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외사
儒林外史
The Schol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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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745년에서 1749년 사이에 오경재가 쓴 풍자소설이자 페이크열전.
제목의 유림#s-1(儒林)은 무림처럼 유교를 배우는 사람들을 지칭해서 쓰는 단어이고, 외사(外史)는 국가 공인 역사인 정사(正史)가 아닌, 개인이 집필한 역사(야사)를 의미한다.
2. 상세
저자인 오경재는 1701년에 아주 유복한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13세 어머니가 죽고. 떠돌이 생활끝에 23세에 아버지 마저도 돌아가시자, 친척들에게 속아넘어가 유산 전부를 빼앗겼다. 그리고 그나마 있던 재산도 과거시험으로 전부 썼었으나, 요재지이 작가 포송령과 홍루몽 작가 조설근처럼 평생 관직에 오르지 못하고 초야에 묻혀 지냈고, 그 당시 지식인처럼 과외나 기타 글쓰는 일만 하다 53세에 사망했다.[1]
저자의 삶이 이러하니 인간의 추악함과 그것을 가리는 위선 그리고 과거시험을 비롯한 사회전반의 모순들을 자연스레 알게 되었고,[2] 당연히 저작에서도 사회비판이 포함될 수밖에 없었다. 포송령도 비판했던 팔고문에만 의지하고 현실을 전혀 바라보지 못하는 과거와 돈과 출세만을 바라보는 지식인들, 그리고 갈수록 커져가는 상업경제로 인해서 농촌경제 붕괴 및 부의 불균형으로 인한 사회불안정을 기반으로 썼다.
소설에서 각종 인간 군상들이 나오는데, 크게 보자면 다음과 같은 인물들이 있다.
- 과거에 급제를 하고 출세하려는 탐욕스런 지식인들
- 서민들의 등골을 빼먹는 관리와 부자들
- 그래도 옳은 길을 가는 지식인과 관리들
3. 내용상 특징
유림외사는 책의 내용 전체를 일관하는 줄거리가 없고, 열전 형식의 단편들로 구성된 일종의 단편집이다. 각 단편들은 또한 제각각 다른 주인공에 의해 줄거리가 전개되는데, 그 주인공들은 서로 사제 관계, 친구 관계 등의 관계를 맺고 있고, 또한 각각의 단편들은 과게 제도의 부정과 형식적 폐해, 그리고 그것을 수용하는 지식인들, 관리들과 부자들의 부정부패와 그로 인해 고통받는 민중의 현실에 대한 비판이라는 일관된 주제를 갖고 있다. 이러한 독특한 통합적 구조는 각각의 내용들을 내재적으로 연관시켜, 자칫하면 산만해질 수 있는 내용 전개를 자유로운 작품 배경 조성과 인물 성격 다양화라는 작품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도록 한다.
또 작품 내용 상당수가 백화문이라서 작가 생전의 독자들이 생동감과 질박함을 느낄 수 있었고, 고사성어와 당시의 속어를 적극 사용하여 글의 전개에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
4. 영향
유림외사는 예전부터 중국에서 유행하던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옛사람들로부터 전해진 이야기'를 글로 옮기는 방식의 소설 집필 방법에서 벗어나, 중국 최초로 작가가 직접 구상하여 집필한 소설이다. 그리고 당대의 사회 혼란을 그대로 글의 내용 속으로 옮겨 사실성과 객관성을 확보하여 중국 고전 풍자소설의 기초를 마련하였다. 루쉰 또한 유림외사야말로 중국 풍자소설의 시작점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1] 공교롭게도 요재지이, 홍루몽, 유림외사는 근대 이전 청나라의 대표적인 문학 작품으로 꼽히며, 작가들은 생전에는 빛을 못 보다가 사후에 작품과 함께 유명해졌다. 또한 홍루몽에서도 가보옥을 통해 작가가 팔고문의 허례허식을 비판한 바 있다.[2] 심지어 과거 공부를 가르친 스승과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