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Library of Ruina 세계관)
내 연주는 어째서 사람의 마음을 잡지 못하는가. 어째서 나조차 홀리지 못하는가. ...'''모든 것이 뒤틀려있다.'''
1. 개요
Library of Ruina의 등장인물.
2. 상세
L사가 사라진 후 생긴 백야, 흑주 현상 이후 도시에서 발현한 '''최초의 뒤틀림.'''[1]
뒷골목 9에서 발현한 피아니스트는 지하에서 발현하자 마자 주변의 사람들을 몰살하고 거리로 나와서 총 30만명의 사람들을 학살했다. 갑작스럽게 나타나서 주변 해결사들은 제대로 된 저항도 못하고 죽어나갔지만 얼마 안가 특색 검은침묵에 의해 토벌됐다고 한다.
짦은 등장이었지만 피아니스트의 연주는 ''''회색 도시의 권태를 깨운 소름끼칠 만큼 아름다운 음악''''이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줬으며, 그의 연주를 직간접적으로 들은 일부 사람들이 그 연주에 매료돼서 재현하려고 한다. 당연하지만 하나같이 제대로 된 연주는 안 하고 사람들을 죽이면서 연주를 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브레멘 음악대가 있다.
3. 작중 행적
3.1. 생전
인간이었을 적 그는 음악의 골목인 뒷골목 9구 출신의 38세 평범한 피아니스트였다. 한때 자신에게 음악적 재능이 있다고 믿었으나, 본격적으로 음악을 배운지 1년 만에 '재미 없는 연주'라는 악평을 듣고 재능이 없음을 깨달았다. 이후 출세길을 놓쳐 버린 채 14년 넘게 단란 주점[2] 에서 볼품 없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일을 했다.
그러던 중, 3일간의 빛과 3일간의 어둠, 그리고 하루의 정적 이후 사색이나 옛 기억에 잠기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나 자신의 재능이 언젠가 인정받으리란 헛된 과거의 희망이나, 자신의 역할은 누구로 대체되어도 문제 없으리란 부정적인 사색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피아노를 놓지 않은 이유는, 자신이 '''피아노를 좋아하기 때문'''이며 "아무도 귀 기울여 듣지 않을, 나만을 위한 작은 연주"를 지키기 위해 자리를 지켰다.
그러던 중 술집의 한 놈팽이가 술에 취한 채, 자신의 친구들에게 솜씨를 보여주겠다며 피아니스트의 자리를 뺏는다. 처음엔 비루한 자존심으로 지켜왔던 '''자신만의 자리'''였기에 양보하지 않으려 했지만, 점주가 비켜주라며 뺨을 때리자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내주었다.
그리고 분명 자신과 똑같은 곡을 쳤음에도, 가끔 취미로 쳤다던 놈팽이의 연주는 피아니스트의 마음을 빼앗아갈 정도였다. 한낱 한량에게도 재능면에서 밀려버린 것이다. 그 순간 피아니스트는 견디지 못하고 뛰어가 그를 밀치고는, 온몸이 건반에 박히고 꺾이도록 피아노에 몸을 처박아댔다.
"손님들이 연주를 무시한 게 밉지 않았고, 점주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은 것도 밉지 않았다. 후원자 덕에 높이 올라간 동기들이 밉지 않았다. 다만, 자신은 피아노가 좋았기 때문에 '''피아노를 치며 살아가고 싶었다'''"고 한탄한다. "하지만 이 도시에선 그게 허락되지 않았다. 좋아하는 마음만으론 되지 않는 것들 투성이이며, 나답게 살아갈 자유가 없고, 왜 멸시 받아야 하는, 그렇게 평가받아야만 하는 이 도시가 혐오스럽다"고 생각하며 폭주한다.
정신을 차리니 그의 피와 살이 뭉개진 피아노는 점점 모양새를 갖춘 채 거대해지고 있었다. 뒤늦게 해결사들이 검을 뽑아들었지만, 그들 또한 연주의 일부가 될 뿐이었다. 그들의 비명, 살이 터지는 소리, 뼈가 부러지며 내장이 뽑히는 소음들이 피아니스트로 인해 선율이 되어, 아름답게 연주되어갔다. 이에 피아니스트는 이것이야말로 자신의 재능이라 생각했다.
이후 거대해진 채로 지하를 벗어나 '''9구 골목의 주민 8할, 30만명을 살해'''했다.[3] 하지만 하나 협회에서 파견한 특색 해결사 '검은 침묵'에게 결국 퇴치되었다. 이후 네짜흐가 언급한 바에 의하면 '회색 도시의 권태를 깨운 소름끼칠 만큼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했다고 한다. 결국은 완전히 괴물로 변하고 나서야 자신의 연주를 인정받은 것.
도시에서 백야, 흑주 현상이 일어나기 전부터 크나큰 뒤틀림을 마음 속에 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빛의 씨앗만 없었다면 마음 속에 뒤틀림이 밖으로 세어나오진 않았겠지만, 그럼에도 그 골이 상당히 깊었기에 빛의 씨앗이 뿌려지자마자 가장 먼저 압도적 스케일을 가진 첫번째 뒤틀림으로 발현하게 된 것이다.
3.2. 영향
도시의 권태를 깨워다고 할 정도로 충격을 가져다준 피아니스트는 죽은 후로도 수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와 같은 경지에 이르고 싶어서 인간을 악기로 만드는 브레멘 음악대와 그 사건 이후로 뒤틀림 발현자들을 수집하는 잔향악단까지 나타났다. 롤랑은 이들을 그 지독한 술의 숙취에서 아직 깨지 못한 사람들로 평했다.
사실 주인공 롤랑의 정체는 검은침묵이라는 것이 밝혀졌으며 그의 아내 안젤리카가 희생자라는 것이 밝혀졌다. 롤랑은 피아니스트를 죽인 후로도 분노를 참지 못하고 뒤틀림 원흉을 찾고자 폭주했다.
푸른잔향 아르갈리아도 여동생 안젤리카가 죽은 후 큰 슬픔을 느꼈는데, 그와는 별개로 안젤리카가 죽으면서 생긴 황홀한 선율에 전율을 느껴서 잔향악단과 함께 여동생을 위한 추모곡을 부르려고 한다.
잠깐 지나가듯이 언급되는 존재지만, 도시의 부조리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자신의 정체성이 부정당하고 멸시 당하다 결국 완전히 무너져버린 인물이기 때문. 첫 뒤틀림이란 설정도 이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죽은 이후에 그의 음악이 도시에 남긴 영향들을 생각하면 더더욱 첫번째(최초의) 뒤틀림이라는 의미가 크게 다가온다.
4. 기타
아카이브 영상. 후반부 묘사가 잔인하니 주의.
'음악'이라는 점 때문에 고요한 오케스트라가 연상되었는지 앤젤라가 롤랑과 대화할 때 짤막하게 언급한다. 그리고 고요한 오케스트라에 침식된 앤젤라를 보고 롤랑이 피아니스트를 닮았다는 발언을 한다
[1] 다만 백야, 흑주 현상 이후로 생긴 최초의 뒤틀림이라는 뜻으로, 그전부터 흡혈귀 같은 뒤틀림이 이미 존재하기는 했다.[2] 12평 남짓한 싸구려 지하 주점. 꺼져가는 전구의 희미한 주홍 불빛은 마치 무덤을 닮았다고 표현하며 무능한 해결사나 조직의 말단, 혹은 '''자신 같은 하류 인생들의 무덤'''이라고 평한다.[3] 작중 묘사에 의하면 사람들이 찢겨가며 음표로 바뀌어 갔다고 한다. 즉 위 사진의 음표는 모두 사람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