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만큼 맛있는 라멘
1. 개요
명탐정 코난의 2부작 에피소드. 코난과 코고로의 찰진 라멘 먹방을 볼 수 있는 에피소드로 명탐정 코난 에피소드 중 최초로 같은 제목의 후속편까지 나왔다. 1편은 원작에선 73권 File 3-6에 수록되었으며 TVA로는 644~645화로 방영되었고, 2편은 원작에선 88권 File 2-4에 수록되었으며 TVA로는 827-828화로 방영되었다. 국내 더빙판은 각각 11기 26-27화, 16기 2-3화.
2. 죽을 만큼 맛있는 라멘
2.1. 줄거리
란이 갑작스럽게 가라데 대회 준비를 위해 학교에서 다같이 합숙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코고로와 코난은 강제로 저녁을 외식으로 해결하게 된다. 그러나 코고로 일행이 단골로 가는 카페 포와로는 물론 근처 상점 사람들이 모두다 포와로 사장님의 권유에 의해 온천으로 여행을 가서 가게가 전부 문을 닫은 상황이었다. 코고로는 급하게 코난이 건넨 음식점 전단지를 뒤지던 중 사무실에서 멀리 떨어진 라멘 가게를 선택한다. 그날 날씨가 추웠기 때문에 뜨끈한 국물을 먹고 싶어서 고른 것이지만 막상 가보니 다 낡아빠진 초라한 가게의 몰골을 보고 두 사람다 벙찐다. 코고로는 이런 가게야말로 숨겨진 맛집일 거라고 예상하고 안으로 들어가보지만 저녁 시간임에도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 심지어 하루 손님이 10명 이상 오느냐 마느냐로 가게 주인장과 알바생이 내기를 하고 있었을 정도다(...). 알바생은 가게의 주력 메뉴인 염라대왕 라멘(국내판은 죽순 왕창 라면)[1] 을 권유해서 코난과 코고로는 그대로 주문을 한다.
그런데 주문을 기다리던 도중 토쿠모리라는 부동산 회사 사장이 손님으로 들어오자 오구라 사장과 알바생 오하시 모두 분기탱천해서 빨리 나가지 못하겠냐고 하는 것이다. 알고보니 이 토쿠모리라는 사장은 근처 상점가를 밀어버리고 거기다 쇼핑몰을 세우는 게 목표라서 근처 상점가 사람들에게 가게를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아주 악질적인 인물이었다. 오구라의 말을 들어보면 심지어 음식을 먹고 식중독 때문에 쓰러진 척 연기를 해서 먹지 못할 음식을 파는 가게라고 모함을 하거나, 자기 밑의 조직원들을 동원해서 가게로 쳐들어와 물건을 부수고 손님들을 상대로 시비를 거는 악질적인 영업 방해도 아주 상습적으로 저지른 모양이다. 그런데 토쿠모리는 부하들에게 기왕 난동을 피우려면 가게 주인인 오구라를 크게 부상 입혀라고 명령했다고 이죽거리는 등 제대로 어그로를 끈다. 토쿠모리는 오구라의 판매 거부도 무시하고 지난 달에 죽은 단골 손님이자 오하시의 아버지가 자주 앉던 자리이니 거기는 앉지 말아달라는 부탁도 무시한 채 염라대왕 라멘을 주문한다. 주문을 기다리는 동안 토쿠모리는 계속해서 입을 놀리며 가게에 오기 전에 타니나카의 이발소에 들렀는데, 이발소를 비롯한 근처 상점가 사람들이 오구라네 가게만 볼품이 없고 손님도 안 찾아와서 자기들 장사에까지 방해가 된다고 뒷담화를 하고 있다고 알려주어 오구라를 열받게 만든다. 그러나 직후 이발소 주인인 타니나카가 등장해서 리모델링을 하여 가게 외관을 수리하면 장사에 도움 될거라고 한 것일 뿐인데 토쿠모리가 이간질을 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이런 식으로 상점가 사람들을 이간질시켜 서로 분열하게 만들려는 게 토쿠모리의 계획이었던 것.
한편 코고로와 코난이 주문한 라멘이 나오는데, 죽순을 잔뜩 얹은 이색적인 비주얼에 편견을 가졌지만 막상 먹어보니 어마어마하게 맛있었다. 코고로와 코난은 요리 만화급 리액션을 보여주며 완전히 감동해서 라멘을 맛있게 먹고 오구라 사장은 의기양양 해진다. 토쿠모리가 주문한 라멘까지 나오는 데 토쿠모리는 "요즘 회사 경기가 어려워서 죽고 싶다"라는 둥 "이 라멘을 먹고 진짜로 사람이 죽는다면 이딴 가게 쯤은 손쉽게 망하게 만들겠지" "내가 확 독이라도 타버릴까?"라는 둥 망언을 늘어놓는 것이다. 이미 여러 차례 그의 영업 방해에 당해본 적이 있는 오구라는 분개하고 듣고 있다가 같이 열받은 코고로는 급기야 토쿠모리에게 달려들어서 그의 멱살을 냅다 잡아챈다. 그런데 그 순간 토쿠모리가 정말로 괴로워 하면서 호흡 곤란을 일으키다 쓰러져버린다. 코고로는 크게 당황하지만 토쿠모리는 예전에도 이런 식으로 쓰러진 다음 가게 주인 때문에 식중독을 일으켰다고 연기를 하는 등 여러 차례 영업 방해를 저지른 적이 있었기에 타니나카와 오구라는 눈도 깜빡하지 않으며 그를 강제로 끌어내려고 접근한다. 그러나 코난은 토쿠모리가 정말로 사망했음을 확인시켜준다.
곧이어 경찰 수사가 시작되고 사람들은 피해자가 오구라 가게의 음식에서 독이 검출되었다고 모함할 생각이 있었다는 것과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듯한 발언을 들어 사고사나 자살의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코난은 가게 안에 있었고 피해자와 원한 관계였던 세 사람 중에 범인이 있을 것이라 의심한다. 과연 토쿠모리를 죽인 범인을 누구일까?
2.2. 용의자
- 모리 코고로 - 평소라면 동기가 없는데다 탐정 신분이므로 자동적으로 용의자에서 제외되었겠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사망 직전 피해자의 망언에 분개해서 멱살을 잡은 것 때문에 용의자 목록에 포함되어서 조사를 받아야 했다(...).
- 오구라 카츠마사/오창수 - 49세. 오구라 라멘 가게의 사장. 사람 좋은 성격이지만 안일한 구석이 많으며 경제 관념이나 생활력이 없어서 개점한 이래 한번도 리모델링을 하지 않은데다 가게의 위생 상태나 인테리어도 완전 엉망이다. 그래서 '다 허물어져 가는 가게라서 리모델링을 하면 영업이 잘 될 것이다'라고 주변의 동료 상인들에게도 잔소리를 듣고 있음에도 비용 문제 때문이라고 둘러대며 미루고 있었다. 사실 상식적으로 20년간 내내 돈이 없었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데 이는 오구라가 경마, 경륜, 경정 등으로 돈을 시도때도 없이 낭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심한 운영 능력과는 별개로 요리 실력만큼은 일품이며 가격도 혜자인 듯 하다. 그가 만든 염라대왕 라멘은 코고로와 코난이 감동받았을 정도이며 스스로도 신념이 '싸고 빠르고 맛있게'라고 밝힌 바 있다. 알바생인 사요의 아버지가 이 가게의 단골이었으며 사요 역시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의 라멘 가게에 자주 왔고 자신도 라멘 가게를 차리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국내판 성우는 우오 켄/김영진
- 오하시 사요/은채영 - 28세. 오구라 라멘 가게의 알바생. 아주 어릴 때부터 오구라의 가게의 단골이었으며 자신만의 라멘 가게를 차리고 싶다는 꿈을 키워왔다. 장성하고 나서는 진짜로 알바일만이라도 좋으니 라멘 가게 일을 가르쳐 달라며 오구라의 가게에서 일하고 있다. 사요의 아버지는 지난 달에 돌아가셨는데 오구라 가게의 단골이자 변호사이기도 했다. 상점가 사람들이 토쿠모리에게 대항할 수 있도록 법률 자문과 소송을 도맡아 진행하고 있었으나 토쿠모리의 수하들의 싸움에 끼어든 것이 간접적인 원인이 되어서 지병 악화로 세상을 떠났다.[2][3] 담당 변호사인 그가 죽으면서 상점가 사람들의 집단 소송도 흐지부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오구라는 사요의 아버지이자 단골 손님이며 자신의 변호를 도맡아 해준 그에 대한 고마움으로 사요의 아버지가 항상 앉던 자리에 꽃병을 놓아두고 손님들에게도 그 자리는 비워달라고 부탁하면서 계속 그를 추모하고 있다. 국내판 성우는 히라마츠 아키코/김새해
- 타니나카 아츠시/안철호 - 47세. 이발소 주인. 오구라와는 가까운 지인이다. 오구라의 가게 근처에서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구라 및 대다수 상점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토쿠모리의 상점가 매입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요리 솜씨는 훌륭하지만 가게 운영이 서투른 오구라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서 가게 리모델링이라도 좀 하면 나아질 거라고 자주 말하고 다닌 듯 하다. 국내판 성우는 스즈키 카츠미/장호비
- 사이즈 토쿠모리/서양덕 - 51세. 부동산 회사 사장. 근처 상점가를 다 밀어버리고 대형 쇼핑몰을 세울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인성이 아주 악질적인 인물로 일부러 음식 먹고 쓰러진 다음 식중독을 일으킨 척 연기를 하거나 손님들을 상대로 싸움을 걸고 가게 기물을 파손하며 난동을 부리는 등의 영업 방해를 통해 자기 계획에 따라주지 않는 상점가 사람들을 협박하고 있었다. 오구라의 가게에 손님이 떨어진 것도 사이즈의 이런 행패가 큰 역할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렇게 악질적인 행동을 저지르면서도 개인적으로는 회사 경영이 어려운 지라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있는 듯한 발언을 한다. 라멘을 먹고 죽는다면 가게를 망하게 만들 수 있지 않겠냐는 망언을 저질렀는데, 직후에 정말로 독극물을 섭취하여 살해당하고 만다. 국내판 성우는 시마카 유/손종환
2.3. 범인
범인은 이발소 주인인 타니나카 아츠시였다. 동기는 상점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계획에 따라주지 않은 가게들을 상대로 영업 방해와 협박을 일삼아 괴롭힌 피해자의 횡포에 대한 분노였다. 또한 범행 장소를 오구라의 가게로 선택한 것은 단순히 우연이 아니라 정말로 '사람이 음식을 먹고 죽었다'는 오명을 씌워서 오구라의 가게를 망하게 할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4] 20년 동안 사이좋게 지내온 범인의 계략에 오구라는 충격을 받지만 범인은 그동안 오구라에게 쌓아뒀던 불만을 다 털어놓는다. 사실 주변 상점가 사람들이 오구라에 대해 뒷담을 까고 있다는 피해자의 모함은 사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구라는 경마 등으로 돈을 마구 써대며 가게의 인테리어나 관리에는 전혀 투자를 하지 않았던 탓에 20년 동안 리모델링 한번 하지 않아서 그의 가게는 상점가의 미관을 해치고 다른 이웃들의 매상에도 피해를 주고 있었다. 없는 돈으로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고 매상을 늘리기 위해 뼈빠지게 노력하던 이웃 상인들 입장에선 이게 곱게 보일리 없었던 것. 그래서 상점가 사람들 모두 범인에게 더 이상 못 참겠다며 리모델링을 하던지 쫓겨나던지 선택하라고 전해달라며 오구라 라멘가게의 퇴출을 건의하는 상황이었다.이기적인 소리로 들리겠지만 난 믿고 있어요, 이 집의 라멘이라면 다른 곳에 가도 충분히 잘할 수 있을거라고.
그럼에도 범인이 오구라에게 이런 뒷담화를 전달하지 않고 싫은 소리를 하지 않았던 것은 오구라의 혜자스러운 경영 철학 때문이었다. 오구라가 쓸데없이 도박으로 돈을 날려버리거나 가게 관리에 투자하지 않아 민폐를 끼친 것은 맞지만 음식만큼은 싸고 맛있게 대접하겠다는 신념을 위해 돈에 쪼들리면서도 고객들을 위해서 음식 값을 올리지 않고 이익이 남지 않더라도 좋은 재료를 사용하여 맛을 내는 등 자신의 철학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범인은 그런 오구라의 라멘이 좋았던 나머지 싫은 소리를 할 수 없었다고 하면서 다른 곳으로 가게를 옮기더라도 오구라라면 분명히 성공할 것이라고 그의 앞날을 축복하며 에둘러 사과를 한뒤 연행된다.
2.3.1. 트릭
이 범행에서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소지품 중 어디에 독을 발랐느냐 하는 것이다. 음식은 물론 꽃병, 물컵 등 가게의 어디에도 독이 발린 부분이 없었으나 피해자의 엄지와 검지 및 안주머니에서 독극물이 검출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피해자가 안주머니에 독을 넣고 있다가 직접 손을 넣어서 이를 만진 다음 젓가락을 잡고 라면을 먹어서 독극물을 섭취했다고 생각했으나 이것은 범인이 판 함정이었다. 실제로 독이 발려있던 위치는 피해자가 소지한 안경의 안경테와 다리의 이음새. 범인은 라멘 가게에 들어온 이후로는 피해자 근처에도 접근한 적이 없었지만 피해자는 라멘 가게에 오기 직전 범인의 이발소를 방문해 머리를 자르면서 안경과 겉옷을 맡겼다. 그때 안경에 독을 바른 다음 겉옷 주머니에 분말을 넣어둔 것이다. 피해자가 안경을 만지도록 유도하는 것 또한 간단하다. 당일은 추운 날씨였기 때문에 추운 바깥에서 따뜻한 가게 안으로 들어오면 안경에 김이 서리게 되어있다. 그래서 안경을 낀 사람은 김이 서린 것을 닦아 내기 위해 안경을 벗을 수 밖에 없고 이때 손가락에 독이 묻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코난 일행이 피해자에게 젓가락 통을 건네달라고 부탁했을 때 범인이 끼어들어서 자기 쪽의 통을 건넨 이유 역시 피해자가 만져서 독이 묻었을 가능성이 높은 통을 무고한 사람이 만져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경찰의 감식 당시에 피해자의 안경이 멀쩡했던 것은 범인이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안경을 자기 것과 바꿔치기했기 때문이다. 바꿔치기한 타이밍은 피해자가 쓰러진 직후 그가 연기 중이라고 생각한 오구라 사장이 피해자를 들어서 바깥으로 내쫓아 버리자며 그의 협조를 구해서 시신에 가까이 접근했을 때였다. 그때 피해자의 안경이 발치 쪽으로 날아간 상태였기 때문에 피해자의 다리를 들어올리려는 척 접근한 다음 몸으로 안경을 가린 채 슬쩍 자기 것으로 쉽게 바꿔치기할 수 있다. 다른 사건이라면 사람이 죽었으니 경찰이 올때까지 시신에 접근하거나 현장을 훼손하지 말라며 말리는 게 보통이었겠지만 피해자는 이미 이런 식으로 음식을 먹고 쓰러진 척하는 영업 방해를 상습적으로 저지르던 사람이었기에 오구라 사장이 이번에도 연기라고 생각해서 들어서 가게 밖으로 던져버리자고 제안해서 시신에 접근할 수 있으리라는 것 쯤은 충분히 예상이 가능한 부분이었다.
2.4. 여담
- 에필로그에서 범인이 운영하던 이발소와 오구라가 운영하던 라멘 가게는 결국 범인의 의도대로 철거되었다고 한다. 원래부터 동료 상인들이 퇴출을 요구하고 있었던데다 그런 사건이 있었으니 그 거리에선 도저히 장사를 할 수 없었던 듯. 그러나 얼마 안가서 오구라 사장은 탐정 사무소에서 보다 가까운 위치에 새 가게를 열었고 사람들이 줄지어서 찾을 정도의 맛집이 되어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그러나 리모델링이나 인테리어 개선은 전혀 하지 않고 그냥 이전 그대로의 초라한 인테리어 그대로 가게를 열어 사실상 위치만 옮긴 셈. 그래도 범인의 충고에서 느낀 것이 있었는지 요즘 잘 먹히는 방식으로 마케팅하기 위해 간판만큼은 바꿨다고 자랑한다. 그래서 코난이 돌아보니 간판에 적힌 것은 죽을만큼 위험한 라멘(...). 사람이 라멘 먹고 죽었다는 악평으로 가게를 망하게 하려던 범인의 계획을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에 이용한 셈이다(...).
- 이후 죽을 만큼 맛있는 라멘 2로 후속편이 나왔다. 전편과 후편 모두 트릭이 안경과 관련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3. 죽을 만큼 맛있는 라멘 2
3.1. 줄거리
세라, 란, 소노코는 코난과 함께 하교하는 길에 전날 라면 요리경연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하며 열을 올리고 이에 세라는 말이 나온 김에 자신의 단골 라멘 가게에 데려가 주겠다고 제의한다.[5] 그런데 알고보니 세라의 단골 가게라는 데가 바로 이 죽을만큼 맛있는 라멘 가게였다. 가게 주인 오구라는 단골인 세라의 방문을 환영하지만 자꾸 그녀를 마리라고 부르곤 했는데 세라가 날마다 호텔에 있는 영역 밖의 여동생을 위해 여분의 음식을 포장해 간다는 것도 밝혀져서 코난이 살짝 떠보려고 하기도 했다. 란과 소노코 역시 염라대왕 라멘을 맛있게 먹고 즐거워하던 그 때, 옆 좌석에 앉아있던 세 명의 손님이 이들에게 각자 양념통을 좀 건네달라고 부탁하며 일행의 눈길을 끈다. 이 셋은 전부 단골인데 각자 음식에 넣을 식초, 간장과 후추통을 건네달라고 부탁했고 음식에 이를 거의 들이부어 먹은 다음 귀가했다.
그런데 손님들이 돌아간 후 코난이 이들에 대해 질문하자 가게 점원 사요가 뜻밖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셋은 각자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전부 가게의 단골 손님이었는데 일전에도 마침 셋이 거의 동시에 식사를 하러 가게에 들른 적이 있었는데 이때 근처에서 일어난 강도 살인 사건의 피의자를 몰아넣으려던 여경이 이들을 추격해 가게로 들어왔고 셋 다 경찰서로 불려갔다는 것이다. 즉, 이 셋은 아직도 범인이 잡히지 않은 강도 살인 사건의 용의자였던 것. 그러나 그 후로도 셋 다 매일같이 라멘을 먹으러 나타나고 있으니 혐의점이 없어서 풀려난 것이 확실한 상황이지만 오구라는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눈이 찢어진 여경과 눈이 쳐진 여경은 여전히 이들을 의심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코난은 설마 설마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여경은 미야모토 유미와 미이케 나에코였다. 사건 당일, 유미와 나에코는 교통 순찰을 돌던 중 범행 현장에서 기이한 행동을 하고 있는 범인을 목격했다. 범인은 즉시 도주했고 나에코는 범인의 퇴로를 차단하기 위해 길의 반대편으로 순찰차를 몰고 가서 대기하기로 하고 유미는 도보로 범인의 뒤를 추격했다. 그러나 도착하여 대기하고 있던 나에코 쪽으로 뛰어온 사람은 유미 뿐이었다. 당시는 상점가가 쉬는 날이라 영업하고 있던 가게도 이 라멘 가게밖에 없었기에 범인이 대피할 만한 장소도 여기 뿐이라 유미와 나에코는 당장 안으로 들이닥쳤다. 그런데 마침 그 세 손님은 유미와 나에코가 오기 한참 전에 거의 동시에 가게 안으로 들어왔고 특별히 숨이 차 보이거나 수상한 소지품을 가진 사람도 없었는 데다 가게 안 어디에서도 흉기나 훔친 물건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용의자가 될만한 건 이 셋 뿐인게 명백한 상황이라 임의동행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했으나 혐의점이 없어 풀려났고 범인을 놓친 유미와 나에코는 졸지에 문책을 받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범인이 손님 두명에게 여유롭게 섞인 채 가게로 입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유미가 범인을 추격하던 도중 넘어지는 바람에 범인이 도주한 후 숨을 고르고 근처 가게로 들어갈 틈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때 유미가 가게 이전 전부터 오구라의 단골 손님이라는 점과 그녀의 전 남친의 존재가 언급된다. [6] 두 사람은 그게 분하고 억울해서 무혐의로 풀려난 용의자들을 감시하며 계속 가게를 들락날락하는 것이라고 한다.
란과 소노코는 사건의 담당 경찰들이 매일같이 대놓고 가게를 들락날락하면 범인이 바보가 아닌 이상 현장에 돌아오겠냐고 두 사람의 취조 방식을 은근히 디스해 유미를 열받게 만든다. 그리고 넘어졌을 당시 유미가 전 남친인 하네다 슈키치와 마주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바람에 더더욱 추격에 늦어졌고, 슈키치가 가게 방문자 중 하나였으며 사건의 중요 참고인임에도 상부에 보고하지도 않았다는 것이 밝혀진다.[7] 참고로 유미가 추격에 넘어진 원인은 범인이 피해자의 집 마당에서 가지고 온 호스를 던지는 바람에 걸려 자빠졌기 때문인데 마침 나에코와 유미가 범행 현장을 발각했을 때 범인은 이 호스를 공중에다 빙빙 휘두르는 괴이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호스는 범행 도구도 아니며 피해자의 사인과도 전혀 상관없는 물건인데 범인이 도망가도 모자랄 판에 시체 옆에서 이런 괴상한 행동을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범인은 왜 아직도 경찰들이 감시하고 있는 게 뻔히 보이는 라면 가게를 매일같이 방문하고 있는 걸까?
3.2. 등장인물
- 톤다 아츠코 : 호스티스로 얼마 전 출근하다가 잃어버린 물건을 가지러 자택으로 돌아왔을 때 하필이면 절도 후 집에서 나오던 범인과 마주쳐버렸고 몸싸움을 벌이던 중 범인에게 밀쳐져 계단에 후두부를 찧으면서 즉사했다. 범인이 도주해버리면서 훔쳐간 물건조차도 불명 상태였으나 오구라의 증언에 의해 도둑맞은 물건은 귀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어느날 술에 쩔은 아츠코는 단골 손님이 선물해준 몇백만 엔 짜리 귀걸이를 하고 와서 오구라에게 큰 소리로 자랑을 해댔다. 마침 용의자 3명도 현장에 있었는데 이때 아츠코는 귀걸이의 값어치에 대해 자랑하며 유나, 소스케, 오사무를 각각 디스하며 비웃었다고 한다. 참고로 나머지 3명 만큼은 아니지만 아츠코 역시 오구라의 라멘 가게에 자주 오곤 했다고 한다. 성우는 니시하라 쿠미코
- 쇼노 유나 : 34세. 금발머리의 여성이다. 유흥업에 종사하는 호스티스로 피해자와는 전 직장동료 사이였지만 쇼노가 다른 업소로 이직한 이후에는 연락이 뜸해졌다고 하며 피해자는 죽기 전 유나를 음탕한 퇴물이라고 디스한 바 있다. 경찰 조사를 받고도 라멘 가게에 여전히 방문하고 있으며 특별히 달라진 점은 음식에 식초를 많이 뿌려먹게 되었다는 것 정도이다. 성우는 사토 유우코
- 미즈시나 소스케 : 29세. 안경을 낀 깡마른 체구의 남성이다. 편의점 알바생으로 근무하는 편의점이 피해자의 자택 바로 앞이었다. 개인적으로 그녀와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피해자가 술김에 소스케에 대해 편의점에서 자기 집 쪽을 훔쳐보는 변태라고 디스하기도 했다. 참고로 그가 일하는 편의점은 범행 며칠 전에 망했다고 한다. 경찰 조사를 받고도 라멘 가게에 여전히 방문하고 있으며 특별히 달라진 점은 간장을 많이 뿌려먹어야 하는 춘권류의 요리를 많이 시켜먹는 것 정도이다. 성우는 이재범
- 나카시니 오사무 : 48세. 통통한 체구의 중년 남성이다. 회사원으로 피해자가 일하는 유흥업소의 단골 손님이었다. 하지만 평범한 월급쟁이라 선물을 상납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디스를 당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를 받고도 라멘 가게에 여전히 방문하고 있으며 특별히 달라진 점은 라멘을 두 그릇씩 먹게 되었다는 것이다.
3.3. 범인
범인은 미즈시나 소스케였다. 일하던 편의점이 망하자 일전에 들었던 피해자의 값비싼 귀걸이를 훔치고자 그녀의 집에 침입했으나[8] 하필 도둑질하고 집을 나서던 중 피해자와 마주치는 바람에 몸싸움을 벌이던 중 그녀를 떨쳐 내려다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이 당일의 전말이었다.
그럼에도 소스케가 경찰들이 감시하던 라멘 가게로 매일같이 돌아온 것은 훔친 귀걸이를 이 가게 안에 숨겼기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간장통에 귀걸이를 숨겼는 데 어느 통인지 기억을 하지 못해 귀걸이도 바로 회수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매일같이 가게를 방문해 간장이 가장 적게 들어있는 통 쪽 자리에 앉아서 간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요리를 시켰던 것이다.
3.4. 트릭
범인이 범행 현장에서 바로 도망치지 않았던 이유는 피해자와 몸싸움 도중 안경을 떨어뜨려서 렌즈가 깨졌기 때문이다. 자신의 지문이 남아있을 게 뻔한 상황이라 도망칠 수가 없었던 것. 범인이 호스를 휘두른 이유도 이를 회수하기 위해서였는데 천제 마스크로 한쪽끝을 막은 호스를 빙빙 돌리면 다른 한쪽 끝이 진공청소기처럼 물체를 빨아들이는 원리를 이용해 안경의 부품을 모조리 회수하였다. 이후 가게에 도착한 뒤엔 렌즈와 안경 다리 등을 변기의 탱크에 가라앉혀 위장했다.
[1] 일본어로 '염라'와 멘마의 발음이 비슷한 것을 이용한 말장난이다.[2] 지병은 고혈압이며 사인은 뇌출혈. 담당 의사가 고혈압 환자임에도 싸움에 끼여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이 뇌출혈의 원인 제공을 했을지 모른다고 해서 사요가 토쿠모리의 수하들을 원망하고 있었다.[3] 고혈압 환자인데 라멘을 먹으러 온 이유는, 담당의사가 약으로 잘 조절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프만 넣지 않으면 라멘도 먹을 수 있다고 허락해줘서였다.[4] 이후 연행되면서 하는 말을 들어보면 아예 폭삭 망하게 한다기보다는 다른 곳으로 쫓아내는 정도만 생각한 듯 하다. 그게 다른 상인들의 요구사항이기도 했고.[5] 란은 당일에 코고로가 저녁에 술 약속이 있다고 해서 어차피 코난과 둘이 저녁을 먹어야했기 때문에 바로 동의했고 소노코는 원래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에 예약이 잡혀 있었지만 취소했다. 그러면서 친구들과 라멘 가게 가는게 자기 로망이었다고 들떠해서 모두를 벙찌게 만든다(...).[6] 이때부터 그녀의 전남친이 자기 오빠랑 동일 인물임을 모르는 세라와 유미 둘이서 촌극을 펼친다.[7] 다만 슈키치는 범인과 손님 일행이 돌아가기 한참 전에 가게를 나서서 용의자는 아닌 게 확실한 상태였다.[8] 피해자 자택 바로 맞은 편이 편의점이라 피해자의 출퇴근 시간을 정확히 알고 있어서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