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구(악기)

 


1. 개요
2. 구조
3. 연주법
4. 활용
5.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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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국악기 중 하나. 장고(杖鼓), 세요고(細腰鼓)[1], 양면고라고도 한다. 국악에서 빠질 수 없는 반주악기이며, 무율 타악기 종류로는 장구의 종류 중 하나인 설장구가 유일하게 독주 연주가 있다.[2]
이름에 관해서 장고가 맞느냐 장구가 맞느냐 의견이 갈리기도 했었는데 현재는 둘 다 맞지만 일반적으로 장구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장고가 맞다는 견해는 북의 모양이 다른 북 종류에 비해 옆으로 길쭉하게 생겨서 긴 장(長)자에 북 고를 썼다는 설과 옛날 지게작대기로 장단을 맞추며 노래는 부르던 것에서 영향을 받아 지팡이 장(杖)자에 북 고를 붙였다는 설로 다시 갈리고 장구는 양 편에 쓰이던 가죽이 노루 가죽이나 개가죽이 많아서 노루 장(獐)자에 개 구(狗)자를 써서 장구라 불렀다는 설이 있으나 정확한 유래는 모른다.

2. 구조


오동나무통[3]을 모래시계 형상으로 깎고 통의 양편은 가죽으로 메운 구조이다. 왼편과 오른편에 각각 쓰이는 가죽은 사물장구는 오른편에 말가죽 왼편에 소가죽, 개가죽을 주로 쓰고 반주장구는 왼쪽에 소가죽 백피를 사용하며[4] 오른편에는 소가죽, 양가죽, 경우에 따라 개가죽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후 양쪽 가죽에 걸렁쇠를 걸어 연결하고 부전을 움직여 팽팽하게 당긴다. 때에 따라 소리 조절을 위해 부전을 느슨하게 하거나 더 바짝 조일때도 있다. 장구가 오래된 경우, 부전을 풀고 치면 찢어지기도 한다. 반대로 만들어진지 얼마 안된 경우에 부전을 너무 조이고 쳐도 찢어진다. 악기 자체가 물에 약한 나무와 가죽 재질이라 습기를 머금은 장구를 그대로 치면, 통이 갈라지거나 편이 찢어지거나 하기 때문에 보관을 잘 해야한다. 하지만 물에 푹 빠지거나 하지 않는 이상은 잘 말려서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장구는 양쪽으로 각각 북편과 채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북편은 궁채라고 하는 무게가 있고 굵은 공이가 달린 대나무 채로 치는데 북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내며, 채편은 열채라고 하는 가느다란 대나무 채로 치며 높고 날카로운 소리를 낸다. 소리 높이만 들었을땐 북편이 스피커우퍼, 채편은 트위터에 대응한다고 보면 된다. 보통 이 채편이 내는 소리를 빗소리에 비유하는데, 명인의 장구소리를 들으면 정말 장마철 창밖에서 내리는 빗소리가 난다. 실제 사물놀이에서도 장구를 비에 비유한다.

3. 연주법


연주할 때는 양손으로 북편과 채편을 친다. 정악과 민속기악에서는 채편에만 채를 쓰고 북편은 그냥 손으로 때리며, 풍물놀이나 일부 무속음악 계통에서는 에서는 양손에 채를 들고 친다. 각각의 채가 치는 편이 다르기 때문에 채를 반대로 쥐고 칠 경우 가죽이 찢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또한 장구 북편을 치는 궁채는 은근히 엄청 잘 부러지는 채 중 하나이다.[5] 얼핏 보기에 장구는 손목만 이용해 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엄연히 어깨를 사용한다. 물론 장인들이 치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처음 배우는 사람은 손목으로만 쳐서는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깨를 사용해서 치도록 지도하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손목으로만 치면 동작이 작아 단조롭게 보이기 때문에 어깨를 사용해 동작을 크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초보자들은 특히 채편 소리를 내기 힘든데 일반적인 타악기들과는 달리 손의 힘이 채를 통해 직접 진동면에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6] 가죽이 통을 누르면서 꺾이는 경계선 부분을 때리면 대나무의 탄력으로 순간적으로 안쪽으로 꺾이면서 짧은 시간에 강한 충격을 전달하면서 특유의 '땅'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다. 초보자의 경우 채와 타격점이 만나는 최적의 각도와 적당한 힘을 알기 힘들기 때문에 숙련되기 전까지는 드드득하는 소리가 나거나 아예 나무 때리는 소리만 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무조건 세게 치려고만 하다가 채가 닿는 통이 움푹 파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4. 활용


북과 함께 안쓰이는 곳이 없는 악기. 판소리[7]를 제외하고 모든 정악 합주와 민요, 산조, 시나위, 병창 등에서 반주를 맡는다. 또 사물놀이에서는 사물중에 꽹과리 만큼 가락과 기교가 많고 다른 악기와 달리 양손을 다써서 연주한다.
농악과 풍물놀이의 리더는 꽹과리일지라도 중심은 장구라 할 수 있다. 장구명인의 혼신을 다한 장구 연주를 듣다보면 마음속의 무언가가 고동치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정악에서도 좌고와 함께 음악의 큰 기둥을 세워주는 중요한 악기이다. 곡의 완급조절 및 장단을 맞춰주기 때문에 지휘자급의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악사들은 연주 중 한 각이 시작할 때 좌고를 치는 동시에 장구가 '덩'을 쳐 주는 것을 보고 연주의 감을 잡는 경우가 많다.
정악 반주를 할 때, 북편은 손으로 치기 때문에[8] 쿵(북편만 칠 때)의 소리가 작다. 따라서 북편만 치는 점은 장단에서 중요한 점이 아닌 살짝 짚어주는 정도의 점이다.
채편은 관악 영산회상이나 취타같은 관악 편제의 음악, 수연장지곡이나 평조회상같은 대편제의 합주곡에서는 '덩'과 '기덕', '덕' 등에서 채편을 칠 때 복판과 함께 가죽과 나무통이 맞닿는 부분을 함께 치면서 큰 소리를 내 준다. 반면 현악 영산회상같이 현악기가 중심이 되는 소규모 실내악이나 시조, 가곡 등 목소리가 중심이 되는 곡은 장구소리가 크면 곤란하기 때문에 채편은 변죽만 두드린다.
장구는 악학궤범에는 중국(한,위)에서 만든 악기로 고려시대 송나라로부터 들어왔다는 기록(1114년)이 있으나, 우리 나라에서는 그 보다 오래 전인 삼국시대에 이미 사용하였음을 그림, 벽화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그 실증적인 예로서 고구려 벽화 가운데 장구를 연주하는 그림이 있고, 신라의 범종에 장구 모양의 무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신라 고분에서 장구를 연주하는 모양의 토우가 출토되었다. 이처럼 장구는 오랜 역사 동안 우리 민족이 즐겨 연주해 온 대표적인 악기이다. 농악, 무악, 무용 반주, 민요 반주, 무속음악, 제례악, 관현악 합주 등등 정악과 민속악을 비롯한 모든 전통음악에 널리 사용되어 왔다. 그야말로 장구는 `약방의 감초격`인 악기로써, 장단을 연주하는데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매우 중요한 악기이다.

5. 여담


진정한 국악계의 노예악기. 서양음악에서의 피아노처럼, 국악 전 영역에 걸쳐 엄청나게 많이 활용되는 악기이다. 안들어가는 음악을 찾기가 힘들다. 정악, 민속악, 무속음악,창작음악, 크로스오버 등 거의 대부분의 장르에서 장구가 쓰인다. 그렇다 보니 국악 전공자들은 타악기 전공이 아니여도 장구 장단쯤은 필수로 배운다.
대학에서 타악기 전공, 즉 장구를 치는 사람은 여기저기서 엄청 많이 불려다닌다.
대개 소가죽을 기본으로 쓰고 이외에 말가죽, 개가죽, 양가죽 등의 종류를 쓴다. 소가죽이 저렴한 편이고 말가죽, 개가죽이 재료 수급문제로 가격이 비싼 편이다. 특히 개가죽이 소리가 명쾌하게 나서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개중에는 직접 개를 잡아 가죽을 만들어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9]
전문가용 사물장구의 경우 개가죽 궁편에 말가죽 채편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개가죽의 경우 다른 가죽들에 비해 풍부한 음을 갖고 부드러운 소리를 내지만 가죽에 기름기가 많고 습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관리가 쉽지 않다. 매일 매일 관리를 하지 못하는 일반인의 경우 아예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워낙 국악기 중에 보편적인 악기이다 보니 인근 국악사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국악사에서 진열해 놓고 파는 장구는 공장에서 대량으로 통을 찍어낸 보급용이며 나무와 가죽도 90% 이상 중국산이다. 프로 장구 연주자들은 소문난 악기장이나 악기 제작소와 직접 거래한다. 물론 가격도 훨씬 비싸다. 구체적으로 원하는 장구 통의 세부 내용을 요구하고[10]을 요구하고 2~3주에 걸쳐서 통이 제작되면 그떄서야 직접 찾아가 직접 가죽을 고른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에서 가죽을 고르는데만 몇 시간이 걸리는 사람들도 있다. 장구 가죽은 한 번 만들때 대량으로 만들기 때문에 악기사나 제작소마다 몇십장에서 몇백장까지 쟁여 놓는데, 이걸 다 꺼내다가 먼지 뒤집어 쓰면서 고른다. 이런 과정을 통해 드디어 장구가 완성되게 되면 그때부터가 시작이다. 의외로 악기 길들이기가 매우 어렵다. 가죽의 특성상 절대 인위적인 방법으로는 원하는 소리를 못 얻는다. 지갑이 처음에는 뻣뻣해서 되게 불편하지만 손때가 묻고 길이 들여지면 편해지는 것처럼 장구도 무조건 사람의 손으로 길 들이는게 최선이다. 물론 방법은 하나다. 무조건 계속 쳐야된다. 이렇게 가죽이 길들여져가면서도 자기가 원하는 소리가 아니라고 가죽을 다시 갈아치우고 다시 죽어라 치고.. 프로 연주자들은 이 과정을 평생 계속한다.
풍물,사물,정악 장구의 경우 가볍고 단단한 오동나무 통을 주로 사용하고 그외에는 소나무통을 사용한다. 크기가 작은 동해안 별신굿 장구의 경우에는 괴목, 소나무, 물푸레 나무 등등 다양한 나무종을 사용하기도 한다.
장구통의 경우 저렴한 것은 주로 중국산 오동나무 통이고 처리방법(유광, 무광, 카슈, 옻칠 등)에 따라 가격차이가 나기도 한다. 국산통의 경우 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한다. 잘 살펴봐야 할것은 국악기 공장에서 간혹 장구통을 깎는 도중 옹이가 있는 부분이 패이거나 구멍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구멍난 곳을 메꾸고 때우는 작업을 한 후에 판매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진한 카슈칠이나 검은색으로 칠해서 흉이 보이지 않게 작업하기도 하는데 이를 확인하는 방법은 칠이 되어있지 않은 안쪽 부분을 잘 살펴봐야 확인을 할수 있다.
고려 시대의 도자기 장구를 복원했다고 한다.
크기에서 보듯이 꽤나 무거운 악기이며 매고 칠라 하면 무겁기도 하거니와 꽉 묶지 않으면 뛰는 내내 흔들거리는 골치아픈 악기. 덕에 치고나면 악기가 반대편에 가 있을 수도 있다. 정악에서 쓰이는 장구는 민속악 장구보다 훨씬 커서 메고 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물론 정악에서 메고 칠 일은 없겠지만..
치는 모습이 화려한 악기로 앉아서 치는것 보다 서서치는 것이 움직임도 많고 화려하며 설장구라는 장구 개인놀음까지 존재한다. 풍물놀이농악에서는 상모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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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장고라는 이름으로 아케이드 게임이 만들어지긴 했으나 실제로 상용화되진 못했다. 동명의 이름으로 노래까지 만들어진 듯. [11]

고려시대에 일본에 건너가 츠즈미의 종류 중 하나인 산노츠즈미의 원형이 되었다.
KBS 1TV의 교양 프로그램 중 하나인 TV쇼 진품명품의 2004년 6월 27일 방영분에서 고려청자로 만든 고려역상감청자장구가 12억의 감정가를 받았다.링크


[1] 허리가 가는 북[2] 다만, 꽹과리의 경우도 부포놀음과 더불어 각 지방 상쇠들에 의한 쇠놀음의 형식으로 전래되고 있다. 하지만 꽹과리의 경우는 나머지 악기들이 반주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른 악기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연주가 가능한 것은 설장구가 유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3] 오동나무통을 가장 많이 쓰긴 하지만 요즘에는 소나무나 드물게 느티나무 혹은 물푸레나무 등을 쓰기도 한다.[4] 반주장구에서는 왼편에 99% 백피를 쓴다.[5] 북채나 징채는 부러지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꽹과리채도 자주 부러지긴 하지만 머리부분만 부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6] 단, 세부적인 주법 중에는 살짝 건드리거나 통 때리는 식으로 직접 치는 경우도 있다.[7] 구한말~일제강점기에는 판소리 반주에도 장구를 쓰는 경우가 있었다. 실제로 고음반 가운데에도 그런 경우가 많다. 현재 판소리 반주에는 장구 대신 소리북을 쓴다. 다만 판소리에 장단 외에 선율악기를 활용하여 반주를 하는 '수성반주'의 경우에는 여전히 장구를 쓰기도 한다.[8] 몸에 걸고 연주하는 경우에는 궁채라고 끝이 뭉툭한 채를 사용한다.[9] 하지만 2019년 기준 최근에는 시중에 판매하는 개가죽의 대부분이 중국산이라 요즘에는 양가죽을 주로 사용하는 편. 단 양가죽은 처음엔 소리가 매우 땡땡해서 어느정도 길들여야 좋은 소리가 난다.[10] 나무, 모양 사이즈, 색깔, 칠 재료 등[11] 참고로 미스터 장고라는 노래의 가수는 아래의 영상에서 나오는 사물놀이 창시자 중 한 명인 김덕수의 아들 수파사이즈(김용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