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 카프라노바
1. 소개
러시아의 前 리듬체조 선수이며, 큰 키와 좋은 체형으로 이리나 비녜르의 강력한 푸쉬를 받았다. 실력이 넘사벽은 아니었지만 비녜르의 마음에 들었다는 이유로 푸쉬를 받은 것이 알렉산드라 메르쿨로바나 마리아 티토바와 비슷하다.
사실 비녜르가 많이 아꼈던 만큼 올림픽 이후에 당장 은퇴시키지는 않았지만 2009년부터 실수를 한번이라도 하면 경기를 반쯤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멘탈에 문제가 생겨서 자연스레 비녜르 눈 밖에 나게 되고 은퇴를 앞당기게 된다. 선수 본인의 감정적인 문제도 있었겠지만 그 시기에는 콘다코바와 드미트리예바가 데뷔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었고 당연히 자신의 입지는 좁아졌을 것이다. 거기다 무릎 부상이란 악재가 겹쳐 선수 생활을 순탄하게 이어가지 못했다.
2. 베라 세시나 & 안나 베소노바와의 관계
리듬체조계의 춘추전국시대라 불리는 2005년~2007년까지 베라 세시나, 안나 베소노바와 함께 메달을 놓고 경쟁했다. 세 선수 모두 각자의 뚜렷한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장점만큼이나 뚜렷해서 어떻게 보면 그 시기야 말로 메달의 주인을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팬들 입장에선 그야말로 흥미진진한 시기였다고도 볼 수 있다. 특히 카프라노바는 베소노바와 강력한 라이벌 구도였지만 둘다 실시가 엉망이었다. 다만 베소노바는 근력은 뛰어난데 허리 유연성이 떨어져서 실시가 지저분했고 카프라노바는 허리 유연성은 뛰어난데 근력이 떨어져서 실시가 지저분했다. 또한 둘다 비인기 종목이었던 줄에서 유독 강했다. 어차피 줄은 신체난도 비중이 커서 점프만 잘하면 점수를 쉽게 따낼 수 있었기에 점프에는 강했던 둘에겐 효자종목이 따로 없었다. 2005 세계선수권에서는 카프라노바가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으나, 2007 세계선수권에서는 카프라노바가 후프와 줄에서 실수를 반복한 덕분에 베소노바가 종합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대체로 베소노바와 카프라노바의 전적을 비교하면 둘다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서 카프라노바가 조금 더 우세했다. 러시아 선수라는 이점도 있겠지만 난도의 측면에선 카프라노바가 더 앞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구를 떨어뜨리는 실수를 저지르거나 어이없게 밸런스를 하다가 넘어지는 실수를 종종 범했다.[3]
하필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곤봉에서 큰 실수를 범해 16.950점을 받아 다 잡은 은메달을 놓친데 이어 결국 노메달에 그쳤다. 그렇지만 베소노바도 올림픽 당시 곤봉, 줄, 후프 모두 실수를 저질러 노메달에 그칠 뻔한 걸로 보아 둘은 완벽한 라이벌이라고 봐도 될 듯하다. 마지막으로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장점을 더욱 두드러지게 내세워 빠진 점수를 채워나가는 전략을 세운것도 베소노바랑 똑같다.
2009년부터는 카나예바도 위협하는 실력을 갖춘 다리아 콘다코바가 데뷔해서 카프라노바는 경쟁에 밀려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그런데 정작 우크라이나에선 10년이 다 되도록 베소노바의 대항마가 없었기에[4] 기술적으론 다 망해가고 있었음에도 베소노바는 경기에 임해야 했다. 회광반조라고 최후의 마지막 개인종합 결선에서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기술을 총동원해 동메달을 차지하고 은퇴한 걸 보면 끝은 베소노바가 더 좋은 것일수도 있다.
베라 세시나와의 관계도 흥미로운데, 카나예바가 등장하기 이전 세시나와 카프라노바가 에이스 선수로 참가했지만 카나예바가 등장한 이후엔 쿼터제 때문에 한 자리를 놓고 서로 경쟁해야 했다. 세시나는 비교적 안정된 기술을 보여주었다면 카프라노바는 위험성을 안고 유연성을 기반으로 화려한 기술을 투박하게 툭툭 보여주면서 자신의 단점을 최대한 커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항상 세시나가 카프라노바와의 경쟁에 밀려 큰 대회를 못 나갔으나 정작 중요한 대회 당일엔 그 카프라노바가 실수를 저질려 메달을 놓쳐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게다가 2008 베이징 올림픽 시즌에는 부상으로 인한 악재로 출전하지 않는것으로 이미 정해진 상태였다. 세시나는 결국 후배인 카프라노바에게 밀려 소리소문없이 조용히 은퇴하게 된다. 카프라노바도 후배인 콘다코바와 드미트리예바에게 밀려 조용히 은퇴한 것을 보면 끝은 세시나와 비슷했다.
3. 실력 및 특징
굉장한 유연성에 비해 근력이 많이 부족한 편으로 고난도 신체난도에 특화된 연기를 했는데 호불호가 많이 갈렸다.
팡셰, 프런트 스케일, 그리고 핸드헬드 피봇들은 신체난도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했지만 애티튜드 턴에 매우 취약했다.[5] 그나마 팡셰도 컴비네이션 피봇으로 들어가면 실시가 마구 흔들리고 를르베가 심하게 낮아지며 자리 이동을 해가며 회전수도 다 못 채우는 일이 흔해서 타선수 팬들은 대체 왜 이런 선수가 점수를 퍼받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자주 들게 만들었다.
근력이 부족한 만큼 밸런스는 정말 취약했고 신체 난도에 관계없이 발이 고정 되어있지 않고 hop을 해서 보느 사람 입장에선 "저 발란스가 과연 인정을 받을까?" 싶은 실시를 보여줬다.
그나마 유연한 선수들이 좋아하는 공 루틴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발란스와 턴을 보여주었다. 줄과 후프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여준다. 줄은 앞서 언급한대로 점프 난도가 6개이고 나머진 선수가 하고 싶은 난도로 채우면 되므로 선수 입장에선 불리할게 없다. 근력은 부족했다만 점프는 또 강점이었다. 다리가 길고 유연해서 점프가 보기 좋은 편이었다. 후프에서도 신체난도에 집중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비교적 실수가 적은 편이었다. 후프가 애초에 주요 난도란게 딱히 없어서 선수가 자신있는 동작으로 채우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카프라노바의 취약점인 밸런스나 피봇이 주요 난도였던 곤봉과 리본은 불안한 편이었다. 특히 리본이 좀 심각했는데 리본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그려지는 패턴이 전혀 아름답지 않았다. 그리고 후술한대로 마루를 활용하는 면적이 진짜 좁아서 답답하게 느껴졌다. 가뜩이나 리본이 다른 수구들보다 사용하는 면적이 적다보니 단점이 더 부각될 수 밖에 없다.
이것뿐만 아니라 커리어 후반에는 좀 나아졌지만 전체적으로 안습인 마루 커버리지를 보여주었다. 커리어 초기 루틴들을 보면 정말 한자리에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중에서도 특별히 리본 루틴에서 심각하게 안 움직인다. 한자리에서 주구장창 피봇만 하는데 보는 사람이 답답할 정도였다.
어떻게 이렇게 유연한데도 이렇게 뻣뻣할 수가 있는가 싶은 안습의 안무 해석력과 굼뜬 움직임도 겸비했다. 표정 연기도 음악이 백조의 호수든 카츄샤든 카바예바를 연상시키는 환한 미소로 일관하는 등 프레젠테이션에 많은 문제가 있는 선수였다. 근데 약간 변명을 하지면 러시아 리듬체조라기보단 비녜르식의 리듬체조 자체가 환하게 웃는 일관된 얼굴로 루틴을 수행하길 요구하다보니 어쩔 수 없다. 최근 카바예바부터 시작해 아베리나 쌍둥이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프레젠테이션은 변화가 없다. 음악에 맞게 다양한 극적인 표정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곳은 데리우기나의 우크라이나 리듬체조이다.
위의 설명을 보면 정말 단점밖에 없어 보이지만 점프나 신체난도는 좋았다. 당시에는 고난도였던 우차쉬바 난도도 상당히 깨끗하게 실시했다. 우크라이나 리듬체조의 몰락이 시작되고 러시아의 세력 확장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는 항상 메이저 대회 포디움에 국가별 쿼터인 2명을 올렸는데 카프라노바가 올림픽에 간 해에는 1명밖에 포디엄에 서지 못했다는 점만 봐도 이 선수의 위치를 알 수 있다.[6] 많은 팬들이 드미트리예바나 콘다코바가 이 시기에 나왔어야 했다고 아쉬워 한다.[7] 둘 다 유연성은 카프라노바에 비해 뒤지지만 실시나 마루 커버리지는 비교할 수 없이 좋기 때문이다.
워낙 단점밖에 없어서 굳이 장점을 하나 더 넣자면 발등 고의 모양이 이상적으로 뛰어났다. 다리도 긴편이고 발이 커서 특히 를르베를 할 때 그 모양이 덧보인다. 이건 타고날 수 밖에 없는데 베소노바와 카나예바도 발등이 그다지 예쁜 편이 아니다 베소노바는 발이 작은 편이고 카나예바도 모양이 지극히 평범하다. 이런 장점 덕분에 발등고의 모양을 덧보이게 하는 슬로우턴을 전략적으로 구사했다.
4. 수상 기록
5. 기타
- 비녜르가 본인이 애정하는 발레 음악(특히 백조의 호수) 루틴을 매 시즌 주구장창 줬지만 안무 해석력이 안습이라 딱히 기억에 오래 남은 루틴은 없다. 매우 아름다운 발등과 각선미, 작은 사각형 얼굴에 목부터 발끝까지 신체 라인의 완벽한 비율을 볼때 비녜르가 왜 푸쉬를 했는지 막연히 짐작할 수 있다. 거의 비슷한 신체 조건인 마리아 티토바가 푸쉬를 받았고 실력도 카프라노바보다 나았지만 멘탈 때문에 국대에서 나가게 되었다.
- 참고로 베라 샤탈리나와 엘레나 네표도바를 모두 거쳐간 선수로 두 코치 모두 점수 담합이나 로비에 대해 경고나 징계를 먹은 경험이 있다. 선수 커리어 내내 점수 의혹이 있었던 것도 의외는 아니었던 셈이다. 이중 샤탈리나 같은 경우 원래 비녜르가 우즈베키스탄에 있던 시절부터 알던 사제 관계로서 비녜르 사단의 최 고참 이다. 비녜르가 특별히 아꼈던 특정 선수들은 전부 샤탈리나가 코칭했다.[8]
- 크리스티나 피메노바에게 리듬체조를 가르친 적이 있다.
- 비녜르 밑에서 견딘걸 보면 알 수 있지만 멘탈 갑으로 성격은 매우 좋은 편이다.[9] 단지 위에서 말했듯이 올림픽에서 포디엄 밖으로 나간 후 경기들에서 의욕 상실의 모습을 보여서 비녜르의 눈 밖에 나게 된다. 선수 개인의 의욕상실도 있겠지만 무조건 의욕이 떨어져서다. 멘탈이 약해서다.라고 말하면 안된다. 2009년 카프라노바는 무릎 부상이 온뒤라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가기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 오리지널리티를 반드시 가졌다고 해서 선수의 기량이 뛰어나다는건 아니지만 보통 상위 5위권 이내에 드는 선수는 자기만의 독창적인 기술 오리지널리티를 겸비하고 있다. 베소노바도 리본을 던진 후, 떨어지는 리본대를 발로 차서 날려보낸 뒤 다시 부메랑[10] 으로 리본대를 잡는 오리지널리티가 있었고 카나예바는 뭐 당연히 말할것도 없다. 카프라노바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밸런스 기술인 '카프라노바'라는 기술을 갖추고 있었다. 기술을 설명하자면 사이드스플릿 밸런스 후 다리를 뒤로 그대로 잡아당겨 백스플릿 밸런스로 바꾸는 기술이다. 이때 상체를 180도 회전해야 한다.
[1] 국가대표 헤드코치[2] 개인코치[3] 다리 근력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왜 위태로운 밸런스 동작을 시켰는지는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4] 이건 좀 다른 의미에서 안타까운 상황이다.[5] 정확하게 프리레그를 뒤로 올려야 하고 손으로 잡으면 안되는 모든 피봇에 취약했다. 다리 근력이 매우 부족한 듯 것으로 보인다.[6] 그 1명이 올림픽에서 보기 드문 양민학살 급 점수 차이로 우승한 예브게니야 카나예바이다.[7] 특히 드미트리예바는 쿼터제 때문에 커리어 중에 매이저대회 개인종합 결선에 나간 일이 거의 없다.[8] 물론 본인이 직접 스카우트 및 코칭을 했던 아미나 자리포바나 알렉산드라 메르쿨로바는 샤탈리나가 코칭한 선수들 보다도 더욱 편애를 하며 대우했다.[9] 당시 카나예바의 우승과 자신의 포디엄 탈락을 확정짓는 리본 루틴이 끝나고 유일하게 웃는 얼굴로 표정 관리가 가능했던 선수이다. 똥씹은 표정인 2위 주코바와 베소노바에 비교하면 좋다.[10] 리본대를 멀리 날려보낸 뒤 리본 끝을 잡아당겨 리본대를 다시 자신 쪽으로 되돌아오게 하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