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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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술도구로 쓰이는 짚단인형. 제용 ·처용(處容)이라고도 한다.
일본저주인형과 똑같이 생겼지만 쓰임새가 다르다.
이름의 유래는 확실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신라처용일 것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예로부터 매년 집안 식구 가운데 나후직성이라 하여 액이 당할 해가 온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으면 그를 제웅직성이라 하여 제웅으로써 그를 위한 특별한 액막이 방법을 쓰는 풍습이 있었다.
방법은 음력 정월 14일 밤에 짚단 등으로 인형을 만들어 액년을 당하는 사람의 옷을 입히고[1] 성명 또는 출생한 해의 간지를 적어서 길바닥이나 다리 밑에 버리는데 이렇게 하면 그 액이 다른 곳으로 날아가 액땜이 된다는 것. 즉 본인과 같이 인식되는 존재를 만들어 그 쪽으로 저주를 돌리는 일종의 저주회피술이다.[2]
액운을 맡아가는 이를 대접한다는 뜻으로 제웅의 머리 ·가슴 ·팔다리에 동전을 넣어서 버리는데, 이것을 노려 동전을 얻기 위해 동네 애들이 문 밖으로 몰려와서 "제웅이나 보름거리 주시오" 하고 외치면 집주인은 버리려고 마련해 둔 제웅을 내어준다. 그러면 아이들은 제웅을 받아서 속을 헤쳐 동전만 꺼내고 나머지는 길에다 버리는데, 이것을 제웅치기(打芻戱)라 한다. 혹은 어린이들은 음식만 얻어가고 제웅은 거지나 깍쟁이[3]들이 돈을 바라고 주워간다는 이야기도 있다.
나후직성에 해당하는 나이는 9년마다 돌아오는데, 남자는 11 ·20 ·29 ·38 ·47 ·56살, 여자는 10 ·19 ·28 ·37 ·46 ·55살로 이 해를 직성이 있는 해라 한다.
시인 이상은 '가정'이라는 시에서 자신의 처지를 제웅에 비유했다.
그런데 나중에는 어째선지 저주 용도로도 쓰였다(…) 인현왕후전(仁顯王后傳)과 계축일기(癸丑日記) 에는 제웅을 저주용으로 썼다는 기록이있다. 저주용으로 사용할 때는 방자인형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사극 조선왕조 오백년 인현왕후 편에서는 장희빈이 끌어들인 무당이 인현왕후가 낳은 아이를 저주해 죽일 때 제웅에 활을 쏘는 장면이 있었다. 화살 열 몇 발이 제웅에 명중하자 아기의 명줄이 그대로 끊겼다. 사극 장희빈에서도 나온 적이 있다. 이 때문에 몇몇 작품에선 누군가를 저주하기 위해 제웅을 만들어 못을 박으며 저주하다가 자신에게도 그 저주가 돌아와 목숨을 잃거나 아니면 제웅 자체에 원념이 깃들어 사람을 해치는 묘사가 나오곤 한다.[4]
허약하고 비리비리한 사람을 가리켜 제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어린이용 수호전에는 양곡현 사람들이 무대를 가리켜 '제웅'이라고 부른다는 번역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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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물건은, 제웅을 조금 더 친근하게(?)만든 물건이다. 이름은 '부적인형 퍼디'. 사극 장희빈에서 나왔을 때쯤에 유행했던 물건으로, 아직도 몇몇 쇼핑몰(G마켓이라든가)에서 팔고 있다. 다만 용도는 이 항목에서 서술된 제웅의 본 용도와는 많이 다르다.(애정성취, 합격기원, 저주 혹은 복수하기 등…)
[1] 보통 당사자가 입던 저고리의 동정(저고리 깃 위에 덧대는 흰색의 천조각.)을 떼어 제웅의 목 부근에 감는 경우가 많다.[2] 저주인형은 '''공격용''', 제웅은 '''방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주술계의 디코이(미끼) 또는 더미?[3] 본래 서울의 땅꾼을 의미했는데 의미가 점차 변형되어 야바위꾼이나 새끼거지를 의미하게 되었다. 현재의 인색하고 약싹빠른 사람이라는 의미는 이들의 행태에서 비롯된 것.[4] 한국 온라인 게임 귀혼에 나오는 마물 중 제웅이란 마물의 설정이 이런 케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