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야스퍼스
1. 개요
Karl Jaspers
(1883 ~ 1969)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와 함께 독일 실존주의의 대표자[1] 로 여겨진다.
2. 상세
1883년 독일 올덴부르크의 부유층 집안에서 태어났다. 18살에 그는 폐결핵을 진단받는데, 매일 죽음의 위기에 직면했던 그의 상황은 후술할 나치독일에 의한 고난과 더불어 '한계상황'의 정의와 자각에 큰 영향을 끼친다.
젊을 시절 법학과 의학을 공부하고, 이후 심리학과 정신병리학[2] 을 연구했으며, 철학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해 인간 정신의 실존성을 탐구했다.[3] 그는 이런 사색과 분석의 과정을 암호 해독에 비유했다.
1913년부터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교수로서 지낸다. 1938년 나치에게 아내 게르트루트 마이어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이혼을 강요당하지만 이혼을 거절하고, 교수직을 박탈당한다. 이후 그는 독일에서 아내와 함께 나치의 탄압을 피해다니며 끝까지 아내를 지킨다.
《철학》 3편,《이성과 실존》, 《현대의 정신적 상황》, 《역사의 기원과 목표》를 비롯한 수많은 책과 논문들을 집필했으며, 그의 사상은 칸트, 니체, 키에르케고르의 영향을 받아 독자적인 발전을 이룩한 것이다.
하이데거와 실제로 만나 교류했었다. 한나 아렌트를 지도했던 적이있다.
야스퍼스는 탄생, 죽음처럼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을 한계상황[4] 이라는 개념으로 제시했다. 그는 한계상황에서 인간은 자신을 자각하고 철학적 사고를 통해 진정한 실존에 다가설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그는 2차 세계대전의 종전 이후 다가 온 냉전 역시도 사람들이 실존에 다가서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냉전이 가치를 지닌다 보았다. 단, 여기서 냉전 자체가 가치있는 일이라는 뜻은 아니며, 냉전을 통해 사람들이 실존을 자각하고 발전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점을 가치있게 보았다고 해야 정확하다.
종전(1945년) 후 교수직에 복직해 말년인 1948년부터는 스위스의 바젤 대학에서 교수로 지냈으며, 1961년의 은퇴 이후에도 바젤에서 머물다가 1969년에 생을 마쳤다.
[1] 하이데거는 분류에 따라 실존주의자들과의 접촉이 잦았던, 전혀 다른 사상가로 보기도 한다. 실존주의 자체가 워낙 제각각이긴 하지만 보통 야스퍼스와 사르트르는 실존주의자로 꼭 손꼽히므로 참고바람.[2] 병리학의 일종. 정신병의 원리와 이론을 연구한다.[3] 사족으로 이렇게 다양한 학문을 섭렵했기 때문에 그의 사상은 난해하진 않으나 제대로 정의를 내리려면 깊게 연구해야한다. 어지간한 철학자들이 다 그렇다지만 야스퍼스는 본인이 생각을 내고도 다음 자신의 저서에서 비판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본문의 내용은 우리말로 번역된 책들과 철학사전의 소개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니, 철학 전공자 분이나 독일어 원문에 능통하신 분이 보강/수정 바람.[4] 혹은 극한상황. 'Grenzsituation'의 번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