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이온

 

1. 과학적 개념
2. 유사과학에서의 음이온
2.1. 음이온 사기의 창궐과 말로
3. 관련 문서


1. 과학적 개념


Anion[1][2]
양이온의 반대 개념. 원자가 이온화하면서 전자를 얻은 상태로, 사전적 개념으로의 음이온은 마이너스 전하를 띠는 원자 또는 원자단을 뜻한다. 'Negative-ion' 이라고도 한다.
음이온은 양이온과 반대로 거의 모든 비금속, 준금속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 발산하는 물체는 대개 방사능 물질도 함유하고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2. 유사과학에서의 음이온


본래 음이온은 상온인 대기중에서는 극도로 불안정하여 순식간에 양이온과 결합하므로 음이온만 단독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없지만, 이를 집중적으로 쐬면 건강에 좋다는 속설이 생겨났다. 바로 1980년대에서 90년대 사이 일본에서 수소수, 게르마늄 건강 보조기구 등 '''사이비 과학 붐'''을 타고 만들어진 '''지적 사기 행위'''다. 이것이 다른 유사과학 소재와 함께 대한민국에 상륙해 2000년대 크게 유행했다. 비슷한 약팔이 소재로 오존이 있다.
예를 들어, 소금(염화나트륨)이 물에 녹는 과정을 보자. 주성분인 나트륨과 염소가 각각 양이온과 음이온이 되는 건 기초적인 화학 지식이다. 무슨 원자인지 가리지도 않고 그저 음이온이 몸에 좋다는 건 마치 분자가 몸에 좋다고 하는 것과 별 다를 게 없다. 사실 음이온의 뜻을 모른다면 분자가 무엇인지도 모를 가능성이 크므로 '책은 두껍다.' 등과 같이 말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는 것이 더 적절할 듯 하다. 책에는 얇고 두꺼운 책이 모두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이해할 것이다.
그런데 음이온이 공기 정화, 혈액 중화, 항산화 작용, 각종 호르몬 분비 촉진, 자율 신경계 이완, 신진대사 촉진, 항균소염 작용, 부교감 신경 활성화, 집중력 강화 등의 여러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미디어를 통해 널리 퍼졌다.
문제는 이러한 주장을 제대로 뒷받침하는 학술적 근거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RISS에 등록된 음이온으로 검색되는 3천여개의 논문 중 의학연구기관이 '''음이온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논문은 한 개도 없다.''' 그리고 해외의 경우 '''대기권''' 음이온(negative air ion)과 양이온이 생명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몇 개 있을 뿐이다. [3]
이러한 주장은 에르테게 박사라는 신원불상의 인물의 권위를 근거로 하였는데, 이 자는 음이온이 풍부한 지역의 평균 수명이 85세, 부족한 지역은 50세로 음이온 농도에 따라 평균 수명에 큰 차이가 있으며, 건강한 삶을 유지하려면 1cc당 400 ~ 1000개의 음이온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고 한다. 근데 공기 중 1cc에 존재하는 산소 등의 분자수만 해도 1500조개에 달하는 데, 고작 수백~수천개의 음이온이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 그리고 어처구니 없게도 이 주장은 '''에르테게 박사가 허구의 인물임이 드러나면서 거짓임이 드러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음이온이 건강에 좋다는 명제는 이 두 개의 예시만으로도 논파할 수 있다. 대표적인 음이온인 시안화 이온은 미토콘드리아를 마비시켜 혈액 속의 산소를 쓰지 못하게 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다. 또 다른 음이온인 수산화 이온은 단백질 분해 기능이 있어 병원체를 죽이는데에 매우 효과적인데, 수산화나트륨, 수산화칼륨과 같이 수산화 이온 농도가 진할수록 효과는 더욱 커지지만 사람의 몸도 같이 분해된다.
사실 몸은 중성이므로 음이온이 많고 양이온이 적다는 것 부터가 말이 안된다. 특히 피는 완충 용액으로 항상 일정한 pH를 유지하는데, 음이온의 주장인 '혈액중화'가 진짜라면 pH가 무너져 그 날로 생명의 위기가 찾아온다. 산성체질설과 같은 맥락이다.
반대로 양이온이 몸에 나쁘다는 드립도 많이 있었지만 이것도 산성체질론의 연장선상으로 역시 근거 없는 유사과학이다.
다른 유사과학들이랑 섞기도 한다.#

2.1. 음이온 사기의 창궐과 말로


모나자이트는 소위 "음이온" 발생 원료로 오인되어...사용자에게 불필요한 피폭을 야기하게 된다.

'''2016년''' 원자력 안전 기술원의 국회 원자력 안전 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라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나오는 알파(α) 입자를 음이온이라고 포장한 것일 뿐”이라고 단언한다.[4]

실제로 재단이 음이온 광고제품을 조사한 결과, 방출되는 음이온 개수가 많을수록 방사능 농도도 높았다. (중략) 사실상 '''음이온 제품으로 알려진 것들이 실은 방사능 제품'''이라는 뜻이다.

음이온 많을수록 방사능도 많아지는데…정부, 알면서도 ‘팔짱’만. 경향신문

2000년대 음이온 마케팅의 유행은 라돈 등 방사능에 오염된 물건이 유통되는 원인을 제공하게 되었다. 이것은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이, 어떤 물질이든 '에너지를 마구 내뿜는 것'은 당연히 그 물질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생활 속에서 이 불안정한 상태를 찾아볼 수 있는 예시는 인화성 물질 말고는 X선같은 방사선밖에 없다.[5]
2018년 한국의 가구업체 대진침대에서 '음이온 효과'를 위해 침대 매트리스 스펀지에 첨가한 모나자이트라는 희토류 원소를 포함하는 적갈색의 인산염 광물이 라돈 기체 발생의 원인이 되어 대진침대 라돈 검출 사건이 일어났다.
음이온 기능성 속옷이라고 팔리는 제품 상당수에서도 높은 수치의 라돈이 검출되었다.
유사과학을 맹신하는 무지와 그것을 이용한 상술, 그리고 전문가들의 경고를 받고도 이를 규제하기는 커녕, 유행이 한물간 지금도 18만 여 개 음이온 관련 제품이 생산되어 돌아다니는 지경이 될 때까지# 무관심으로 방치한 정부가 초래한 무서운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결국 2019년 7월부터 음이온 마케팅이 법으로 금지된다.
그러나 2020년에도 믿는 놈들은 믿는다.
2006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는 김범의 몸에서 음이온이 많이 나와서 그를 안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상쾌한 기분이 든다는 설정의 에피소드가 방영되었다. 반신반의하던 이준하도 그를 껴안더니 기분이 상쾌함을 느끼고, 나문희를 비롯한 동네 할머니들까지 김범을 안으려고 일부러 찾아온다. 헛소리 하지 말라며 나무라던 이순재마저 김범이 자고 있는 다락방으로 올라가서 몰래 껴안고 잔다.(...)

3. 관련 문서



[1] 발음은 "앤-아이언('æn.aɪ.ən)" 또는 "앤-이언('æn.ɪən)"이다. 애초에 '이온'이 영어에서 ('ɪən)이기 때문이다.[2] 이름 때문에 영어권의 화학도들은 고양이와 양파로 기억하기도 한다.[3] 몇가지 살펴보자면, 일단 남성 실험 참가자들 대상으로 실험해 운동중과 휴식중 음이온이 신체 리듬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되었다. 단 운동 중의 신체 수치에는 의미 있는 변화가 발견되지 않았고, 휴식 중의 신체 수치는 감소하는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 또 대기중 음이온은 신경정신계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도 있으며#, 미국 농림축산부 연구에선 2001년도의 실험을 통해 높은 음이온 수치는 살모넬라균 살균에 도움을 준다는 결론을 얻었다. # [4] 참고로 알파입자는 (따지자면) 음이온의 정 반대인 '''양이온'''이다. 음이온은 전자를 얻은 이온인데 알파입자는 헬륨의 핵이기 때문이다. 2가 양이온이다. 베타입자가 주변 원자를 이온화시키면 모를까...[5] 물질적인 것 말고 전기를 사용하는 종류도 있지만 이 역시 (애초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음이온도 별로 안 나오고 애꿎은 공기를 전기로 지져대서 역시 유해한 오존만 잔뜩 생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