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향육사(테이스티 사가)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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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티 사가의 등장 식신. 모티브는 어향육사.항상 치파오를 입고 다니는 누님 스타일의 식신. 성숙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성격이라 여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평소 역사 연구를 좋아하며, 고금의 역사를 통달한 유명한 역사학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늘 과거를 잊지 말고 역사를 교훈 삼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2. 초기 정보
3. 스킬[4]
4. 평가
'''평딜을 이용해 높은 단일딜링을 뿜어내지만 꽁치와 월병, 햄버거에게 밀려버린 비운의 식신'''
성능은 중상위권. 일반 스킬이 평타를 전반적으로 강화시키는 기술이라 단일 딜링은 높은 편에 속하며, 에너지 스킬이 상대를 5초나 침묵시키는 최상위권 CC기이다. 게다가 하드 스테이지에서 조각이 나오는 식신이라 키우기도 편하다. 그러나 이 녀석이 그냥 넘사벽적으로 단일 딜량이 뛰어난 까닭에 카오야의 연계 스킬을 노리지 않는 이상 자주 기용되지는 않는다. 몇몇 하드 스테이지에서 방어형 식신을 사용하지 않고 클리어하라는 조건을 거는 경우가 있는데 탱킹면에서는 월병과 햄버거가 몇 수 위이다. 여러모로 애매한 성능으로 인해 버려진 비운의 식신.
5. 대사
6. 배경 이야기
6.1. 1장. 지하실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
인간 사회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속담 중 하나다.
그리고, 마스터가 나에게 남긴 '유언'이기도 하다.
지금 내 앞에는 검은 한권의 책 한 권이 놓여 있다. 바로 펼쳐볼 생각이었지만, 마스터의 그 말이 날 망설이게 했다.
눅눅한 냄새가 이 어둡고 지저분한 지하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들고 온 기름 램프의 불이 점점 약해 지기 시작 했다.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다고 난 스스로를 다그쳤다. 추격병이 언제 들이 닥칠지도 몰르는 상황에서, 오랫동안 찾아 해멨던 '진실'을 눈앞에 두고있다.
내 눈앞에 있는 책을 펼쳐서 그 내용을 있는 그대로 기록해 두는 것, 이게 바로 역사학자의 의무이다.
하지만 책을 움켜진 내 두손은 쉴 새 없이 떨렸다. 그 안에 기록 된 내용에 나도 모르게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익숙했던 역사적 사실이 거대한 구렁이처럼 날 옥죄며 내 목덜미에 거친 숨을 토해내는 것 같았다.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
마스터의 경고가 머리에 메아리쳤다. 그리고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여 날 보던 마스터의 눈빛이 희미하게 떠올렸다.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경고를 무시하고 세상의 모든 역사서를 읽을 거라는 걸 진작부터 알고있었다는 그 눈빛이...
항상 가지고 다니는 곰방대에 불을 붙이고 깊게 한 모금 들이 마셨다가 천천히 내뱉었다. 매케한 담배 냄새가 눅눅한 공기와 뒤섞이자 긴장감이 조금은 사라지는 듯 했다...
다시 한번 책에 손을 뻗어 천천히 펼쳐 든 순간 등 뒤에 있던 문이 열였다.
가슴을 옥죄는 긴장감에 곰방대의 불을 재빨리 끄고 가까운 책장 뒤에 몸을 숨겼다.
곧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내가 숨은 책장 앞에 멈춰섰다. 그리고 나지막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 있는 거 다 알아」
6.2. 2장. 배반자
이 나라의 인구는 많지 않고, 지리적 위치는 좋지 않았지만 모든 국민이 사치와 향략을 즐길 만큼 무척 부유한 편이었다.
주변국들은 이러한 사실을 쉽게 납득할 수 없었다.
그래서 몇번이나 사람을 보내 그들이 부유하게 살 수 있는 원인을 조사하려 했지만,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
아마도 그 '원인'은 책장 뒤에 숨어있는 날 발견한 이 남자일 것이다.
「오호, 역시 사서가 목적이었나.」
오랜 친구를 대하듯 여유로운 말투로 남자는 내가 앉았던 의자에 걸터 앉더니, 책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아직 펼쳐볼 시간은 없었나 보네?」
남자는 비아냥겨리는 말투로 책을 몇 장 넘기는가 싶더니 이내 덮어버렸다. 난 책장 틈 사이로 남자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남자는 내 쪽을 보지도 않은 채 품에서 곰방대를 꺼내 불을 붙였다.
언제 들이닥칠 남자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난 숨을 죽인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때 문밖에서 요란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지하실 문이 벌컥 열렸다.
「이 좀도둑 녀석, 오늘은 기필코 감방에 처넣어 주마!」
한 무리의 병사를 이끌고 나타난 남자가 이를 갈며 소리쳤다. 성에 잠입했다는 걸 들킨 뒤로 날 쫓던 병사였다.
「네, 네놈이 어째서 여기에...?」
자신만만 했던 병사의 얼굴이 충격으로 일그러지더니 지하실을 채웠던 연기가 점점 짙어졌다. 그 순간, 믿을 수없는 장면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공중에 퍼져있던 연기가 병사들을 애워싸기 시작한것이다.
「그, 그만둬......」
병사들이 하나둘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조금전의 병사는 목이 졸린 듯 시뻘게진 얼굴로, 남자를 향해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 배신자... 황제께서... 네놈을 절대... 용서치 않을...거다...!」
남자는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고, 다른 병사들과 마찬가지로 땅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의자에 앉아 있던 남자는 식신, 그것도 나보다 훨씬 영력을 지니고 있는게 분명했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미처 정신을 차리지도 못하는 내 귓가에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럼, 계속 해볼까?」
6.3. 3장. 파괴자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
마스터가 들려준 경고를 마음속 깊이 새기고 절대 잊지 말아야 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난 책을 품에 안은 채 이 나라의 중심에 서서 거대한 불꽃을 바라봤다. 곧이어 폭발음과 비명, 그리고 살려달라는 절규가 들려왔다.
「내가 이 나라를 파괴하는 모습을, 네게 똑똑히 보여주고 싶었어.」 그 식신이 지하실에서 했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리고 네가 이 모든 것들을 기록하는 거야. 한 글자도 빠짐없이 기록해서 대대로 전하는 거지.」 내일 저녁 메뉴를 묻는 듯 평온한 목소리였다.
식신이 지하실을 나간 뒤, 난 힘껏 움켜쥐고 있던 사서를 펼쳐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책에 기록된 내용은 너무나도 잔인했어. 지금 내 눈앞에 일어나고 있는 일만큼이나 잔혹하고 끔찍했지.
그날 밤에 시작된 비극은 다음날 새벽이 되어서야 끝났다.
눈 부신 햇살이 대지를 비추기 시작했을 때 어제까지만 해도 번화했던 이곳이 폐허로 변한 사실을 깨달았다. 자욱한 먼지가 걷히는 동시에, 이 나라도 함께 멸망할 거라는 것도...
그리고 자신의 영력을 쏟아붓고 폐허 한가운데 쓰러져 있는 식신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그 표정은 그를 처음 봤을 때처럼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전투를 끝난 후, 그가 예전처럼 압도적인 힘을 지닐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번 전투에서 그 누구도 승리하지 못했다.
태양이 서서히 떠오르면서 따사로운 햇살이 내 몸을 관통해 바닥을 비추기 시작했다.
점점 투명해지는 내 몸을 바라보며 난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때가 된 것 같다.
6.4. 4장. 명령
마스터의 부름을 받고 소환되었을 때 난 호기심으로 가득 찼다.
세상 만물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우리 식신들은 무엇을 위해 태어났는지...
호기심이 지식에 대한 강한 갈망으로 변한 뒤에야 내 궁금증을 해결해줄 열쇠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마스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난 세계 각지의 사서를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다. 그 후에야 내가 알고 있는 역사에 빈틈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군가가 정성 들여 다른 사건으로 그 틈을 채우긴 했지만 내 나름의 분석을 통해 그들 사이에 수많은 모순이 존재한다는 걸 발견했다.
그리고 마스터가 돌아가신 뒤에야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검은 사서」가 바로 그 열쇠였다.
폐허 속에서 서서히 사라지는 내 육체를 바라보며 난 죽음을 직감했다. 그 순간, 길었던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아무것도 모른 채 이 세상에 태어났다가 모든 진실을 깨닫고 나서야 이 세상을 떠나게 됐다. 홀로 견였던 긴 시간을 떠올리자, 그저 편안히 눈 감고 싶다는 생각에 휩싸였다.
「식신의 마지막은 이런 건가...」
그때, 꼼짝도 하지 않던 식신이 내 옆으로 다가왔다. 입을 열 힘마저 없던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를 바라봤다.
「모든 걸 기록해 달라던 내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 말이지.」
부드럽기 짝이 없는 목소리였지만 내게는 왠지 비아냥거리는 것처럼 들렸다. 대답할 기력도 없는 내게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지?
뒤이은 그의 말이 비수처럼 귓가에 꽂혔다.
「그러니까 이대로 보내주진 못하겠는걸?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지.」
놀란 내 눈빛을 뒤로하고, 그는 품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돌을 꺼내들며 날 향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제 내 곁에서 날 위해 일하는 거야.」
「이건 부탁이 아니야, 명령이지.」
나지막한 그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