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고료친
1. 뜻
허벅지를 칼로 베어 그 살을 치료약으로 쓰는 것을 뜻한다. 줄여서 할고(割股)라고도 한다. 지극한 효행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2. 설명
개자추가 진문공을 살리기 위해 고통을 감수하고 기꺼히 자신의 허벅지살을 도려내서 문공에게 먹였다는 일화가 전해져 내려오는 것을 보았을 때 그 유래 자체는 매우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당나라 때 진장기의 <본초습유(本草拾遺)>에서는 인육이 환자의 기력을 회복시키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적혀 있다. 이에 여러 자식들이 부모가 병이 들면 자신의 다리살을 잘라 부모에게 먹여 병이 낫게 하고자 했다. 진나라 때 유행하던 유사의학으로 수나라와 당나라 때 가장 성행했다.
임금이 병상에 누워 어떤 약과 치료법을 써도 효혐이 없을 때 충섬심이 강한 신하가 자신의 허벅지살을 잘라 바친 일도 있다.
매우 끔찍한 치료법이지만 효심을 중요시하던 과거 중국에서는 부모가 병이 들어 치료할 방도가 없을 시에는 할고료친을 할 것을 국가 차원에서 장려했다.
송나라 때 효자를 특별채용 하자 자신의 허벅지를 일부러 칼로 도려내는 일도 있었다.
3. 사례
<명심보감>에 따르면 신라 때 상덕(尙德)이라는 자가 있었다. 흉년이 든 데다 전염병까지 돌아 살기가 매우 힘들었다. 부모님마저 굶주리고 병들어 다 죽게 되자 상덕은 열을 다해 간병했다. 하지만 마땅하게 먹을 것이 없자 자신의 넓적다리 살을 베어 국을 끓여 부모에게 먹이고 종기를 입으로 빨아 낫게 하였다. 이를 들은 왕은 상덕의 효심을 가상하게 여겨 상을 내리고 정려문(旌閭門)과 비석을 세워 이 일을 기리게 했다.
<신당서>의 왕우정전(王友貞傳)에 보면
라는 구절이 있다. 풀이하자면 '왕우정의 어머니가 병에 들었고 의원이 인육을 먹으면 치료가 된다고 하기에 왕우정이 자신의 허벅지살을 도려내 바치니 어머니의 병이 나았다. 그러자 집 앞에 깃발을 높이 세우고 효성이 깊은 집안이라는 표시를 하라는 칙령이 포고되었다.'라는 것이다.모병(母病) 의언득인육식기(醫言得人肉食己) 우정척고이진(友貞剔股以進) 모병유(母病愈) 조정표기문(詔旌表其門)
<고려사>의 효우열전을 보면 12세기 말 고려 명종 때 거란에서 귀화한 고려인 위초(尉貂)의 일화도 있다.
출처부친 위영성(尉永成)이 난치병을 앓게 되자 의원이 말하기를, “자식의 살을 먹으면 치료가 될 수 있다.”라고 하였다. 위초는 즉시 넓적다리 살을 베어 만두소를 만들어 먹이니 병이 차도를 보였다. 왕이 이를 듣고 조서를 내려 이르기를, “위초의 효성은 고금에 으뜸이다. 전(傳)에 이르기를, ‘효는 모든 행실의 근원이다.’라고 하였고, 또 ‘충신은 효자의 집안에서 구한다.’라고 하였으니, 위초의 효성은 상을 받아 마땅하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