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 투표자 정리

 

/ median voter theorem
1929년 Stability in Competition이라는 논문에서 통계학자이자 경제학자인 해롤드 호텔링이 처음 제안한 이론이다.
이 이론은 다수결 방식의 투표에서, 중위 투표자(median voter)들이 원하는 결과가 투표의 결과를 결정한다고 한다.
이 이론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두가지의 중요한 가정이 만족되어야 한다.
  •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들 전부가 후보들을 한 줄로 세워서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투표자들이 모든 후보들을 좌파-우파로 분류하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혹은 민족주의-국제주의 그리고 분배주의-성장주의 측면에서 후보를 분류한다면, 민족주의-국제주의와 분배주의-성장주의 기준에 30:70 가중치를 줘서 평가할 수도 있다. 단, 실제로는 각 후보들이 다양한 사안에 대해 다양한 입장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렇게 어떤 하나의 척도에 따라 일렬로 세우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과 제일 가까운 후보를 선택한다.
    예를 들어 위의 좌파-우파로 후보들을 나누는 경우, 자신이 중도좌파라면 중도좌파에 가장 가까운 후보에 투표하는 식이다. 이 가정의 중요한 함의 중 하나는, 사람들은 투표를 꼭 한다는 것이다.[1]
현실에서 중위 투표자 정리의 예측은 '''특히 양당제가 오래 지속된 국가일수록''' 비교적 잘 들어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증연구 결과 1980년 Holcombe미국 미시간 주의 교육비 지출의 경우, 중위 투표자 이론이 예측하는 값과 오직 3%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음을 밝혔다.
중위 투표자 정리는 여러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복지 지출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로도 꼽힌다. 거의 모든 경우 중위투표자는 평균소득자에 비해 소득이 낮다. 어느 나라든지 소득은 불균등하게 분배되어 있고 부유층이 소수이고 평균 이하의 소득자가 더 많아 우측으로 치우쳐진 분포(right-skewed distribution) 이기 때이다. 따라서 중위투표자의 복지선호는 약간 높은 편이고, 중위투표자의 선택이 정부구성, 나아가 정책을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면 복지지출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정책이 시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위 투표자들이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서 자신들에게 혜택이 되는 정책을 선택하는데, 그 중에는 더 부자인 사람들의 부를 복지로 돌리면서 자신들도 혜택을 입는 행동이 포함된다는 것이다.[2] 다만 마가렛 대처, 로널드 레이건, 토니 블레어, 에마뉘엘 마크롱 등의 정치인들이 경제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복지를 줄이고 민간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을 추진해서 중도층의 지지를 더 받는 방식을 쓰기도 한다.
참고로 대부분의 나라에서 보수정당과 자유정당(혹은 진보정당) 양당이 왜 어느정도 공통적인 정책을 내는지, 그리고 종교 정당, 극좌,극우 등 극단주의 성향 정당이 왜 소수정당으로 전락하는지를 여기서 알 수 있다. 양당제가 공고한 미국, 대한민국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1] 자신과 가장 가까운 후보에 표를 던지기 때문이다.[2] An Examination of the Median Voter Hypothesis, Rice(1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