충분히 섬뜩하지만 말이다.[3] 링크의 유저는 기왕 채찍이 강해진거 채찍을 더 많이 사용하게 게임 디자인을 하면 더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했다. 이런 점만 지적했지 마지막엔 게임성 자체는 까지않아서 뻘쭘해했지만 말이다.[4] 해당 리뷰에서 AVGN은 채찍이 검보다 재밌다고 코멘트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