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만화)
1. 개요
1998~2001년에 학산문화사의 만화잡지 월간 부킹에서 연재된 요리 만화. 전 11권. 제목대로 짜장면을 중심 소재로 한 만화다. 처음에는 스토리는 비트의 스토리를 담당했던 박하, 작화 역시 비트에서 박하와 호흡을 맞춘 허영만이 담당했으나 허영만의 이른 중도하차로 작품 대부분의 작화는 김재연[1] 이 담당했다.
2. 내용
본래는 한희작이 1980년대에 어린이 잡지인 '소년 경향'에 연재했던 만화 '황새를 따라간 뱁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본래는 '신들린 자장가'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으나 단행본은 '황새를 따라간 뱁새'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원작인 황새를 따라간 뱁새는 당시 호평을 받은 작품이었으나 만화책이 겨우 250부가 팔릴 정도로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애초에 만화 단행본 시장이 작던 시절이긴 했지만 그래도 망한 것은 틀림없다. 역설적으로 그 덕분에 현재는 엄청나게 드문 희귀본.
1998년 부킹 창간호부터 용비불패, 야후 등과 함께 연재되기 시작했던 작품이다. 처음에는 원작의 구도를 따라 짜장면을 소재로 한 요리 배틀 만화로 시작했고 연재 당시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으나 2권 분량 이후 그림을 그리던 허영만이 하차하고 김재연이 이어 그리면서 평가가 급락, 잊혀진 만화가 되었다. 교체 초반 김재연은 허영만의 화풍을 흉내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30대 초반의 젊은 작가가 이미 업계에서 대가로 손꼽히는 허영만의 화풍을 흉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고 결국은 뒤로 갈수록 작화가 많이 변하게 되는데 이게 당시 히트쳤던 '월하의 기사'를 그린 '노조 준이치'의 그것과 아주 비슷해서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작품 초반 특유의 무협물 같은 분위기는 원작 '황새를 따라간 뱁새'의 영향. 무슨 무협물의 기연을 연상시키는 짜장면 달인에 의한 수련 내용이나 손아귀의 힘으로 반죽을 압축하여 면을 폭발시키듯 짜내는 그런 필살기스러운 면발 제조 같은 연출은 원작에도 있던 내용이다. 그러나 허영만이 하차한 이후에는 원작은 더이상 아무래도 좋은 듯한 '''조폭 만화'''가 되어버린다.
스토리 작가인 박하가 허영만 하차 이후에도 그대로 작품을 담당했음에도 작품이 산으로 간 아쉬운 사례. 간혹 매체에 허영만 화백이 출연했을 때 본작이 언급되면 별로 언급하고 싶어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면 작가에게도 그다지 긍정적으로 기억되는 작품은 아닌 것 같다. 한 달에 두 번[2] 그리는 게 그렇게 그리기가 싫으셨다고... 아무래도 스토리 작가인 박하와 작품에 대한 견해차가 컸던 것이 하차의 원인이 된 모양이다.
3. 그 외
- 2001년 김재연이 그렸던 부분에서 짬짜면을 연상케하는 짜짬면이라는 메뉴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짬짜면이 이 짜짬면에서 본따게 되어서 현실화되었다는 일설이 잠깐 나오기도 했으나 이보다 앞선 90년대 말에 강주배가 연재하던 '용하다 용해 무대리'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고[3] 결정적으로 현재의 반반 나뉜 짬짜면 그릇은 이미 본작이 연재되기 시작한 직후인 1999년에 연극배우였던 김정환이 특허청에 특허를 낸 물건이다[4] . 실제로 이 그릇에 짬짜면을 낸 것은 서울 신사동 소재 '태화루'에서 이듬해인 2000년에 낸 것이 처음이라고. 어느 쪽이나 김재연의 연재 시기보다 이르다.
-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안도현의 소설 '짜장면'을 만화로 그린 동명의 1권짜리 만화책이 있다. 작화는 최규석, 변기현.
[1] 1969년생. 1992년 '만화왕국' 신인작가 공모전 대상으로 데뷔했다. 짜장면 외에도 몇몇 작품을 그렸지만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고 현재는 학습만화 분야에서 활동 중.[2] 부킹은 창간 초기에는 격주간이었다.[3] 배달하다가 펑크났는데 덕분에 짜장과 짬뽕이 섞여진 채로 돌아와서 중국집 주인이 화내다가 마침 온 무대리와 일행이 각자 주문하는데 무대리는 짜장과 짬뽕을 번갈아 주문하려다가 멈칫하자 중국집 주인이 그렇다면 손님같은 분을 위한 메뉴라며 그 반씩 섞여버린 걸 주고 무대리는 기뻐하고 왕대리는 누가 봐도 사고로 뒤섞인 건데 그걸 먹냐는 투로 어이없어하던 줄거리. [4] 본인이 짜장면과 짬뽕을 모두 좋아해서 매번 짜장이냐 짬뽕이냐 갈등하다 이런 고안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