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이(은하영웅전설)
1. 개요
은하영웅전설의 등장인물로 자유행성동맹의 군인이다. 양 웬리 함대의 참모장으로 활약했으며 최후까지 생존한 인물이다. 최종계급은 중장.
무라이란 이름 이외에는 풀네임이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인물로 OVA에서도 동맹군 사관 리스트에 Murai라고만 기재되어 있다. 이름으로 인해 일본계가 아닌가 추측하고 있으며, 같은 동북아시아계 인물인 우란푸 제독처럼 성이 없는 이름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2. 양 웬리 함대의 참모장
단순히 본편을 기준으로 보면 아스타테 회전 이후 이제르론 공략을 명령받은 양 웬리가 신함대 창설을 위한 사령부 인선 권한을 행사할 때 참모장으로 지명되어 갑자기 툭 튀어나온 인물이다. 다만 외전을 통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양과의 인연이 밝혀진다.
양 웬리가 소령 시절 잠시 에코니아 포로수용소의 참사으로 배치됐던 시절이 있는데 이 때 무라이는 중령계급을 달고 상급조직인 타나토스 경비사령부에 재직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라이는 수용소에서 발생한 사건 수습담당으로 파견됐는데 철저한 조사와 편견없는 공정한 태도로 사건을 처리했다.[2] 이를 계기로 양 웬리와 역시 나중에 부참모장으로 활약하는 표도르 파트리체프와 교우를 맺게 됐다. 특히 사건처리가 빨라서 에코니아 포로수용소 전체를 들썩이게 한 사건임에도 당일날 저녁에 일이 다 끝나고도 완벽하게 끝났을 정도
훗날 페잔으로 떠나는 율리안 민츠가 인사차 찾아왔을 때 털어놓는 사실로 양 사령관이 참모장직을 제의했을 때 수락은 했으나 자신이 무슨 역할을 맡아야 되는지 판단이 서지 않아 한동안 고뇌했었다고 한다.
실제 은하영웅전설 세계관에서 함대의 참모장은 사령관을 보좌하면서 작전 및 함대운용에 대한 계획 등을 기획하는 역할이 많이 부각되는 위치이다. 하지만 이 역할을 양 웬리가 가져가버린 까닭에 무라이의 위치가 붕뜨게 되는 문제가 있었으나 이제르론 공략이 성공한 후에야 비로소 자신의 역할을 정하고 양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무라이가 결정한 양 함대 참모장으로써의 역할은 율리안에게 이야기한 것처럼 '''양 제독을 그저 돋보이게 하는 역할'''[3] 이었다.
실제 무라이는 작중에서 다른 함대의 참모장들처럼 사령관에게 작전을 기획하여 제안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양 웬리가 상식을 깨는 기발한 작전안을 내놓아 모두들 충격과 공포에 빠져 멍하고 있을 때, 담담하게 일반적인 상식론을 제기하는 형태로 태클을 걸어 양 웬리가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할 수 있게 유도하는 역할을 자처했다. 이에 따라 다른 참모들이 양의 작전에 납득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고, 부참모장 파트리체프가 이어서 특유의 목소리로 "과연 양 제독다운 명안"이란 말을 하여 좌중을 안정시키고 병사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명콤비로 활약했다.
양 웬리와 합류하던 도중 파리피라 성역을 지날 때쯤 피셔가 쓰러지자 일부 병사들이 배신했는데 이에 무라이가 임시로 함대를 맡고 파트리체프와 수울이 나서서 이들의 난동을 진압했다.
3. 양 웬리 사후
줄곧 양 웬리의 옆에서 보좌했으나 회랑 전투 이후 양 웬리가 암살당하면서 불평분자를 비롯하여 동요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자 무라이는 '''도망자의 오명을 쓰는 걸 무릅쓰고''' 스스로 이들을 끌어안고 이제르론 요새를 떠났다. 실제 그 무라이마저 떠난다란 이야기가 퍼지자 남을 사람은 남고, 떠날 사람은 떠나는 식으로 깔끔하게 청소가 됐다. 덕분에 남은 사람들은 큰 마찰없이 이제르론 공화정부를 수립할 수 있었다.
이후 노이에란트 전역에서 오스카 폰 로이엔탈이 이제르론 공화정부의 협력[4] 을 구하고자 무라이를 사자로 파견하여 잠시 모습을 드러냈다.[5] 율리안과 만난 자리에서는 로이엔탈의 제의를 거절하고, 세력 보존을 위해 사리에 맞는 판단을 해야 될 것이라 주문했다. 이 때 율리안이 이제르론에 남아줄 수 없는지 물어봤으나 거절하고는 다시 행성 하이네센으로 돌아갔다.
종반부에는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의 명령으로 위험분자들을 구금할 때, 구 동맹의 군인이었기에 그 대상이 되어 라그풀 교도소에 수용됐다. 그리고 라그풀 교도소 폭동사건에 휘말려 하마터면 죽을 뻔 했으나 다행히 목숨을 건졌고,[6] 이후 제국과의 협상으로 하이네센으로 돌아온 율리안 일행과 병상에서 재회했다.
4. 성격
'''양 웬리 함대의 군기반장.'''
엄격한 군인상을 체현한 듯한 진중하고 강직한 성격이며,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좌중을 긴장시키는 인물이다. 개성 넘치는 문제아적 인물이 많은 양 웬리 함대는, 이 아저씨가 중심을 잡아주지 않았으면 말 그대로 무뢰배와 보이스카웃의 놀이터가 됐을지도 모른다는 언급이 자주 나온다. 그 때문에 더스티 아텐보로나 올리비에 포플랭처럼 자타공인 문제아로 꼽히는 인물들은 무라이와 마주치는 것을 꺼린다.[8]"질서와 규칙이 옷을 입은 사람"[7]
특히 포플랭은, 노이에란트 전역 당시 로이엔탈의 사절로 이제르론을 방문한 무라이를 보자 딱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자기도 모르게 "아, 큰일났다!"며 숨어버렸던 적도 있다. OVA에선 루글랑주의 제11함대와 전투를 벌일 당시, 포플랭이 스파르타니안에 타고 출격하기 전 통신화면에 나와 율리안에게 내 전투를 멋지게 보라고 수다를 떨다가 율리안 옆에 있던 무라이를 비롯한 이들에겐 말없이 비장한 얼굴로 경례하고 출격했다. 이를 본 무라이는 불만스럽다는 얼굴로 율리안에게 "율리안은 저런 친구를 만나지 않았으면 하네."라고 말했고 율리안은 멋적은듯이 웃었다. 그리고, 시간이 있을 때 디포르메 기법으로 초상화를 즐겨 그리는 카스파 린츠는 양 함대 내 인물들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무라이는 그냥 군복과 베레모 사이에 '''규율'''이란 단어를 써넣었을 정도였다.
농담을 즐기지 않는 성격에 거의 웃지 않는 인물이란 이야기도 몇 번 나온다.[9] 이로 인해 에코니아 포로수용소 사건 당시 크리스토프 폰 쾨펜힐러 대령 앞에서 모처럼 미소를 짓자 파트리체프는 '''"마치 동상이 웃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양도 그 말에는 쓴웃음지으면서도 뭐 그래도 찡그리는 것보단 낫다는 투로 대꾸했다. 그리고 율리안이 페잔으로 떠나기 전 만나 자리에서도 처음엔 무표정이었는데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웃음을 띈 얼굴로 변하는 바람에 마냥 무라이를 어렵게 생각했던 율리안마저도 의외의 모습을 봤다고 생각했을 정도.
제국의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과 비슷한 이미지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으나, 음험한 모략가인 오베르슈타인과 달리 무라이는 원리원칙에 충실한 강직한 군인이다. 올곧은 성품으로 따지자면, 오베르슈타인을 미워하는 신 제국군의 상급대장들과 외려 더 가깝다. 그렇기에 능력은 있으나 높으신 분들의 눈밖에 나기 딱 좋은 인물이었고, 그로 인해 양 웬리가 참모장으로 부르지 않았으면 중장까지 진급하지는 못했을 것이란 평을 듣는다. 실제로 원작에서도 중장에 올라 함대사령관이 된 양 웬리가 참모 임명권을 얻자마자 그와 파트리체프를 불러와 참모로 임명했는데, 에코니아 포로수용소 사건 이후 이렇게 8년동안 파트리체프는 2계급 올라 중령이었지만, 무라이는 딱 한계급 오른 대령이었다.
라이가르 성역 회전에서 양 함대에서 즐겨 사용하던 위장후퇴 전술이 이제는 단련이 되어 정말 도망가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자 '''"우리 함대는 도망치는 연기만 늘었다"'''고 씁쓸해하는 컷이 나오는데, 반다이남코 판 은하영웅전설 게임에서 무라이가 이 대사를 하자 아텐보로가 일을 핑계로 도망간다(…).
겉으로 드러난 인간관계에 대한 묘사가 거의 없고 다른 사람들처럼 사적인 교류를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으나, 양 함대 핵심멤버들과는 두루 좋은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창설멤버들과는 스스로 친우라 부를 정도였는데 이로 인해 회랑의 전투를 거치면서 양 웬리, 에드윈 피셔, 파트리체프가 모두 저승으로 떠난 외로움을 토로하며 여기에는 더 이상 자신의 자리가 없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대체로 참모 역할에 충실한 무라이였지만 비전투 지휘에 나서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버밀리온 성역 회전이 시작되기 전 양의 설명에 의하면, 성역의 1,250억 입방광초의 공간을 1만 개의 주역으로 나누어 2천 개의 정찰조를 통해 감시하는 과정을 총괄한 것이다.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원수는 이에 대해 긍정적인 평을 했으나, 양은 '''"11년 전 엘 파실에서 탈출할 때, 실무적인 근면성은 다 써 버렸습니다."''' 라며 이 작전의 책임자가 무라이임을 밝혔다.
그리고 상관의 부당한 행위에도 굴하지 않는다. 에코니아 포로수용소 사건 당시 버나비 코스테아 대령이 자신의 음모가 실패했음에도 양, 파트리체프, 프레스부르크 세 사람을 궁지에 몰아넣으려고 별 발악을 해댔으나 무라이는 간단하게 씹어버렸다. OVA에서 코스테아가 자신의 대령 계급을 들먹이자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피고인이라는 걸 자각하라"며 부하들에게 감시 명령을 내리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갔다. 코스테아가 뭐라 말하려고 잡으려 하자, 무라이와 같이 온 병사들이 싸늘한 눈빛으로 총을 겨누며 말없이 물러나라고 해서 별 말도 못했다.
또한 다나카 요시키의 작품에서 대체로 '엄격한 원칙주의자' 캐릭터는 구체적인 면모가 명확하지 않음을 감안할 필요도 있다. 무라이 역시 주변 인물들의 반응을 통해 엄격하고 깐깐한 인물임이 강조되기는 하는데, 구체적인 면모가 묘사되는 부분에서는 그렇게까지 엄격하고 깐깐하다기보다는 그냥 적당히 진지하고 진중한 인물 정도의 면모만 보여주는 것. 따라서 독자들로써는 '규율이 옷을 입고 걸어다니는 것 같다'는 주변 인물들의 평가가 좀 과장된 것으로 느껴질만도 하다. 동일 작가의 다른 작품인 야쿠시지 료코의 괴기 사건부에서 무로마치 유키코가 파시즘의 료코에 대응되는 청교도주의의 유키코라느니, 독성이 너무 강해 둘을 섞어 셋으로 나눠야 바람직한 인물상이 나온다느니 하는 설정이 붙어있지만, 정작 작중에서 묘사되는 면모를 보면 편협한 원칙주의자라기보다는 원칙 중시형의 정의파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과 비슷한 예. 말하자면, 다나카 요시키의 경우 '엄격한 원칙주의자' 캐릭터의 묘사에서 실제 그 캐릭터의 행적 묘사에 비해 주변 인물들의 반응을 과장해서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이는 파격적이고 반권위적인 캐릭터를 즐겨 등장시키는 작가의 특징과도 관계있을 것이다.
5. 기타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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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뮤지컬판에서 무라이 역을 맡은 오스미 켄야.
은하영웅전설 4에서는 통솔 58, '''운영 96''', '''정보 88''', 기동 45, 공격 40, 방어 72, 육전 48, 공전 45의 전형적인 참모형 스타일. 운영과 정보 수치가 높기 때문에 굉장히 쓸모가 많다. 특히나 동맹군 장성들은 대개 통솔 공격 방어 기동이 참모가 딱히 필요없을 정도로 적당한 편이라 운영, 정보 셔틀 하나만 있으면 다른 참모가 필요없으므로 무라이의 가치가 더욱 올라간다.후기 시나리오에서 제국군으로 플레이할 경우, 동맹군이 인재가 모자라 급한대로 소장 계급의 무라이에게 함대를 맡기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6. 둘러보기
[1] OVA에서 칼레 윌록을 맡았다.[2] 범인인 코스테아는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양 웬리가 포로들을 선동해 반란을 일으켰다고 주장했지만 무라이는 이미 사전조사를 마치고 온거라서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3] "이제 와서 말하면 나는 양 제독을 그저 돋보이게 하는 역할이었다."고 말하는데, 이에 순간 당혹해하는 율리안의 표정은 OVA 구판과 수정판이 각각 다르다.[4] 같이 동맹을 맺으면 매우 좋고, 그게 아니면 최소한 제국정부에 협력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5] 참고로 무라이를 보자마자 포플랭은 도망쳤다(...)[6] 의식불명인 상태라 사건 이후 제국측에서 이를 가지고 이제르론 측에 어찌저찌 뭘 해보려고 했을때 무라이를 써먹을려고 했으나 의식불명이라서 써먹을 수 없었다.[7]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외전 5권 <나선미궁>, 김완, 이타카(2011), p.188[8] 특히 무라이가 피셔와 파트리체프와 함께 동맹이 양에게 양도한 함대를 데려왔을 때, 아텐보로와 포플랭은 "피크닉이 수학여행이 되어버렸다"면서 초상집 분위기가 되었다.[9] 회랑의 조우전 이후 다들 웃고 있는데 유일하게 웃지 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