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농

 

1. 개요
2. 제1부(1~20번)
3. 제2부의 1(21~31번)
4. 제2부의 2(32~43번)
5. 제3부(44~60번)
6. 논란
7. 여담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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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 루이 아농
프랑스의 피아니스트이자 교육가인 '''샤를루이 아농'''[1](1820~1900, Charles-Louis Hanon)이 만든 연습용 책. 원래 제목은 “피아니스트가 되는 60 연습곡"이다. 바이엘의 종료와 함께 2레벨로 레벨업한 견습 피아노 연주자를 위한 초보자용 연습곡 교본. 총 60개의 연습용 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에서는 보통 체르니와 함께 배우게 된다.
보통은 위와 같은 피아노 연습곡만을 지칭하지만, 100년도 넘게 피아노 에튀드의 대명사로 불려왔기 때문에, 이제는 각종 악기의 기초적인 테크닉(음계 등)을 위한 필수적인 연습곡집이라는 의미로 확장되기도 한다. 그래서 '플루트를 위한 하농'이나, '재즈 하농', '일렉트릭 기타 하농'이란 이름으로 연습곡집들이 출판되었다.

2. 제1부(1~20번)


▲ 가장 기본적인 1번 멜로디.
'''각 손가락의 독립된 힘찬 터치와 기민성을 주기 위한 연습'''
손가락의 기본적인 움직임을 배우는 파트라고 보면 되겠다.
기본 모양은 도에서 시작하여 높은 도까지 순서대로 올라갔다가 내려오고 레에서 다시 한 번, 미로 한 번 더 하는 식으로 높은도까지 '''계단식으로 올라갔다 내려오기'''이다. 보통은 한 마디에 손가락이 5도 내지는 6도 사이, 17번은 7도, 그리고 20번은 8도 사이에서 움직인다. 음표는 모두 16분음표이고, 4분의 2박자(마디당 8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면 갈수록 점점 멜로디가 복잡해지면서 손가락이 개나리 스텝을 추게 된다.

3. 제2부의 1(21~31번)


'''보다 높은 수준의 테크닉을 익히기 위한 연습'''
21번부터 30번까지는 1부와 모양이 같다. 다만 4분의 4박자(마디당 16음)로 구성되어 각 마디가 1부보다 두 배로 길다. 31번은 특이하게 4분의 3박자(마디당 12음)로 되어 있으며, 30번까지와는 모양에 다소 차이가 있다. 31번에는 8도 손가락 벌리기가 나온다.

4. 제2부의 2(32~43번)


'''음계의 준비'''(32~38번)
'''12개의 장음계와 화성·가락 단음계 연습'''(39~43번)
32~37번은 음계의 기본 연습이다. 주로 1번 손가락을 넘기는 연습을 한다. 다만, 37번은 36번 이전의 곡들과 다른 형태를 하고 있다. 38번은 1옥타브 음계 연습. 그리고 39번은 24조의 모든 음계 연습(!!!). 40번은 반음계, 41번은 24조 아르페지오 연습. 42, 43번은 각각 감7화음과 딸림7화음 아르페지오 연습이다.
이 중 39번의 24조 음계는 양이 상당히 방대해서 하루에 한 음계씩 매일 레슨을 하더라도 1달 가까이 가며, 41번 아르페지오와 함께 예고/음대 피아노과 전공실기 과제로도 많이 애용된다.
대체로 이 단계에선 체르니 40번이나 바흐의 즉흥곡&교향곡과 병행하게 된다. 사실, 아르페지오 연습쯤 가면 제대로 마스터만 한다면 쇼팽쯤은 그냥 씹어먹는다.(...)

5. 제3부(44~60번)


▲ 60번 트레몰로 연습.
▲ 연탄 연주로 편곡한 버전. 멜로디가 확연히 들리지 않는가?
'''최고의 테크닉을 위한 핵심 연습'''
손가락 연타 연습, 트릴, 3/6도 음계 연습, 옥타브 음계 연습, 펼침 옥타브 음계 연습, 펼침 아르페지오 연습, 트레몰로 등 고난이도 테크닉의 연습곡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아무래도 여기까지 가는 사람을 찾기는 힘들다... 여기까지 다 떼면 보통 체르니 40번 연습집을 병행하거나 마스터한 경우가 많으며, 체르니 50번이나 '크라머-뷜로'[2] 같은 다른 연습집으로 갈아탄다.
이 교재의 주요 목표는 손가락의 유연한 움직임과 복잡한 기교를 익히는 것이지만, 치는 사람 기준에선 그냥 '''무한 노가다'''라고밖에는 안 보인다. 나중엔 '손을 옆 건반으로 옮긴다.'는 것을 제외하면 생각이 안 나는 극악한 기계식 곡들이다. 체르니는 그래도 나름대로 멜로디 라인이 있어서 듣다 보면 들을 만한 곡도 많건만, 이쪽은 대부분 멜로디를 깔끔히 무시한다. 그래도 39번의 24조 음계, 56번의 펼침 옥타브 음계, 60번의 트레몰로 곡은 멜로디 라인이 있어 그럭저럭 들을 만하고, 특히 60번은 일반 곡이라고 하더라도 완성도가 괜찮은 편이지만...
그런데 그렇다고 이 과정을 넘겨버리면 나중에 소나타소나티네 [3]등 복잡한 기교가 요구되는 단계에서 피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절대 무시할 수는 없는 교재이다. 물론, 개인차는 있으므로 아무리 해도 안 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안 해도 잘만 치는 천재도 있지만, 세상에는 평범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대다수 아닌가. 그런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효과적인 교본이기는 하니 재미없어도 손 푼다 생각하고 꾸준히 연습하자.
실제로 하농은 피아노 연습에서 매우 중요한 교재다. 특히 제 3부(44~60번)는 웬만한 곡들을 연주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기술을 다루기 때문에 피아노를 전문적으로 연주하겠다면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 피쉬나 등 다른 교재도 있으므로 반드시 하농으로 연습할 필요는 없지만, 이런 연습방식은 꼭 필요하다. 피아노 연주의 가장 기초가 되는 빠르고 정확한 타건, 박자 감각을 익히는 데 하농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취미로 피아노 치는 사람들에겐 약간 등한시되는 면이 있지만, 전공생들은 하루에 일정 시간 이상 꼬박꼬박 필수로 치고, 피아노를 좀 제대로 배워보겠다 하는 취미생들도 꼭 친다. 이런 연습을 제대로 안하고 어려운 소나타나 에튀드 등의 곡으로 넘어가면 스케일이나 아르페지오 부분에서 손이 안 움직이는 곤란한 상황이 벌어진다. 또 음대의 입시 등 시험에선 하농 몇 번을 시험 보는 경우까지 있다.
앞붓점, 뒷붓점, 스타카토 등으로 바꿔서 연습하며 피아노나 포르테로 강약까지 변화시키며 연습할 수 있다. 심지어 1번부터 조성을 바꿔서(기본 조성은 모두 다장조) 연습하기까지 하는데 피아노를 제대로 칠 생각이 있다면 아주 유용하다.

6. 논란


한국의 피아노 교육 면에서는 바이블적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하농의 유용성에 대해서 많은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피아니스트들 사이에서도 하농에 대한 견해가 천차만별이다. 매일같이 하농 전곡을 치는걸로 연습을 시작하는 피아니스트부터 시작해서, 하농은 그저 시간낭비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하농은 오히려 피아노 연습에 해롭다는 주장까지 있으니...
어느 주장이 대세라고 하기도 어렵고, 하농과 체르니를 전혀 거치지 않은 훌륭한 피아니스트들도 있으니 하농이 피아노 연습에 있어서 꼭 필수 불가결한 요소는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다만 그냥 하농을 관둬도 괜찮다는 얘기는 아니다. 단순히 지겨워서 관둔다든지 하면 안되고 하농의 연습방식이 자신과 잘 맞는지, 잘 맞지 않는다면 확실한 대체안을 찾고서 연습방식을 바꿔야 한다.

7. 여담


한 작곡가는 피아노 전공으로 음악원에 있던 아들에게 '''하농식 멜로디'''를 집어넣어 만든 피아노 협주곡을 만들어 '''생일선물'''로 주었다.
1:41초부터 하농 1번곡의 선율이...
[1] 자음 h는 프랑스어에서 묵음이기 때문에 하농이나 하논이 아닌 '아농'이 올바른 발음이다.[2] '요한 밥티스트 크라머'가 만들고 '한스 귀도 폰 뷜로'가 엮은 연습곡집으로, 이것도 60개 소곡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뷜로는 리스트의 딸 코지마의 남편이었다.[3] 소나티네라면 체르니 30까지 하고 하농을 30번 곡까지 완료하면 그나마 여유롭게 칠 수 있지만 소나타는 굉장히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