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메라
1. 개요
그리스 신화의 태초의 신들 중 낮의 여신. '밤'에 대비되는 '낮'이 의인화 된 신이다.[1]
2. 상세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에 따르면, 헤메라는 어둠의 신 에레보스와 밤의 여신 닉스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오르페누스 전승에 따르면 닉스와 크로노스 사이의 딸이라고도 하며, 그녀 그 자체로 카오스의 딸로도 여겨진다.
밤의 여신과 어둠의 신 사이에서 낮의 여신이 태어난 것이 신기할 따름인데, 밤이 있기에 낮도 있을 수 있고, 어둠이 있기에 빛을 느낄 수 있음을 신화적으로 나타낸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이 들기 마련이다. 해답은 그리스인들이 생각한 밤은 단순히 어두운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생명이 태동하는 은밀한 시간으로 보았다는 사실이다. 밤의 여신 닉스는 가이아처럼 그 자체로도 아이들을 품어내었고 만물의 어머니 여신으로 불렸는데 제우스마저 두려워 했다는 점에서 뉙스의 위대함과 초월적인 힘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어두운 밤 가운데 별빛이 비추는 것으로부터 빛과 어둠의 방향성을 자각하였기에 어둠을 빛보다 선위에 두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위의 이야기는 헤시오도스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야기로 로마의 시인인 히기누스의 『이야기』에서는 카오스 아래의 자식으로 아이테르와 결합하여 가이아(땅), 우라노스(하늘), 탈라사(바다)를 낳았다. 즉 기존의 신화와는 달리 빛을 상징하는 두 신이 최초의 창조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불, 물, 땅, 바람의 4원소 중 불에 관련된 태초신이 없어, 헤메라가 낮의 여신인 점을 착안해 그녀를 불의 태초신으로 볼 수 있다.
로마 신화의 디에스(Dies)와 동일시하였고 Day의 어원이 되었다.
3. 관련 문서
[1] 원래는 일반명사로 낮을 의미하며 현대 그리스어에서 하루, 낮이라는 뜻을 가진 Μέρα(메라)가 바로 여기서 유래한 단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