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나씨 묘 출토 편지
1. 개요
2012년 5월 대전광역시 유성구 금고동 안정나씨 종중 묘역을 이장하다가 발견된 한글 간찰 2통. 조선 전기인 1490년에 나신걸(羅臣傑.1461∼1524)이 자신의 부인 신창 맹씨(新昌孟氏)에게 보낸 친필 한글편지이다. 후손들의 기증으로 대전시립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2. 내용
출처 : KBS 뉴스 500년 전 배냇저고리·한글 편지 공개
2012년 5월에 대전 유성구 금고동 안정나씨 종중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조선시대 미라 4기, 한글편지 2점, 기타 장삼과 의례용치마,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배냇저고리 등 출토 유물 약 150점이 발견되었다.
여기서 발견된 한글 편지 2점은 1490년에 안정나씨 회덕파의 파조(波朝) 6대손 나연종(羅蓮宗)의 둘째 아들인 나신걸이 지금의 함경도(1470~1498까지 영안도) 경성(鏡城) 지방에서 군관으로 복무하는 도중 아내인 회덕 온양댁 신창 맹씨에게 보낸 편지들로, 한 통은 군관으로 부임해 가면서 부인 신창 맹씨에게 안부와 함께 농사와 소작 등의 여러 가정사를 두루 챙기는 내용이 들어 있고, 나머지 한 통은 당시 군관 등 남성들이 입던 포인 철릭을 보내달라는 이야기와 함께 자기 부인을 위해 분과 바늘을 사서 보낸다는 내용의 편지이다.
내용은 주로 군관으로 부임해갈 때 미리 집에 가서 당신과 가족들을 봐야 하는데 못보고 가니 이런 민망하고 서러운 일이 어디에 있는가 하며 애통해하거나, 군복무 도중 부인에게 분(화장품)과 바늘 여섯을 사서 보내며 울었다는 등 아내에게 보낸 사랑편지이다.
한글편지 두점은 모두 조선 전기인 1490년에 지어진 것으로 필사본이 아닌 친필 원본 한글편지 중에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편지로 여겨지고 있다. 이전까지 가장 오래된 친필 한글편지로 여겨지던 청주 출토 순천김씨 의복 및 간찰의 편지 192장보다 약 65년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나신걸 간찰 두 점은 당시 훈민정음이 1443년에 창제되어 1446년에 반포되었기 때문에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반포 후 얼마되지 않아 일반 민간에서[1] 사용된 친필 한글 편지글이라는 점에서 연구 가치가 높다고 여겨지고 있다. 다만 2012년 발굴 후 2016년 4월에 대전시립박물관을 통해 공식적으로 대중에 공개되었기 때문에 아직 관련 연구 등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전시립박물관에서는 타국이나 이전 한국의 왕조에서는 사망한 인물이 권력 및 돈이 많은 왕실 인물이나 고위귀족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제형편상, 또는 불교나 기독교 등 종교의 영향으로 시신을 화장, 또는 풍장해버리거나 간단히 매장하고 끝냈던 반면, 조선에서는 유교의 영향으로 일반 민간의 유생들까지도 생전에 사용하던 각종 부장품 및 의복, 편지 등을 다수 소장시켜 매장하였고, 또한 조선인들은 주자가례의 의식에 따라 관이 들어갈 자리 둘레에 엄청난 두께의 단단한 회벽을 둘러쳐 방수와 방충, 방부 효과를 극대화시켰기 때문에 다른 시대의 묘제 방식보다 미라, 복식 등의 유물 출토 비율이 매우 높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조상님들의 묘를 지켜야 한다는 문중들의 반발이 매우 심하기 때문에 오래된 조선시대 묘역을 여는 것은 몇몇 매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불가능에 가깝다.
안정나씨 묘에는 두점의 친필 한글편지 외에도 150여종의 유물이 발견되었으며, 이 유물들도 1400년대 조선 전기의 민간인 유물들로 복식사, 풍속사, 미시사, 민속학 연구자료로서의 가치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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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나씨 묘 출토 편지 중 한 점.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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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토된 복식 중 일부. 출처 : 대전광역시 공식 홍보 블로그 대전이 좋다
3. 바깥고리
- 대전광역시 공식 홍보 블로그 대전이 좋다 : 안정나씨묘 출토의복 특별전에서 만난 500여년 전 타임머신
- 대전광역시 공식 홍보 블로그 대전이 좋다 : 대전가볼만한곳 안정나씨묘 출토복식 특별전, 500년의 그리움을 깁다
- KBS : 500년 전 배냇저고리·한글 편지 공개
- 한국일보 : 대전 출토 조선시대 전기 유물 특별전
- 서울신문 : 最古 한글편지 복원…대전 안정 나씨 묘서 출토
- 파이낸셜 뉴스 : 500년만에 빛본 안정나씨 부부의 사랑편지...국가기록원 복원 성공
- 연합뉴스 : '어머니!' 부치지 못한 학도병의 편지
[1] 다만 이 경우는 완전히 일반 민간이라고 하기엔 좀 그런데 나신걸의 집안은 생짜 평민 집안이 아니라 아버지 나연종(羅連宗, 1443~1488)과 동생 나문걸이 청산(현재의 옥천군 청산면)현감을 지낸, 지방에서는 힘깨나 쓴다는 사족(士族)가문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