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요리
1. 개요
촨차이(川菜) 혹은 사천채계(四川菜系)라고 불리며, 청두(成都), 충칭(重慶) 같은 중국의 쓰촨성 및 인근 지역이 주가 된다. 특징으로 다양한 맛(味多), 넓은 범위의 맛(味廣), 두터운 맛(味厚), 농염한 맛(味浓)을 내세우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특유의 매운 맛으로 유명하다.[1][2]
유명한 요리로는 꿍빠오지딩(宫保鸡丁 : 달콤한 닭 요리), 후이궈로우(回锅肉: 중국식 삼겹살 두루치기), 이핀씨옹장(一品熊掌; 곰 발바닥 요리), 위샹로우쓰(鱼香肉丝 : 야채와 고기를 채썰어 볶고 사람에 따라 시큼하게까지 느껴질 정도로 새콤달콤한 소스와 같이 볶아낸 요리), 깐쇼 상어 지느러미(干燒魚翅), 마파두부(麻婆豆腐) 등이 있다.
2. 특징
사천 요리는 역사가 매우 길고 풍미가 독특하며 '백 가지 음식에 백 가지 맛'이라는 백채백미의 칭호를 가지고 있다. 조미료로는 후추, 초피, 고추, 두반장 등을 주로 사용하며, 조리 방법은 조리 시간을 짧게 하는 소전소초, 수분과 기름의 양이 적은 간소, 간편의 조리법을 이용한다. 내륙 요리의 진수로 중국 서부 지역의 요리를 대표하는데, 양자강 상류의 산안지대인 사천, 운남, 귀주 지방의 요리를 포함한다. 산악지대이므로 향신료, 소금 절임, 건조시킨 저장식품이 발달했다. 옛날부터 사천분지는 천부지국(天府之國), 즉 하늘이 곳간(府)을 내려준 땅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국의 유명한 곡창지대로서, 해산물을 제외한 사계절 산물이 모두 풍성해 야생 동식물이나 채소류, 민물고기를 주재료로 한 요리가 많았다.
이 지역 요리는 맵기로 유명한데, 얼얼하고 맵고 강한 향기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뜨거움(燙), 매움(辣), 얼얼함(麻)으로 표현된다. 한국의 칼칼하고 달착지근한 매운맛과는 차이가 있어서 매운맛이라는 공통점을 찾아 사천 관광시 이 지역 요리를 맛보는 한국 사람들이 이 맛에 혼쭐이 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사천 요리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서 두반장을 쓴 사천 요리는 한국인의 입맛에 상당히 잘 맞는 편. 마파두부, 딴딴면, 회과육, 깐풍기, 짜장면(사천짜장) 등 한국에 잘 알려지거나 한국식으로 어레인지 된 중화 요리에 두반장이 쓰여서 익숙한 맛이기도 하다.
중국 사천(혹은 서부 대분지 지역) 요리는 바다와 멀어서 기온 차이가 심하고 습하기 때문에 음식의 부패를 막기 위해 음식에 고추, 후추, 마늘, 생강 등을 주로 이용하여 향신료를 많이 넣고 소금 절임, 건조시킨 저장식품이 많다는 게 큰 특징이다. 이런 향신료에 익숙하지 않은 곳의 사람이라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장류가 발달한 것이 특징인데, 辣豆瓣醬(두반장), 鱼香(어향), 蒜蓉辣椒醬(고추마늘소스) 등이 모두 이쪽 지역 조미료이다. 내륙 지역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산물은 덜 쓰이는 편으로, 주로 건어물 류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사실 중국웹에도 검색을 해보면 '깜짝 사실 - 사천 사람들의 매운맛 사랑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수준의, 일종의 '상식 타파의 상식'으로서 사천의 매운맛 역사가 그리 깊지 않다는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보통 뭐 2백년 정도 밖에 안 된 짧은 역사라고들 한다. 현재 어느 문화권을 막론하고 매운 맛의 주체가 되는 것은 고추고 사천 요리도 마찬가지인데, 고추 자체가 신대륙에서 온 작물이니 국제 교역이 풍부한 해안 지역에서부터 시작해 내륙 깊숙한 사천 지방까지 정착하는데는 시간이 꽤 걸렸다고 보는 게 맞기는 하다. 또한 좀 더 복합적인 문제로, 명말청초 사천 일대는 인구가 급감하고 그 문화의 맥 자체가 끊겼기에, 이후의 (고추 보급과 함께) 매운 맛으로 발전한 사천 요리와 먼 옛날 시인들이 노래했던 사천 요리는 아예 뿌리가 다른 종류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 것.
다만 좀 더 깊이 파고 들어가자면, 원래 양고기, 돼지고기 등 냄새가 강한 고기를 먹었던 대륙은 아주 먼 옛날부터 생강, 산초 등의 토착 향신료를 사용했고, 이들 향신료 중 사천산이 '촉강'/'천화초'라 불리우며 특별 대접을 받을 만큼 질과 생산량 면에서 독보적인 데가 있음을 감안할 때, 지금 같은 캡사이신 중독 수준의 경지는 아니더라도 어쨌든 향신료의 수요(날씨로 인한 빠른 부패)도 공급도 많았던 촉 지방 요리가 전통적으로도 대륙의 다른 요리보다는 좀 더 매웠을 거라고 보는 것도 맞다.
그런데 고대 촉한의 신하였다가 위나라에 투항한 맹달은 당시 사천 고기 요리의 특징을 꿀, 엿을 많이 쓰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를 생각하면 과거의 사천 요리는 좀 더 달았을 거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단 걸 좋아하던 조비는 이 말을 듣자 신하들에게 곧바로 알릴만큼 흥분했다.
3. 대표 요리
3.1. 마파두부
청나라 때 성도 북문 거리에 개업한 진흥성 반포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두부 요리다. 이 요리를 만든 노파가 곰보였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이 '진씨 곰보 할머니'라고 부르던 것이 요리의 이름으로 굳어버린 것이다. 마파두부는 초피와 빨간 고추를 다량 사용하고, 혈액순환을 도와 피로회복 효과가 있다. 초피는 겉껍질을 향신료로 사용하는 열매로, 이를 씹으면 입 안이 마비될 정도의 아리고 얼얼한 매운맛이 강하다.
3.2. 회과육(후이궈러우)
사천 지방의 대표적인 향토 요리. 삶은 돼지고기를 두반장으로 다시 볶은 요리로써, 우리나라의 제육볶음에 준하는 서민적인 음식이다. 한국, 일본에서도 현지화 된 요리인데, 한국에서는 춘장으로 일본에서는 첨면장으로 만드는 것이 차이다.
3.3. 훠궈
훠궈는 샤브샤브 음식인데 백탕과 홍탕으로 나뉜다. 두 가지 탕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원앙 스타일의 훠궈가 유명하다. 마라훠궈라고 불리는 홍탕은 특유의 장맛이 강해 다소 안 맞을 수도 있다. 그릇 가운데 동그란 부분에 향신료와 여러 가지 한약 재료가 들어 있다.
홍탕은 매운 맛이 강하다. 백탕은 육수로 만들어 외국인에게도 잘 맞는다.[3] 소스는 마장소스, 칠리소스, 간장 등이 있는데 이 중 가장 많이 쓰이는 마장소스는 참깨로 만든다.
3.4. 마라샹궈
쉽게 말하면 훠궈의 볶음 버전(?) 정도가 되겠다. 훠궈와는 달리 밥도 곁들여 먹는 게 특징. 충칭 지역 평범한 가정에서 큰 솥에 산과 밭에서 난 채소를 마라향 나는 소스로 볶아 만든 것이 이 요리의 유래이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훠궈와 꽤나 차이가 있으나, 재료를 향신료가 가미되지 않은 삼겹살과 죽순 위주로 넣어 볶는다면 본토에서 먹어도 한국인의 입맛에 딱 적당한 밥반찬으로 즐길 수 있다.
재료는 여러가지가 들어가며 채소, 부죽[4] , 건두부, 새우, 게, 장어 등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여러 바리에이션이 있다. 당연히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가격도 달라진다.
일부 가게에서는 마라샹궈 만들고 남은 재료들을 훠궈 재료로 써서 훠궈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보통 갑각류인 새우나 게 등을 먹고 나면 꼭 껍데기가 많이 남는데 그걸 활용해서 만드는 모양.[5]
3.5. 마라탕
대표적인 중국 길거리 음식. 훠궈의 국수 버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예전에는 야채+국수의 조합이였으나 근래에는 고기 종류도 들어가는 듯. 보통은 사천 요리로 취급하지만, 정작 현지인들은 사천 요리가 아니라고 부인한다. 다만 마라탕의 원형인 마오차이(冒菜)가 쓰촨에서 나왔다.
3.6. 마라롱샤
麻辣龍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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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민물가재를 마라 소스에 볶아낸 요리. 엄청 빨간 색이 강렬한데,[6] 맛도 그만큼 맵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윤계상이 연기한 장첸이 이 마라롱샤를 맛깔나게 먹는 모습으로 유명해졌다. 새우 요리로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가재가 맞다.[7] 요즘에는 먹어본 사람들 말에 의하면 가재가 살이 별로 없다는 평도 있다.
3.7. 갼샤오밍샤
매콤한 소스를 이용한 사천식 새우볶음 요리이다. 새우를 깨끗이 손질해 튀겨내고 여러 가지 재료를 넣은 고추기름에 볶아내면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있는 깐쇼새우와 흡사하다.
3.8. 어향육사
매운 소스로 볶은 요리로 중국인들이 먹는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다. 돼지고기를 가늘게 썰어 죽순, 목이버섯, 잘게 썬 파, 생강 등 야채를 넣어 만든 요리이다. 어향이란 소스는 식초와 간장, 두반장, 맛술, 설탕과 물을 넣고 고루 섞어 만든 소스로서, 매우면서 달콤하고 새콤하면서 약간 신맛이 가미된 아주 복잡하고 자극적이며 강한 맛을 지니고 있다. 들어가는 재료에 생선(魚)은 없으나 어향인 이유는, 주로 생선 요리에 쓰이던 양념이었기 때문이라고.
3.9. 산니백육
蒜泥白肉
사천식 냉채의 일종으로, 얇게 저민 돼지고기 편육과 얇게 저민 오이를 산 모양으로 소복하게 얹고 그 위에 사천풍의 매운 양념을 얹어먹는 요리이다.[8] 각주에 나와있듯이 바리에이션이 다양하나 좌우지간 편육 + 오이 + 매운 양념 조합이라는 점만큼은 지켜진다.
이름에 들어기는 '니' 가 '진흙'[9] 을 의미하는데, 양념이 고기와 오이 위에 끼얹어진 모습 탓이라는듯.[10]
3.10. 딴딴면(담담면)
담담면은 우리나라 찹쌀떡 파는 것처럼 노점상이 어깨에 메고 팔던 음식이다. 양념장 향이 강하고 매콤, 새콤하다. 요즘은 간단한 먹을거리를 파는 음식점에서 맛볼 수 있다.
3.11. 마라빠오위
사천 요리의 톡 쏘는 얼얼한 매운맛을 의미하는 마라를 맛의 중심으로 한, 전복 위에 소스를 끼얹은 음식이다.
3.12. 꿍빠오지딩
닭고기와 땅콩, 고추, 오이, 당근, 양파, 생강 등을 조미용 황주, 간장, 설탕, 식초, 화초(산초나무 열매로 독특한 향을 낸다)로 맛을 내어 볶은 요리이다. 럭셔리 버전으로는 새우를 쓴 궁보새우가 있다.[11]
3.13. 구수계
口水鷄
'입에 침이 고이는 닭' 이라는 의미를 지닌 사천식 닭냉채. 익혔다가 찬물에 미지근하게 식힌 닭가슴살이나 닭다리살을 마라 양념에 곁들어먹는 것으로, 사천 요리집에선 흔히 볼 수 있는 닭냉채 요리이다. 한국에서도 만들 수 있다.
조리시 닭껍질이 붙은 닭고기를 쓸 수도 있고, 껍질이 없는 닭고기를 쓸 수도 있다. 선택은 자유. 양념의 경우 만들어먹기 귀찮을 경우 시판 마라장 소스[12] 등을 이용해 야매 구수계(...)를 만들 수도 있다. 땅콩 분태[13] 등을 곁들이면 기름지고 고소한 맛을 더할 수 있다.
좀 더 차갑게 먹고 싶다면[14] 삶아 손질한 닭고기 위에 양념을 끼얹고 냉장고에 짧으면 30분, 길면 1시간 이상 놔둬도 된다.
양념 특성상 짜고 매운지라 냉채요리임에도 불구하고 은근 밥이 당긴다.
3.14. 라즈지
辣子鶏
화자오와 고추 등을 써서 매운 양념에 잘게 다진 닭고기를 볶은 요리로, 양도 많고 엄청 맵다. 한국에서는 산둥성 화교들이 사용하는 방언을 따라 '''라조기'''라는 이름으로 정착되었다.
먹어본 사람들에 따르면 닭고기 찾기가 꽤 힘들어서 그냥 고추 먹는 느낌이라고 한다(…) 물론 잘 먹는 사람들은 아예 싸가지고 귀국할 정도로 잘 먹기도 한다.
3.15. 부처폐편
소 내장을 얇거나 잘게 잘라 짜고 맵고 알싸한 양념장에 무치거나 볶아낸 요리. 짜고 맵기 때문에 밥 반찬에 가깝다. 부처폐편(夫妻肺片)에서 부처는 남편과 아내, 즉 부부를 뜻하는 말이다. 사이 좋은 부부가 곱창을 비롯한 소 내장을 가지고 편육 모듬을 만들어서는 거리와 골목을 오가면서 팔았다는 데서 나온 이름이다. 고기로 쓰고 남아 버려지는 내장 부위들을 가지고 만들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버릴 폐를 썼다가, 요리 가격도 비싸지 않았고 독특한 맛으로 인해 서민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자, 어감이 별로라 원래는 버릴 폐와 음은 같으나 의미는 다른 허파 폐(肺) 자를 써서 부르게 됐다.
3.16. 수이주위
수자어 水煮鱼[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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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종류의 민물고기를 물 + 기름 + 매운 양념으로 익혀서 만드는 요리로, 마라 특유의 얼얼하게 매콤한 맛이 특징이다. 해산물을 구할 수 없는 내륙 사천은 민물고기를 응용한 요리들이 발전했는데 이 녀석도 그중 하나.
위에 고추가 가득 깔려있고, 아래는 생선과 물 반 기름 반의 국물이 있다(...) 가게에 따라 생선 외에 콩나물 등이 함께 담겨나오기도 한다. 국물은 먹지 않고, 보통 건더기들만 건져먹는다.
사실 소고기 버전(水煮肉片)[16] 도 있는데, 역사적으로 치면 이 소고기 버전이 먼저라고 한다. 소금 캘 때 쓰던 소가 늙으면 소금기 많은 우물물을 소고기 조리하는데 쓴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생선가시가 싫은 사람이라면 이쪽을 골라도 좋다.[17] 수자육편의 경우 소고기 버전 뿐만이 아니라 돼지고기 버전도 있다.[18]
3.17. 청초육사(고추잡채)
3.18. 장비우육(낭중우육)
중국 사천성 랑중 랑중구청(랑중고성)의 지역 음식.[19] 향신료 등으로 한번 절인 다음 선지에 담궈 숙성시킨 요리로 때문에 콘비프의 일종으로도 보는듯. 그대로도 먹지만 우육면 토핑으로 많이 쓴다고. 낭중은 옛 파 지역으로 삼국시대 장비가 이곳의 태수로 7년간 지냈다. 사천 지방이 예로부터 소를 많이 키우다보니 장비가 자기 부하들 먹으라고 전투식량으로 보존용 소고기를 만들었는데, 그게 오늘날까지 장비우육이라는 이름의 요리로 내려왔다는 전설이 내려온다...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사실은 아니다.
낭중(+파)일대는 장비 커리어의 마지막 화려한 무대(장합과의 일전)이자 또한 그가 숨을 거둔 곳이기도 하다. 그러니 만큼 촉한 사랑 지극한 사천 지방 내에서도 특히 장비의 인기가 높은 곳일 수 밖에, 랑중에서는 건물 밖에 경극의 장비분장을 따라한 사람들이 쇼를 하고 있고 장비만두, 장비맥주도 판다.(...) 한가지 재밌는 점은, 보통 연의에서 장비와 연이 깊은 건 돼지고기 쪽인데, 이 요리는 쇠고기 요리라는 것. 위 프로그램에서는 장비우육의 유래를 '전쟁에서 승리한 후(아마도 장합과의 싸움)' 유비가 군사들을 치하할 때 장비가 만들었던 요리'라고 밝히고 있는데, 실제로 웹을 뒤져보면 이쪽 보다는 도원결의 때 형님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만들어 낸 요리라는 유래가 더 유명하다. 중국 북부 지방은 돼지고기 소비가, 남부 지방은 쇠고기 소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 후자보다는 전자가 더 맞는듯도 하지만...
사실 이런건 다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고. 실제 역사를 따져보자면 이 '낭중우육'은 만들어진지 2백년 정도 된, 청나라 때 발달한 음식이며 쇠고기를 쓰는 것과 다양한 향신료 활용도 당시 늘어나고 있던 무슬림들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이 요리에 장비의 이미지를 본격적으로 덮어 씌우기 시작한 것은 중공이 자본의 맛을 보기 시작한(...) 1980년대 중반, 왕정추라는 쇠고기&양고기 가공업체 사장이 상품화하면서부터다. 상황이 이러니 이 음식이 시작된 랑중에서도 원래 장비의 인기가 높았던지라 장비우육이라고 불리기 시작한건 당연했다. 물론 지금까지 없었던 천팔백년 전 인물과의 연관성을 갑자기 지어내자니 좀 찔리긴 했는지 그 나름의 개연성을 부여하고자 어떻게든 얽어내려는 논리가 있기는 한데, 대부분은 헛소리다. 애당초 장비가 살아있던 시기의 사천 고기요리는 향신료가 아니라 엿이나 꿀로 맛을 냈다.
다만 '겉은 검고 속은 붉은' 이 요리의 형상이(현대화된 생산 방식에서는 사라진, 원형에만 있는 특징), 경극 등에서 묘사되는 장비의 이미지와 부합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꽤 그럴싸하다. 경극에서 붉은색은 용맹함, 검은색은 진솔함과 통쾌함을 뜻한다. 그외 장비우육과 장비를 어떻게든 얽으려는 무리수 중에는 장비는 술꾼이니 술안주로 제격인 이런 요리를 만들어 먹었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저세상 논리도 있었다.
그리고 한가지 웃기는 해프닝이 2015년에 한 삼국지 덕후가 별 생각 없이 포장해서 파는 장비우육 제품을 구입한 후 포장지에 나와있는 이 상업성 목적 다분한 설화를 읽고 진짜인줄 알았다가, 조사해 본 결과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고 생산자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고(...) 법원의 판단은 애초 상품의 품질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성분 표기 등에 하자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전설'이라고 밝힌 이상 꼭 역사적 사실이어야 할 필요도 없다고 하여 원고 패소판결이 났다고 한다.[20]
3.19. 탕위안
탕위안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전서소가의 영상이다. 한국어 자막을 지원한다.
湯圓[21]
사천 요리계의 디저트 중 하나.[22] 달달한 소가 들어있는 말랑하고 따뜻한 찹쌀떡들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내는 음식이다. 원형은 그냥 소를 넣은 동그랗고 하얀 찹쌀떡이지만, 만들기에 따라 다양한 색과 모양과 소를 가지고 온갖 탕원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
덤으로 종류가 남방탕원과 북방탕원으로 나뉜다. 남방탕원은 한국에서 소위 알려진 탕원으로 위에 써져있듯이 따뜻한 물에 담가진 찹쌀떡들이나 소스를 뿌려먹는 찹쌀떡들인데, 이와 달리 북방탕원은 모양이 더 울퉁불퉁하고 기름에 튀겨먹거나 한다고.
사천 요리 후식들은 달달한 것들이 많은데 탕원도 그중 하나이다.
3.20. 금은만두
金银馒头 / 金银花卷[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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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빵 여러 개를 내서 연유에 찍어먹는 음식인데[24] 전체 개수 중 반절은 쪄내고, 반절은 튀겨낸다. (가게에 따라, 만드는 사람에 따라 그냥 다 튀겨내는 경우도 있다. 그냥 쪄낸 은만두[25] 보다는 튀긴 쪽인 금만두[26] 쪽이 더 인기가 많으니 여럿이 먹을 때 금만두를 노리고 은근히 싸움이 벌어진다고(...) 가끔은 금만두만 내주는 경우도 있는듯하다.
위 한자어로 검색시 해당 문단의 금은만두 외에 흰색과 노란색이 섞인 반죽으로 만든 투톤 꽃빵 등도 뜨니 유의.
3.21. 빙펀
冰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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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게 식힌 한천 위에 과일이나 견과류 등 여러가지 토핑을 얹어먹는 사천식 간식으로, 매운 요리를 파는 가게에서도 팔고 길거리에서도 판다. 유래는 빙펀화(페루꽈리)라 불리는 식물의 씨앗을 응고제로 활용해서 간식을 만들어먹던 것이었다고.
콜라도 끓여마시는 중국답게(...) 디저트류 중에서도 차가운게 별로 없는 와중에 차가운 디저트란 컨셉을 가진다는 점이 특이한 요리. 덤으로 주문시 빙펀(冰粉)과 량펀(凜粉)을 구분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량펀의 경우 좀 시원한 수준이고 빙펀의 경우 얼음 수준으로 차갑게 식힌 수준이다. 또한 주문시에 당도도 구별해서 주문하는데 이건 여기 참고.
전반적인 모양새가 일본의 안미츠와 유사하다.
4. 여담
한국에서 1990년대 후반 ~ 2천년대에 만화에 빠져살던 이들은 중화일미에 나오는 주인공 비룡이 사천 출신이라 이쪽 요리에 대한 설명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중국 내에서는 덩샤오핑이 즐겨먹었던 요리로도 알려져있다. 애초에 덩샤오핑의 출신지가 쓰촨 성이니 어찌보면 당연한 소리. 참고로 마오쩌둥은 후난 성 출신인데 쓰촨과 후난 두 지역 다 매운맛으로 유명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재미있는 부분. 중화인민공화국 초기 정치인들이 이런 음식을 즐겨먹어 중국에 매운 요리가 대중화된 거 아니냐는 농반진반 우스갯소리도 있다.
일본 쪽 중화요리는 사천 요리에 베이스를 두고 있는데, 이유는 사천 쪽 화교들이 기반이 되어 일본풍 중화요리가 만들어지고 전파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1] 다만 사천 요리의 매움은 산초를 비롯한 특이한 향의 향신료에서 기인하는, 톡 쏘고 얼얼한 느낌이 들어간 것(마라)이기 때문에, 한국 요리의 매운 맛을 기대하고 갔다가 호불호가 갈리는 냄새를 맡고 실망하는 한국인들도 많다. 한국식 매운 맛은 오히려 '''후난 요리'''(湘菜)에 많다.[2] "'''四川人不怕辣,贵州人怕不辣。'''(쓰촨 사람들은 매운 걸 두려워하지 않고, 구이저우 사람들은 안 매울까봐 두렵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 정도로 매운 맛을 좋아한다. 다만 구이저우 지방이 한 수 위인 듯.[3] 그래서 일부 훠궈집에선 백탕의 국물 정도는 먹어보라고 손님들에게 권하기도 한다. 물론 홍탕은 괭장히 맵기 때문에 국물 먹듯이 먹지는 않는다(…)[4] 건두부 말린 것을 물에 불린 것.[5] 사실 이런 갑각류 껍데기가 육수를 우러내면 맛이 좋은걸 고려해보면 은근 알뜰하게 만드는 셈.[6] 양념 색도 빨갛고 가재도 익으면 빨개지기 때문.[7] 사천은 깊숙한 내륙에 있어 새우보다 가재를 구하기가 수월하다. 다만 가재보다 새우가 살이 더 많은 만큼 요즘엔 대하로 만든 마라다샤도 많이 볼 수 있다.[8] 가게에 따라, 만드는 사람에 따라 그 모양이 매우 다양하다. 고기와 오이를 미리 겹쳐서 평평하게 그릇 위에 배치한 후 소스를 뿌려먹는 버전도 있고, 산처럼 쌓아올린 고기 + 오이 위에 소스를 끼얹어먹는 버전도 있고, 고기를 한 번 동그랗게 말고 이를 오이로 감싼 후 소스를 뿌려먹는 버전도 있으며, 오이만 테두리에 돌돌 말아 예쁘게 배치하고 고기는 가운데에 그냥 막 놓고 소스랑 함께 먹는 버전도 있으며, 소스와 고기 + 오이 겹친 것을 아예 따로 내어주는 버전도 있다.[9] 泥.[10] 참고로 이 '니' 는 유니짜장에 들어가는 '니' 와 같은 뜻이다.[11] 사실 닭고기를 새우로 치환시키고 나머지 재료는 거의 다 같다(...)[12] 없으면 마트나 슈퍼 등에서 파는 마라탕 소스, 혹은 마라탕면이나 마라볶음면 사서 나오는 소스(...)도 쓸래야 쓸 수는 있다.[13] 견과류 빻은 것.[14] 바로 만들 경우 닭고기가 찬물에 식은 지 얼마 안 돼서 미적지근하다.[15] 한국식 발음은 보통 수주어라고 하는데, 사실 수자어가 맞다.[16] 한국식 발음은 수주육편...이라고들 하는데 사실은 '수자육편' 이 맞다. 수주육편이란 발음이 더 많이 퍼져있어서 그런 것.[17] 수이주위는 한 생선만 고정적으로 쓰는게 아니라, 무슨 생선을 쓰느냐에 따라 가시가 많은 놈이 걸릴 수 있는 위험도 있기 때문. 덤으로 수이주위의 경우 생선 크기나 종류 등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 식당도 있다.[18] 돼지고기 버전의 경우 소고기가 귀한 시절 돼지고기로 소고기를 대체해서 만든 요리라는 말이 있다.[19] 같은 파 지역이었던 중경의 관광지에도 장비우육이 있다.[20] 중국은 이미 판례(...)로 이런 마구잡이식 삼국지 전설 갖다 붙이기 마케팅에 대해 용인하고 있다. '쏸라편'까지 가면 솔직히 실소가 나올 지경인데 천몇백년 뒤에야 들어오는 재료인 고추와 고구마(당면)이 사용되고 있고, 사천 지방인 충칭 명물이면서 그 기원은 저 멀리 동북쪽 대륙 반대편에서 있었던 도원결의를 내세우고 있다. 사실 한국만 해도 찜닭의 유래가 어쩌구 저쩌구하는 썰이 돌아다닌다는지 하는 식으로 홍보목적으로 주장하는 일은 꽤 흔한일이고 일본도 마찬가지로 홍보를 목적으로 이야기를 붙여놓는것은 흔하기는 하다. [21] 한국식 발음은 탕원.[22] 사실 중국 명절 중 하나인 원소절에도 먹는 음식이다.[23] 한국에선 금은꽃빵이라고도 부른다.[24] 가게에 따라 연유 리필이 되는 집이 있고 안 되는 집이 있다.[25] 말이 은만두지 걍 꽃빵[26] 얘는 튀겨서 황금색 나는 꽃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