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피라 성역
은하영웅전설의 지명.
무라이, 에드윈 피셔, 표도르 파트리체프가 항성 폭발로 말미암아 통신이 두절되는 바람에 함대가 분산되는 고통을 겪은 지역이다. 간신히 재편성을 끝내자 이번엔 설상가상으로 함대운용의 명인인 피셔가 과로로 쓰러졌고, 그에 동요된 장병들 일부가 이탈하는 사태까지 일어나 한때 함대는 해체의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다행히도 무라이가 함대를 장악, 파트리체프, 순 수울와 더불어 이탈자들을 제압하였기에 망정이지, 만약 그렇지 못했다면 함대는 그대로 해체되었을 것이다. 본래 파트리체프는 "떠나는 자는 붙잡지 않는다"는 양 웬리의 뜻을 신봉하는 사람이었지만, 이번엔 그런 생각을 내던지고 과감하게 대처함으로써 동료들을 놀라게 했다. 배신자들의 이탈을 묵인하거나 허락할 경우, 자기들의 목적이나 현재의 위치가 제국군에게 탄로날 것이 분명했기에 그들의 두려움은 더욱 컸던 것이다.
함대전에 있어서 백전백승을 장담할 수 없는 그들로서는 무엇보다도 비밀 유지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배반자들을 진압, 감금한 후에도 여러 차례의 사고가 잇따랐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얼마 후 마침내 이제르론 회랑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들이 이제르론 요새에서 양 웬리와 그립던 재회를 이룬 것은 우주력 800년 1월 그믐날이었다. 그때 양은 감금되어 있던 배반자 400여 명을 무조건 풀어주었으며, 행성 하이네센 출발일자를 기준으로 계산하여 급료도 후하게 나눠주었다. 그래서인지 그들 대부분은 자유가 허용되었음에도 그것을 마다하고 양 웬리 휘하에 남아 그 후 용전분투를 하기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