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호/2017년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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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경기인 우즈베키스탄전을 4:0으로 승리하고 본선 진출을 확정한 직후의 모습.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역사 중 2017년의 성적을 기재한 문서.
2. 경기 일정
3. 2018 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
대한민국은 직전 대회인 2014 AFC 여자 아시안컵 베트남 3위 결정전에서 중국에게 패하는 바람에 4장의 본선 자동진출권 중 개최국인 요르단의 몫을 제외한 3장의 자동진출권을 놓쳐버렸고, 북한은 2011 FIFA 여자 월드컵 독일에서 도핑에 걸리는 바람에 2014년 대회에 참가 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역시 지역예선으로 강등되었다.
그리고 AFC가 융통성 없게도 시드 배정 기준을 2014년 대회 성적으로만 한 탓에 북한은 아시아에서 최강급임에도 2014년 대회에 참가조차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최하위 팀들과 같은 시드로 밀려버렸다. 그래서 남북한이 나란히 한 조에 묶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고, 결국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 버렸다. 문제는 예선을 통해 본선에 진출하는 팀 수도 4팀으로 정해져 있어서 요르단이 본선 개최국으로 예선에 참가해서 경우에 따라 조 2위도 본선 진출 가능한 A조를 빼면 나머지 3개 조는 무조건 조 1위만이 본선에 진출할 수 있기에 남북한은 나머지 3팀을 상대로 압승을 거두고도 둘 중 한 팀이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는 괴상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 게다가 예선을 치르는 장소도 평양 김일성경기장으로 정해져서 역대 북한전 전적 1승 2무 14패로 절대 열세를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가장 힘든 상대인 북한을 그것도 북한의 안방에서 상대해야 해서 본선행이 가시밭길이 예고되었다. 북한 입장에서도 예선을 개최했더니 하필이면 대한민국이 걸려서 자기네 안방에 태극기를 걸고 애국가를 틀어야 하는 건 차치하더라도 예선 통과를 장담하기도 어려워진지라 남북이 나란히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윤덕여 감독은 맞춤형 훈련으로 평양 원정에 대비했다. 인조잔디 구장이 있는 목포 국제축구센터에서 인조잔디 적응 훈련을 했고 북한 축구팬들이 응원하는 동영상을 구해서 경기장에 큰 소리로 틀어놓고 훈련하는 등 김일성경기장과 비슷한 환경을 구현해서 대비했다.
참고로 B조 편성 및 일정은 다음과 같다. 기재된 시간은 평양시간 기준이므로 대한민국 표준시로는 기재된 시간보다 30분 늦게 경기가 개시되었다.
- 팀 구성: 대한민국(1), 우즈베키스탄(2), 홍콩(3), 인도(4), 북한(5) ※괄호 안은 시드 번호.
3.1. 전개
윤덕여호는 B조 제1경기일인 2017년 4월 3일 평양에 입성했다. 팀 수가 5개인데 톱시드라 제1경기일이 대한민국의 휴식일이었다. 이 날 B조 예선 개막전에서 북한은 인도를 상대로 8:0으로 대승을 거두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중요하지 않은 사실이지만 다음에 치러진 경기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이 홍콩을 상대로 경기 종료 직전 터진 결승골로 2:1 신승을 거두었다.
제2경기일 2017년 4월 5일에는 인도를 상대로 이금민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10:0으로 압승을 거두었다. 북한이 인도를 상대로 8:0으로 압승하였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골을 넣고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하였고 그 목표는 북한보다 2골 더 많은 10골을 넣고 무실점으로 방어함으로써 달성하였다. 약 2,500명의 북한 관중이 일방적으로 인도를 응원하였으나, 워낙 전력 차이가 넘사벽급이라... 그 전에 치러진 북한 대 홍콩의 경기는 북한이 5:0으로 승리하였다.
제3경기일 2017년 4월 7일, 드디어 남북한 중 어느 쪽이 요르단으로 갈 것인가의 분수령이 될 운명의 남북전이 다가왔다. 예상대로 경기 전부터 북한 응원단은 김씨 부자의 거대한 초상화 아래에서 5만석의 김일성경기장 관중석을 거의 가득 메우다시피 하면서 일방적으로 북한을 응원했다. 역시나 킥오프가 시작되자 북한은 매섭게 나왔다. 전반 5분 북한이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대한민국은 경기 초반부터 실점의 위기를 맞는다. 그러나 위정심의 페널티킥을 김정미 골키퍼가 막아내면서 일단 실점의 위기는 모면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 선수들과 충돌이 발생하여 신경전이 벌어졌다. 일단 김정미 골키퍼가 그라운드에서 3분간 치료를 받으며 신경전은 진정되었다. 그렇게 득점 없이 끝나는가 했던 전반전은 종료 직전 승향심이 선제골을 넣으며 북한이 1:0으로 리드를 잡은 채 종료되었다.
후반전은 만회골을 넣어서 최소한 무승부라도 거두려는 대한민국과 추가골을 넣어서 승리를 굳히려는 북한의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그러나 양쪽 모두 골은 터지지 않고 있었고 이대로라면 요르단행 티켓은 북한 쪽으로 기울 상황이었다. 그러나, 후반 31분 장슬기의 동점골이 터지며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자 다급해진 북한은 다시 골을 넣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오고 대한민국도 장슬기의 동점골을 지켜내려고 맞섰다. 그리고 더 이상의 득점 없이 그대로 1:1로 경기종료. 최소 무승부를 목표로 했던 대한민국 선수단은 본선 진출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사실에 기뻐했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북한 선수단과 팬들은 중요한 경기에서 거의 이길 뻔한 경기를 놓쳐 3승 1무를 기록하고도 무패탈락의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침통한 분위기였다.[2]
이 경기가 얼마나 격렬했냐면 양팀 모두 부상자가 속출할 정도였다. 전반 5분에 있었던 김정미의 페널티킥 선방도 중요한 순간이었다. 만약 그 페널티킥을 막지 못했더라면 2:1로 북한이 승리했을 것이고 요르단행 티켓도 북한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었을 테니까. 다만 이건 축구에 만약이란 건 없으니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한편, 아무래도 아웃 오브 안중이지만 이 경기 뒤에 치러진 우즈베키스탄 대 인도의 경기는 우즈베키스탄이 7:1로 승리하였다.
제4경기일 2017년 4월 9일에는 북한이 먼저 우즈베키스탄을 4:0으로 이기며 3승 1무(승점 10) 18득 1실(+17)로 예선 일정을 마감하였다. 그리고 이 경기 뒤에 치러진 홍콩전에서는 경기 초반 의외로 골이 터지지 않으며 걱정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졌으나 전반 44분 조소현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1:0으로 앞선 상태로 전반전을 마쳤고 후반전은 마치 막힌 혈이 뚫린 듯 홍콩을 몰아붙여 5골이나 터뜨리며 북한보다 1골 더 많은 6:0 대승을 거두었다. 이 결과로 대한민국은 2승 1무(승점 7)에 17득 1실(+16)로 마지막 남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최소한 2득점 이상 기록하고 승리하면 골득실에서 앞서거나 다득점에서 앞서서 북한을 제치고 본선에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참고로 지난 해 여자 동아시안컵 예선에서 14:0으로 홍콩의 골문을 초토화시켰던 일이 있다. 비록 그 때보다 골이 덜 터지기는 했으나 그래도 북한보다 많이 넣었기 때문에 마지막 우즈벡전에서 부담은 덜 수 있었다.
마지막 제5경기일 2017년 4월 11일에는 우즈베키스탄을 맞이하게 되었다. 전반전은 유영아, 지소연, 조소현이 차례로 골을 터뜨려 3:0이 되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대한민국의 본선행이 확정될 상황. 후반전에 지소연의 추가골이 터졌고 그 결과 4:0으로 경기 종료. 3승 1무(승점 10)로 북한과 동률이지만 21득 1실(+20)로 골득실에서 3골이 앞서서 북한을 제치고 기적적으로 본선에 진출하였다. 그리고 이 날 조소현은 100경기 출장으로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고 골까지 넣는 겹경사를 이뤄냈다.
한편, 역시 아무래도 아오안이지만 이 경기 전에 치러진 인도와 홍콩의 경기는 인도가 2:0으로 승리하였다.
3.2. 결과
대한민국은 북한과 한 조에 묶인 최악의 조 편성을 극복하고 아시안컵 예선을 통과, 2019년 프랑스 월드컵 진출을 놓고 다툴 기회를 얻었다. 지난 대회에서 3위 이내의 성적을 기록한 일본, 호주, 중국을 제외하면 나머지 4개 팀들은 무난하다고 여겨지기에 프랑스행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 덤으로 2017년 슈틸리케호의 실망스러운 경기력과 대조되어 "슈틸리케 보고 있나"는 반응도 나왔다.
반면, 북한은 도핑 파동으로 대회 참가 자격을 박탈당했던 지난 대회에 어어 이번에도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게 되면서 두 대회 연속으로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월드컵도 두 대회 연속으로 진출하지 못하면서 또 4년 뒤를 기약하게 되었다. 그리고 야심차게 김일성경기장에서 예선을 개최했더니 결국 안방에서 남의 잔치 열어주게 된 꼴은 덤이다.[3]
한편, 평양의 기적을 만든 원인이기도 한 AFC의 융통성 없는 행정 때문에 필리핀이 반사이익을 보게 되었다. 다른 조에 걸렸으면 본선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울 상황이었으나 개최국으로 본선 진출권을 미리 받아놓고 예선에 참가한 요르단과 같은 조에 걸렸고 요르단 빼면 다른 팀들은 필리핀보다 한 수 아래 아니면 최하위권인 팀들이었다. 역시 예상대로 조 1위가 요르단이고 조 2위가 필리핀이라 본선 진출권이 필리핀에게 승계되었다.
선수들은 평양에 입성하면서 말로만 듣던 옥류관을 실제로 가 볼 수 있다는 소식에 북한을 제치고 본선에 진출하면 기념으로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고 가자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리고 정말로 옥류관 냉면을 먹고 금의환향을 하게 되었다.
북한전 동점골의 주인공 장슬기는 그 동점골의 순간이 2010년 U-17 월드컵 우승 때보다도 더 기억에 남는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8개월만인 2017년 12월 11일 EAFF E-1 풋볼 챔피언십에서 다시 한 번 남북전이 열렸다. 아쉽게도 이 경기에선 0:1로 북한에 패배했다.
[1] 경기 보고서들이 모두 평양시간으로 인한 혼란 때문인지 실제 시간보다 1시간 앞당겨진 시간으로 표기되었다. [2] 일정 편성이 다른 거 다 무시하고 단순히 시드 배정으로만 놓고 본다면 1시드인 남한이 가장 유리하고 5시드인 북한이 가장 불리한 일정 편성이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북한이 인도를 8:0으로 이겼는데 그 다음 경기일에 남한이 첫 경기일에 휴식하고 체력을 비축해 둔 덕분에 두 골 더 많은 10:0으로 이기는 식의 패턴이라면 남북전 무승부시 북한은 무패탈락의 나락으로 빠질 것이니까. 그리고 그 결과는 실제로 그랬다.[3] 그런데 사실 이 대회의 예선을 개최한 4개국의 팀 중 본선에 진출한 팀은 D조의 베트남이 유일하다. A조의 타지키스탄은 첫 경기인 이라크전에서 1:0 승리 후 4경기를 내리 패배하면서 광탈, C조의 팔레스타인은 태국과 대만에게 패배하며 2전 전패(레바논과 괌의 기권으로 3팀이 되었다)로 역시 광탈해 버렸다. B조의 북한은 물론 이 문서에서 설명하는 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