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출족
1. 개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 극심한 도심의 교통난속에서 스트레스 받으며 출퇴근하느니 자전거를 타고 기분좋게 달리며 덤으로 운동도 하자~ 는 취지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2. 조건
최근 정부에서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면서 자출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실패하는 경우가 만만치 않게 많다.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최소한 다음의 항목을 어느 정도 만족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 집에서 직장까지 어느 정도 가까울 것[1]
- 자전거가 다니기 좋은 자전거 도로가 갖춰져 있을 것
- 자전거를 도난당하지 않도록 보관할 만한 여건이 갖춰져 있을 것
- 출근 뒤에 직장내 혹은 근처에서 샤워를 할 수 있을 것[2]
- 비가 오지 않을 것. 이게 상당히 중요하다. 비가 오면 아예 시행할 수 없으니까. 그리고 비 온 다음날에도 그리 추천하지는 않는다. 물이 튀어서 등 뒤에 묻는 경우가 꽤 많다: 그래서 장마가 끼어 있는 6월 말 ~ 7월은 시행하기가 심히 곤란하다. 이는 겨울에 눈이 오는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내린 눈이 얼어 빙판이라도 되면 생명을 보장하기 힘든데다, 설령 녹는다해도 제설용 염화칼슘등으로 인해 자전거를 부식시키기 십상이다.
- 자출에 대한 직장 상사나 동료의 인식. 말도 안되는 소리 같지만, 일부 자출족의 경험담에 따르면 회사에서 자전거로 출퇴근하지 말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자전거용 져지 입고 회사에 오는 것이 보기 안 좋다거나[3] 자출하느라 체력을 소모해서 업무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 펑크에 대응할 수 있을 것. 도로사정이 좋지 않은 한국에서는 자전거 펑크는 자출족의 주적중 하나이다. 잦은 펑크에 지친 일부 자출족은 아예 노펑크 타이어 등을 끼워서 출퇴근 하는 이들도 있을 지경...
- 이동간 총기강도 등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어야 할 것. 대한민국은 해당사항이 없지만 미국과 같이 총기소유가 자유이거나, 멕시코, 브라질 등 원래 총기소지가 불법이긴 하지만 통제가 느슨해 총기가 마구 풀려있는 곳에서는 이런 사항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멕시코 멕시코 시티는 실제로 자출족도 많고 보안이 삼엄해서 자전거 이동간 강도를 당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브라질, 특히 히우지자네이루에서는 부유층들은 헬기타고 출퇴근하고, 차량을 이용할 때에도 방탄 차량을 이용하는 만큼 치안이 아주 불안하여 브라질 히우지자네이루는 자출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다. 특히 납치 범죄가 만연한 곳에서는 납치를 예방하기 위해 자라니가 될 수 밖에 없다.
출근길이 자동차가 많은 루트라면 비추천한다. 일단 출근시에 위험하고 불편한 건 둘째치고, 매연을 매일 아침마다 산뜻하게 들이마셔서 얼굴빛이 안 좋아진다.
3. 단점
대개 자전거 도로는 보도블럭도 엉망이고 그 위에 온갖 것들이 다 있어서 자전거가 알아서 차도로 내려가게 만들어 준다.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고 있는 정부이지만 정말 자전거 이용을 늘리고 싶다면 4대강 자전거도로 운운보다는 저런 조건들을 해결, 내지는 보조할만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좋을 성싶다. 일단 자전거 도로부터 자전거 탈 만한 환경으로 조성해 줘야 한다.
그리고 보관 장소 문제의 경우 자물쇠로 해결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제대로 된 보관장소에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특히 대학교 같은 경우 자전거 도둑이 정말 많다.[4] 덤으로 싸구려 락은 파손이 정말 쉽기 때문에(길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짱돌, 심한 경우 맨손으로 풀리는 것도 있다) 물론 자물쇠의 문제는 4관절 자물쇠로 간편하게 해결 가능하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접이식 자전거를 이용해서 그냥 자기 옆에 자전거를 놔두는 것.
또한 매우 높은 확률로 자동차 운전자와 시비가 붙게 된다. 자전거 탑승자의 과실 유무와는 상관이 없다. 국내 자동차 운전자들의 인식 수준이 극히 떨어져 차도 위의 자전거는 원래 인도로 가야 할 것이 한눈 팔다가 잘못 들어온 것으로 인식된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런 인식이 2010년 들어서면서 부터 많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 과천, 성남쪽에서는 버스나 택시기사들이 적절히 비켜주기도 하며, 타 지역 보다 운전자들의 인식이 상당히 우호적이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하기 때문에 인도로 가는 것이 오히려 불법이다. 원래는 차도의 가장 바깥차선에서 1/2 우측(자전거 우선도로의 경우 해당 차로 전체)으로 주행하도록 되어 있다.
자신을 칠 뻔한 자동차 운전자에게 다음 신호에 다가가 이야기를 했다가 시큰둥한 반응 보는것은 예사일이고, 되려 "어쩌란 말이냐"라고 역정 내는것은 양반, 온갖 쌍욕을 들어먹고 인격적 모욕감을 느끼는것이 한달에 한번정도라면, 그래도 할만하다. 그러나 2주동안 5번이상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5] 번화가의 길 한가운데서 멱살 잡힐뻔한[6] 경험을 하게 된다면 누구나 포기하고 말 것이다.
자동차 보급률이 낮았던 80년대만 해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80년대 말부터 마이카 붐이 일어난 이후 자동차들이 도로를 점령하면서 교통 사고 및 매연에 의한 호흡기 질환 위험이 늘어나면서 자취를 감추었다.
이것이 대한민국 자출의 현실이다. 하고 싶으면 일단 자신의 출퇴근길 상황과 지리 등을 잘 살펴보고 생각 하는 게 좋을 것이다.
4. 장점
그래도 할만한 이유들은 다음과 같다.
- 일단 자전거 타기는 꽤 좋은 운동이다. 코스에 따라 다르지만 코스가 좀 험할 경우 덩달아서 자기 자신도 건강해 진다. 언덕이 있으면 심하게 괴롭고, 특히 여름이면 고문수준. 그러나 적당한 언덕 2~3개 정도면 한달안에 익숙해 지는 게 보통이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쉽게 갈수 있게 된다. 험한 코스를 계속 다니다보면 짐승 레벨에 올라와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 교통상황에 별로 얽매이지 않는 출퇴근이 가능하다. 뭔 일 있으면 남들은 차 막혀서 화내지만 이쪽은 여유롭게 지나갈 수 있다. 막힌 구간에서 상사의 잔소리 등을 생각하며 짜증낼 필요가 없다. 게다가 몇몇 상황과 구간에서는 자전거가 차보다도 빠르다!
- 출퇴근 교통비 0원. 오로지 튼튼한 두 다리와 질 좋은 자전거만 있으면 OK. 해보면 알겠지만 별거 아닌 거 같은 이게 생각보다 엄청 짭짤하다. 다만 자전거 유지비용이 있기에 완전히 공짜는 아니다. 자전거로 출퇴근한다면 1~2주에 한 번은 자전거/관리 항목에 나오는대로 자전거 청소, 체인 윤활, 브레이크 점검, 타이어 공기 주입 등을 진행하고 각종 체결 부분을 한 번씩 더 조여 주는 것이 준 필수다. 정기적인 손질이 가장 돈이 적게 들어간다.
- 재미있다. 사실 자전거는 상당히 재미있는 레포츠 가운데 하나이다. 출퇴근과 동시에 취미활동을 하는 셈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해소 된다.
전기자전거의 자전거도로 주행이 합법화[7] 되면서 전기자전거로 자출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전기자전거를 타면 일반자전거에 비해 힘도 적게 들고, 땀도 적게 나며, 언덕도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전기자전거는 자출족이 되기 위한 문턱을 낮추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1] 짧게는 수 km 내외. 긴 경우 편도 30~50km를 자출하기도 한다. 이 때 출근 시 소요시간은 1.5~2시간 수준으로 평속 18~25km/h 이 수준의 자출을 하는 인간들은 거의 짐승레벨.[2] 이게 없는 경우는 진짜 직장까지 다리로 달려서 10분 이내에서나 탈 만하다. 실질적으로 자출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요소 중 하나.[3] 물론 회사에 가서 정장이나 평상복으로 갈아입었겠지만, 높으신 분들 눈에는 그것마저 보기 싫었던 모양이다.[4] 학교내에 경찰이 함부로 못 들어와서 그런가 정말 많다.[5] 단순히 위협을 느낀 정도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피하지 않았다면 정말 치이고 말았을 상황을 겪는것[6] 치일뻔 한건 자전거인데 자동차 운전자가 화내며 멱살잡이를 시도했다. 자출사에서 이런 경험담이나 사고관련 게시물들이 꽤 많다.[7] 정확히는 모든 전기자전거가 아니고 <최고 속도 25km/h 미만, 자전거 총 중량 30kg 미만, PAS(페달보조방식), 스로틀 겸용 방식 제외를 충족하는 전기자전거>가 자전거도로 주행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