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사이 술탄국
1. 개요
사무드라파사이 술탄국 또는 사무드라 다루살람은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섬 북부에 있던 술탄국이다. 약칭으로는 '파사이 술탄국'으로 불린다.
2. 역사
수마트라 북서부는 중세 인도양 무역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곳이어서 스리위자야 제국 시절부터 아랍인과 인도인이 자주 드나드는 땅이었고, 이슬람교의 전파가 인도네시아 군도 전체를 통틀어 가장 이른 시기에 일어났다. 아랍계, 인도계 상인 일부는 말레이계 내지 오스트로네시아계 현지 주민과 통혼하여 정착하기도 했는데, 파사이 술탄국의 1대 술탄도 아랍인 조상이 있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수마트라 북서부를 지배하던 스리위자야의 계승 세력 다르마스라야 왕국이 변경의 지배력을 잃어 가면서, 13세기 중반에 파사이 지역의 영주 마라 실루(Mara Silu)가 다르마스라야에서 독립하여 파사이 왕국을 세웠다. 마라 실루는 이후에 이슬람으로 개종하여 말리쿠살레(Malikussaleh, 말리크 앗살리흐)로서 술탄위를 칭하여 파사이 술탄국이 성립하였다. 이로써 파사이 술탄국은 군주의 정확한 개종 시점이 불확실한 크다 술탄국과 도시 국가 수준의 일부 정체[1] 를 제외하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지역을 통틀어 최초로 무슬림 지배자가 통치하는 국가가 되었다.
파사이 술탄국은 다른 수마트라 해안 지대 국가와 마찬가지로 무역 국가였으며, 후추와 금 등의 교역으로 경제를 지탱하였다. 16세기 초 포르투갈의 영향권에 일시적으로 들어갔다가 아체 술탄국의 세력 확장으로 아체에 흡수되어 소멸하였다. 아체 술탄국은 이후 지역 최초의 이슬람 국가인 파사이 술탄국의 계승국을 자처하였다.
3. 역대 술탄
이하의 인명은 말레이어식 이름이 보편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아 예외적으로 아랍어 외래어 표기법 시안에 따라 표기한다. 여성 군주의 경우 (女) 표기.
- 1대 - 말리크 앗살리흐(Sultan al-Malik al-Salih, Malikussaleh, 재위 1267–1297)
- 2대 - 말리크 앗자히르 1세 / 무함마드 1세(Sultan al-Malik al-Zahir I / Muhammad I, 재위 1297–1326)
- 3대 - 아흐마드 1세(Sultan Ahmad I, 재위 1326–133?)
- 4대 - 말리크 앗자히르 2세(Sultan al-Malik al-Zahir II, 재위 133?–1349)
- 5대 - 자이날 아비딘 1세(Sultan Zainal Abidin I, 재위 1349–1406)
- 6대 - (女)나라시아 라왕사 하디유[2] (Sultanah Nahrasyiah Rawangsa Khadiyu, 재위 1406–1428)
- 7대 - 자이날 아비딘 2세(Sultan Zainal Abidin II, 재위 1428–1438)
- 8대 - 살라흐 앗딘(Sultan Salah al-Din, 재위 1438–1462)
- 9대 - 아흐마드 2세(Sultan Ahmad II, 재위 1462–1464)
- 10대 - 아흐마드 3세(Sultan Ahmad III, 재위 1464–1466)
- 11대 - 아흐마드 4세(Sultan Ahmad IV, 재위 1466–1466)
- 12대 - 마흐무드(Sultan Mahmud, 재위 1466–1468)
- 13대 - 자이날 아비딘 3세(Sultan Zainal Abidin III, 재위 1468–1474)
- 14대 - 무함마드 샤 2세(Sultan Muhammad Shah II, 재위 1474–1495)
- 15대 - 카밀(Sultan al-Kamil, 재위 1495–1495)
- 16대 - 압둘라(Sultan Abdullah, 재위 1495–1506): 1차 즉위
- 17대 - 무함마드 샤 3세(Sultan Muhammad Shah III, 재위 1506–1507)
- 18대 - 압둘라(Sultan Abdullah, 재위 1506–1509): 2차 즉위
- 19대 - 아흐마드 5세(Sultan Ahmad V, 재위 1509–1514)
- 20대 - 자이날 아비딘 4세(Sultan Zainal Abidin IV, 재위 1514–1517)
[1] 아체 동부 지역에 프를락 술탄국(Kesultanan Peureulak)이라는 이슬람 국가가 적어도 12세기부터 존재하였다가 13세기에 파사이에 흡수되었다는 설이 있다. 《제번지》(諸蕃志)에는 12세기 후반에 "자바에서 5일 항해하면 도달하는 거리"에 무슬림 국가가 있었다는 중국인 여행자의 기록이 인용되고 있는데, 이는 프를락의 존재에 대한 간접 증거로 간주된다. 일부 주장에 따르면 프를락은 9세기에 이미 이슬람 국가로 성립하였다고도 하지만, 12세기에 프를락이 존재하였다 하더라도 그 이전에 대해서는 교차 검증 가능한 사료가 별로 없으므로 신빙성이 떨어진다.[2] 말레이인도네시아어 외래어 표기법 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