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알데 락바이

 


아라짓 제국의 삼고
'''천경유수 지알데 락바이'''
사도 락신 치올
태위 레이헬 라보

'''이것은 천경유수 지알데 락바이의 명령이다! 수문 개방! 저수를 전량 방류하라!'''

피를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인간 남자이며, 천경유수다.
천경유수란 하늘누리의 책임자로 쉽게 말해 하늘누리시(市) 시장이다.[1] 엄밀히 말하면 일개 도시의 책임자에 불과하지만, 그 도시가 아라짓 제국의 이동수도인 하늘누리인 까닭에 태위, 사도와 함께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최고위 관리인 삼고로 대접받는다. 참고로 삼고는 공작 대우를 받는다고. (지자체의 장에 불과한 서울특별시장이 장관급 국무회의에 참여하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이는 하늘누리가 황제의 거처이기도 하며, 무엇보다도 전무후무한 '''공중이동도시'''라는 특성상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비밀들이 많기 때문[스포일러].
작중에 태위 레이헬 라보와 사도 락신 치올이 각각 호방함과 신중함으로 유명하다면 천경유수인 지알데 락바이는 '''별철 같은 엄격함'''으로 유명하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원리원칙을 준수하는 엄정한 성격이다. 그 엄정함은 사람 목숨에도 똑같이 적용돼 법을 어지럽히는 자에겐 가차 없지만[2] 무의미한 희생, 무의미한 전쟁은 극도로 싫어한다.
이 성격은 어디 안 가서 치천제가 발케네 전쟁을 일으켰을 때 끝까지 전쟁을 그만 둘 것을 간했고, 이후 사라티본 평야에서 일만 레콘 부대에 의해 제국군이 학살당할 위기에 처하자 서슴 없이 하늘누리에 저장된 생활용수를 전부 방류, '''사라티본 부대 일만명의 레콘들 머리 위에 쏟아붓는''' 무지막지한 방법으로 제압한다. 이때 지알데는 살수가 자신의 명령에 의한 것임을 분명히 하며 책임을 피하지 않았다. 즉, 제국군 수만 명을 학살에서 구하기 위해, 그리고 레콘들의 분노가 부당하게 황제에게 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만 레콘의 평생 원수'''가 되는 길을 피하지 않은 것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자연재해 수준으로 쏟아지는 어마어마한 물벼락을 얻어맞은 레콘들은 다들 분노할 틈도 없이 정신이 나가서 하늘누리로 뛰어오를 생각조차 하지 못했지만. 힌치오가 제때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면 사라티본 부대는 그 자리에서 와해되었을 것이다.
지알데의 활약으로 제국군은 전멸위기를 넘겼지만 지알데 본인은 다시 회군 요청을 하다 자택에 연금된다. 이후 제국군이 전황을 유리하게 가져오고 황제의 명으로 발케네에서 학살이 일어나자 지알데는 하늘누리를 전선에서 이탈시켜 제국 중심부까지 되돌아간 다음 치천제에게서 종전선언을 받아내 발케네인들을 구할 생각을 한다.[3] 이를 위해 하늘치의 제어장치[4]를 파괴하자 유수부원들은 자신들이 하늘누리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고 믿어버렸고, 그 결과 실제로도 하늘누리를 통제할 수 없게 된다.
유수부가 통제력을 상실하는 것까지는 지알데의 계획대로였으나, 이미 천경비록을 해석해 하늘치 조종하는 방법을 터득한 아실이 하늘누리를 통제하는 예상 밖의 사태가 발생[5]한다. 아실에 의해 폭주한 하늘누리는 북쪽으로 날아가 빙해에 충돌해 가라앉았으며 지알데 또한 이때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6]
만약 지알데가 제어장치를 부수지 않았다면 여러 유수부원들의 환상으로 통제되는 하늘누리를 아실 개인의 환상만으로는 폭주시킬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지알데가 무고한 희생을 막기 위해 저지른 사건이 결과적으로 하늘누리 민간인들의 조난과 죽음이라는 또 다른 참극만 일으킨 셈이다. 원리원칙을 중요시하던 지알데가 법을 어기는 행동을 저지르자마자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 또한 의미심장하다.

[1] 천경(天京) 이란 단어 자체가 하늘의 수도, 즉 하늘누리를 의미한다[스포일러] 대표적으로 하늘치는 통제국의 이상한 장치가 없어도 '''단 한 사람의 의지만으로도 움직일 수 있다'''라던가.[2] 한 예로 발케네 공의 후계자인 스카리 빌파는 일개 경비대원임에도 불구하고 대장군인 엘시 에더리에게조차 하대할 정도로 안하무인이지만, 그런 그조차 천경유수에게 처벌받는 상황은 두려워한다.[3] 이때 지알데는 자신이 최초로 투하형에 처해지는 사람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4] 일개 개인이 하늘치를 조종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이동수도라는 하늘누리의 이점이 오히려 큰 약점이 되기 때문에 일부러 여러 사람이 복잡한 기계장치로 하늘치를 움직인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가속 레버를 움직였으니 하늘누리가 전진할 것이다'라고 믿는 가속 레버 담당 유수부원의 환상이 하늘누리를 전진시키고, '조종간을 우측으로 돌렸으니 하늘누리가 오른쪽으로 선회할 것이다'라고 믿는 조종간 담당 유수부원의 환상이 하늘누리를 우선회시키는 식이다. 조종간과 레버들은 실제론 아무 기능도 없음에도 유수부원들의 상상을 돕기 위해 움직일 때 묵직한 느낌이 들도록 만들어져 있으며, 하늘누리의 총책임자인 천경유수는 당연히 이 사실을 알고 있다.[5] 당시 하늘누리를 조종하려던 세 사람(아실, 천경유수 지알데 락바이, 황제의 니름으로 하늘치의 비밀을 듣고 조종하라는 명령을 받은 데라시) 중 아실의 의지가 가장 강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실내에 있던 천경유수나 데라시에 비해 밖에 나와있던 아실이 하늘치를 움직이는 환상을 만들어내기 더욱 수월했을 것이다.[6] 아실은 쉬크톨을 뽑아든 황제가 자신에게 다가오지 못하도록 하늘누리를 크게 흔들었는데, 그 후 망가진 제어장치의 잔해에 깔려 꼼짝 못하는 지알데의 모습이 황제의 환상벽에 나타났다. 잔해에 깔려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고, 사망하지 않았더라도 그 장소가 어디인지 아는 사람은 황제와 천경유수 정도 뿐이니 구출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