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왕
1. 소개
중국 역사서 《남제서》 만동남이전(蠻東南夷傳)에 등장하는 가야의 왕. 479년에 여러 나라의 사신과 더불어 가라왕 하지가 사신을 통해 폐백을 바쳤고, 이에 보국장군본국왕으로 제수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때 하사받은 보국장군은 남제의 제3품으로, 표기대장군이나 진동대장군 등의 제2품을 하사받은 고구려나 왜보다는 낮지만 상당한 지위를 남제에게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본국"이 정확히 어느 나라를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반파국의 반(伴, buanx)과 본(本, puenx)의 발음이 유사하므로 반파국을 축약한 것으로 추정된다.加羅國 三韓種也 建元元年 國王荷知使來獻 詔曰 量廣始登 遠夷洽化 加羅王荷知款關海外 奉贄東遐 可授輔國將軍本國王
가라국은 삼한의 종족이다. 건원 원년(479)에 국왕 하지의 사신이 와서 (조공을) 올렸다. 조서를 내려 “널리 헤아려 비로소 (남제 조정에) 올랐으니, 먼 오랑캐가 감화되었다. 가라왕 하지가 바다 밖에서 관문을 두드리며 동쪽 먼 곳에서 폐백을 바쳤으니 가히 보국장군 본국왕에 제수할 만하다.”라고 하였다.
《남제서》 권58 열전 제39 만동남이전
2. 정체?
정약용은 "수로왕의 자손에는 좌지왕, 질지왕, 겸지왕이 있는데 하지는 이 삼지의 하나라고 했으니 그 연대로 보아 질지왕이 틀림없다."라고 하기도 했다. 즉 정약용은 하지왕을 금관국 왕으로 추정한 것.
그러나 현대에는 금관국이 아니라 반파국 출신이라고 추정한다. 우선 5세기 후반대에 가야 지역에서 가장 잘 나가던 나라는 반파국이라는 게 정설이며 고고학적으로도 증명이 되어있으므로 중국까지 독자적으로 사신을 보낼 정도면 반파국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다만 반파국은 내륙 지역이기도 하고, 해안가 지역을 장악할만큼의 국력이 있었는지는 불명.
가실왕과 동일인으로 추정되기도 하는데 우륵과 동시대 사람, 즉 6세기 사람이라 남제서의 저 기사와 시기차가 제법 있어 가능성은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