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

 

1. 독일의 다국적 제약 회사
2. 독일어 유래의 고유명사
3.1. 구성과 특징
3.2. 성인이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면
3.3. 다른 교재와의 비교
3.4. 피아노 교재로서의 국가별 지위
3.5. 기타


1. 독일의 다국적 제약 회사



2. 독일어 유래의 고유명사


Beyer / Bayer
(독) 바이어
(영) 베이어
독일어 유래의 고유명사. 한국에서는 피아노 연습곡 모음집과 그 저자의 이름(3번 항목), 또한 제약회사의 이름(1번 항목)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피아노 연습곡의 경우 로마자 철자가 Beyer고 제약회사의 경우 철자가 Bayer지만 둘 다 발음은 동일하다.
독일어의 발음을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으면 바이어로 쓰는 것이 맞고, 실제로도 표기에 대해서는 후술하다시피 독어건 영어건 바이엘이라고 들릴 소지가 전혀 없지만, 일제시대에 일본어 표기 バイエル (바이에루)[1]를 통해 들어온 바이엘이라는 표기가 정착했기 때문에 관용적으로 그렇게 쓰이고 있다. 3번 항목의 제약회사도 한국지사의 공식적인 이름을 바이엘 코리아로 쓰고 있다. 그나마 이 회사의 이름이 바이어라고 제대로 알려진 건 분데스리가 구단인 바이어 레버쿠젠 정도?
또한, 영어로는 흔히 독일어 발음을 무시하고 영어식으로 베이어라고 읽는데, 덕분에 신문 기사 등에서 “미국 바이엘 사”라고 적으면 “미국 현지에서는 베이어라고 부른다”는 식의 댓글이 달리거나, 실생활에서도 베이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어 의견 충돌이 빚어지는 경우도 간혹 있다. 다만 이 경우, 베이어는 본사가 위치하는 독일어 발음과 다르기 때문에 원래 발음이 그렇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을뿐더러, 영어로는 베이어라는 표기가 원래 발음에 가까울지는 몰라도 영어나 독어에 대한 조예가 없는 일반 독자에게 바이엘과 바이어, 베이어라는 고유명사 표기가 서로 다른 회사를 지칭하는 것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기 때문에 회사의 공식적인 한글 표기를 따르는 것이다. 실제 발음과 한국에 정착한 이름이 딴판이라는 점에서는 쉐보레(셰브롤레이)[2]폭스바겐(폴크스바겐) [3] 과도 비슷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이 나무위키에서도 정발명을 기준으로 삼는 원칙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한글 표기법을 둘러싼 논쟁은 굉장히 많아서 아이티(불어) Vs. 헤이티(영어) 논란, 이케아(스웨덴어) Vs. 아이키아(영어) 논쟁, 울펜슈타인(영어) Vs. 볼펜슈타인(독어) 논쟁[4] 등이 있다.

3. 피아노 연습곡 모음


독일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페르디난트 바이어(Ferdinand Beyer, 1803년 7월 25일∼1863년 5월 14일)가 만든 피아노 연습곡 모음. 정확한 명칭은 Vorschule im Klavierspiel, Op.101 이다.

3.1. 구성과 특징


피아노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알맞은 피아노 교재. 기본적인 연주법부터 시작해서 음표, 쉼표, 이음줄&붙임줄, 화음, 장조, 단조, 스타카토, 테누토 등등 피아노 연주 기법과 페달 밟는 법 등 지극히 기초적인 것들을 배울 수 있다. 피아노 학원에 다녀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처음엔 바이엘 교재를 펴고 '도레미파솔'을 쳐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초심자용이라서 초반의 연습곡들의 난이도는 가소롭기 짝이 없다. 초반의 연습곡들은 '도레도레도'나 '도레미파솔' 이나 '솔파미레도'를 치고 끝난다. 그러나 후반부로 가는 과정에서 가장조, 마장조 등으로 넘어가면 만만치 않게 된다. 특히 80번대 중반부터는 체르니 100의 초반보다 어렵고, 피아노를 처음 배우는 초심자(특히 어린이)가 106개를 다 연습하기엔 지루하므로 106개를 다 배우고 체르니 100으로 넘어가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상당수 바이엘 편저는 약 80~90번 내외에서 끝나고 후반부는 생략되어 있다. 여하간, 바이엘을 다 배우면 체르니 100과 소나티네로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내에서 80년대에는 상/하 2권으로 출판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대표적으로 세광음악출판사에서 나온 판본), 피아노를 처음 시작하는 나이가 점점 어려지면서 90년대부터는 책 무게와 펼침성을 고려해 4권으로 분권된 바이엘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4권짜리 교재들은 저연령 교육을 위해 편저되어 실제 바이엘 내용에 앞서 더욱 쉬운 연습부터 시작하며[5] 어린이의 흥미를 끌기 위해 다양한 삽화와 동요곡이 추가되어 있다.[6] 4권짜리 바이엘은 편저자마다 내용이 상당히 천차만별인데, 순서변경이나 편곡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원곡의 3/4 이상을 들어내고 아예 다른 동요나 연주곡으로 대체한 것도 있다. 이쯤 되면 이미 바이엘 원곡은 흔적만 남은 수준.

3.2. 성인이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면


한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피아노 교육이 영재교육의 취지에서 필수적인 학원 코스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 어지간한 성인은 어릴 때 피아노를 배워본 추억이 있고, 어느 날 불현듯 다시 피아노를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는, 어렸을 때 피아노 학원 가는 친구들을 부러워했던 기분이 나중에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는 로망으로 되살아나기도 한다. 이렇게 어떤 계기로든 성인이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할 때는 십중팔구 치고 싶은 희망곡이 있기 마련인데, 그 장르에 따라 어떻게 피아노를 배울지가 달라지게 된다. 즉, 뉴에이지, 반주(실용음악), 재즈, 클래식 등으로 지망 장르가 나뉘게 된다. 이 중에서 특히 클래식 피아노를 정통으로 배우려는 경우에 바이엘이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성인은 아무래도 클래식보다는 적당한 수준에서 반주나 뉴에이지 정도로 만족하고 싶은 경우가 많은데, 그러려면 굳이 바이엘로 배워서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그보다 코드 위주의 교재로 배우는 게 시간 투자 대비 효율적이고 덜 지루하기 때문이다.
자기취미로 시작하려는 성인이라면 서점에서 비교해서 마음에 드는 바이엘을 고르면 된다. 시중의 바이엘은 어린이용을 표방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성인이 교재로 사용해도 무방하다. 2010년대 들어서는 성인을 대상으로 편찬한 바이엘도 나오고 있지만, 위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성인 피아노는 아무래도 클래식보다는 반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보니 본격 성인용으로 나온 바이엘의 수는 적다. 그리고 어린이용 바이엘로 배우더라도 무언가 빠지는 것도 아니다.

3.3. 다른 교재와의 비교


바이엘은 고전음악 시대에 만들어진 교재이므로 클래식 피아노의 기초가 되는 패턴을 충실히 연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현대 피아노 교수법(Piano pedagogy) 관점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평가된다. 다만 그렇다고 바이엘이 일방적으로 나쁜 교재는 아니고 장점도 있기 때문에 부지런한 피아노 교사는 수록곡의 순서를 바꾸거나 보충곡을 병행시키는 등으로 보완하는 레슨을 하기도 한다. 또, 전술한 바와 같이 현재 한국 서점에서 팔리는 바이엘 교재들은 현대 교육을 반영하여 이미 원전 바이엘과는 많이 달라져 있는 것들도 많다.[7]원전 바이엘보다 훨씬 더 쉬운 경우도 있다.

3.4. 피아노 교재로서의 국가별 지위


서양에서는 바이엘 대신 현대 피아노 교수법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교재가 널리 쓰인다(알프레드, 어드벤쳐 등). 그런 반면, 일본에서는 80년대부터, 한국에서는 90년대부터 새로운 교재들이 소개되면서 점유율을 높여 가고는 있으나 여전히 바이엘의 위치가 확고하다. 서양과 한일의 이런 차이가 수십 년 계속되면서, 한일 피아니스트가 서양으로 유학을 갔더니 거기서는 바이엘-체르니 콤보를 아무도 모르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는 에피소드는 이제는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런 교재 선호도의 차이를 곧바로 교수법의 우열로 보기는 어렵다. 어느 교재를 쓰는 어느 나라든지 우수한 피아니스트를 배출하고 있으며, 서양에서도 과거에 바이엘-체르니로 뛰어난 피아니스트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교사와 학생의 재능과 노력일 것이다.

3.5. 기타


시중에는 '오카리나 바이엘' 같은 전혀 엉뚱한 악기의 교재도 있는데 페르디난트 바이엘과는 아무 관련이 없고 단지 '바이엘'이라는 명칭이 초급자 교재의 대명사처럼 되면서 붙은 이름으로 생각된다.
카미유 생상의 모음곡 동물의 사육제 중 11번 "피아니스트"라는 곡에서 패러디된 바 있다.

[1] 사실 남부식 발음에서 차용한 것이다.[2] 쉐보레라는 표기 또한 바이엘과 마찬가지로 종성(받침) 발음을 하지 않은 것이 일본어('시보레') 표기의 영향으로 보인다. 셰와 표기법에 대해서는 링크를 참조.[3] 이쪽은 독일어 폴크스바겐과 영어의 l을 묵음으로 발음하는 복스웨건의 짬뽕이다.[4] 이 경우 개발한 회사가 미국회사이고, 한국 유통사도 정발 명칭으로 울펜슈타인을 사용했는데도 독일 지명이니 독일식 발음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 이례적인 사례[5] 1권의 절반 정도는 오선지조차 나오지 않고 손가락 번호만 나오기도 한다. 알프레드/어드벤처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6] 과거 2권짜리 판본은 동요가 삽입되어 있지 않아서 동요만 실린 부교재를 함께 사용했다. 가장 유명한 판본이 작곡가 이수인이 엮은 이수인 어린이 동요곡집.[7] 예를 들어 원전 바이엘은 알베르티 베이스가 일찍 나오는 반면 왼손의 비중이 약하다는 비판을 받는데, 편저 바이엘에서는 일찍부터 낮은음자리표를 넣고 왼손으로 다양한 연주를 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일본에서는 바이엘 제목이 붙어 있으면 여전히 원전 바이엘에 가까운 내용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