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남

 

1. 개요
2. 2000년대 초반의 의미
3. 2000년대 후반 이후의 의미
4. 2010년대 이후
5. 여담


1. 개요


한자: 薰男, 薰女
'''훈훈한 인상이나 느낌을 주는 남자.''' 여자인 경우는 훈녀라고 한다. 사실 외모지상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사회 분위기로 탄생한 단어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최근에는 '''보통 수준보다 잘생긴 남자'''를 뜻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얼굴이 약간 못나거나 평범해도, 재능이 있거나 성품이 좋고 훈훈한 분위기를 풍기면 훈남이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었으나, 2010년대를 지나면서 일반인보다 잘생긴 남자 평균 이상의 외모를 가진 남성을 뜻한다. 외모지상주의를 타파하자는 미디어와 사회 분위기와는 달리, 시대가 흐르면서 외모지상주의는 점점 더 극에 달하고 있고, 남성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젊은세대가 쓰는 표현으로는 미남> 훈남 > 흔남 > 추남 이라고 보면 적합할 듯. 이 외에도 남성적이고 신뢰감을 주지만, 그렇다고 잘 생겼다고 하기에 뭐하다면 호남형 얼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여성의 경우에는 '예쁨'과 '보통'의 중간에 있어 애매한 외모라도 '훈훈하다'나 '훈녀'라는 표현 대신 '예쁘다'고 해주는 반면, 남성의 경우에는 '잘생김'과 '보통'의 중간에 있으면 절대로 '잘생겼다'고는 안하고 꼭 '훈훈하다'나 '훈남'이라고만 한다. 그러니 '훈훈하다'와 '훈남'이라는 표현이 많이 쓰이는 것은 '잘생긴 외모'에 대한 기준이 '예쁜 외모'에 대한 기준보다 훨씬 높아서 생기는 현상이기도 하다.
실제로 최근 기준, 일반적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애매한 남자 사진이 올라오면 "잘생겼다"라 댓글은 절대 안달리고 "훈훈하다" "훈남이네" 라는 댓글만 달리기 일쑤지만, 애매한 여자 사진이 올라오면 "훈훈하다"나 "훈녀네"라는 댓글 보다는 "예쁘다"는 댓글이 훨씬 많이 달린다.
형용사 薰薰(훈훈)하다에서 파생된 말이다. 놀랍게도 '''중화권에서도 정말 薰男, 薰女이라는 단어를 쓴다.''' 못 믿겠으면 중화권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보자. 다만 정식 단어인지는 불명이다.
훈훈하다의 뜻은 다음 세가지가 있다.
1 . 날씨나 온도가 견디기 좋을 만큼 덥다.
2 . 마음을 부드럽게 녹여 주는 따스함이 있다.
3 . 냄새가 서려 있다.
반대말은 '''흔한 남자여자'''라는 뜻의 흔남, 흔녀. 흔이라는 글자와 훈이라는 글자가 묘하게 라임이 들어 맞는 느낌을 준다.

2. 2000년대 초반의 의미


2000년대 초반 즈음 만들어진 신조어. 이 시기는 폰카, 셀카의 유행과 맞물려 얼짱 신드롬이 극성을 부리고 있을 때였다. 강도가 수배되고 보니 미녀였다는 이유로 강도얼짱 팬카페가 개설되는 등 세태는 극단적인 외모지상주의로 치닫고 있었다.
이에 반발심을 가진 사람들이 외면의 아름다움만이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도 중요하다며 박지성을 예로 들었다.
그는 얼굴로는 미남이 아니지만 성실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크기에 '주변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드는 남자'라는 것이 주장의 요지였다. 이 주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 깊게 받아들여져 '훈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한동안은 본래 정의에 따라 개인적,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행동을 하여 주변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드는 남자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3. 2000년대 후반 이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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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후반 이후로는 과거의 '주변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드는 남자 (외모 무관)'에서 ''''평범한 일반인보다는 잘생겼지만 그렇다고 잘 생겼다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호감상인 외모를 가진 남자''''로 의미가 변화되었다. 얼짱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가 결국 얼짱의 요소에 침식당하고 있다. 결국 아무리 배척하려고 해봐도 외모지상주의는 어디 안가는 듯.

4. 2010년대 이후


본뜻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그냥 '''잘생긴 남자'''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쉽게 말해 보면 외모만 봐도 기분 좋아지는(훈훈해지는) 남자란 뜻으로 바뀌었다. 이미 언중 사이에 널리 쓰일 정도로 대중화가 된데다가, 특히 연예 가십 관련 신문 방송 등에서 무분별하게 갖다 써붙인 탓에 기존의 "미남"을 대체하는 단어가 되었다. 다만 뉘앙스상 훈남은 미남을 포함해 포괄적으로 쓰이는 편이다. 즉, 자타공인 잘생긴 미남에게도 훈남이라고 칭할 수 있고, 기존의 애매하지만 보통보다 잘생긴 사람에게도 훈남이라고 칭하는 느낌으로 넓게 사용되고 있다.
미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고 애매하다보니 미남이라는 말을 쓰기보다 덜 부담스러워서 그런 면도 있는 듯 하다. 얼짱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가 얼짱의 요소에 침식당하다 못해 아예 얼짱의 유의어가 되었다.
이 의미의 변화 과정 때문에 개인마다 의미상 받아들이는 차이가 좀 큰 단어이다. 예를 들어 게시판에 일반인 사진을 올린 뒤, "이 정도면 훈남(그럭저럭 평균 이상) 아닌가요?" 라고 질문하면, "그게 뭐가 훈남(잘생긴 남자=미남)임?"이라며 비웃고 조롱하는 댓글이 달리는 경우가 많다.

5. 여담


가끔 무난하게 생긴 남자를 예의상 칭찬하는 말로도 쓰일 수 있으니 그 자리에서 정색하면서 기분 나쁜 티를 내거나, 여초 커뮤니티에 "안 잘생긴 남자보고도 훈남이라고 했다. 역시 우리나라는 남자외모에만 관대하다"면서 혐오성 글 좀 쓰지 말자. 마찬가지로 별로 안 예쁘고 애매하게 생긴 여자한테도 '예쁘다'고 칭찬하는 사람들이 한트럭이다.
그래도 자신이 살면서 가족과 친척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 3번 이상 훈남[1]이라는 말을 들어봤다면, 적어도 못 생긴 외모는 아닐 확률이 높다. 따라서 외모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말자.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꾸미고 다니면 더 큰 효과를 본다.
일본어 이케멘(イケメン)을 훈남이라고 번역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케멘의 실제 뜻은 그냥 미남 내지는 얼짱에 가깝다. 물론 현재는 훈남이 원래의 뜻을 무시하고 미남을 대신해서 쓰이는 경우도 상당히 많으므로 시대를 반영한 적절한 번역이라고 볼 수도 있다.
2014년경을 기점으로 일본에서도 훈남에 해당하는 누쿠멘(ヌクメン)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는데, 주변 사람에게 따스함(누쿠모리)를 선사하는 남자라는 의미로 단어의 뜻도 훈남과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일본 3대 누쿠멘으로 꼽히는 게 치바 유다이, 카미키 류노스케, 세토 코지라는 점에서 결국은 '''잘생긴 남자'''의 한 장르로 쓰인다는 점도 한국의 훈남이라는 단어와 비슷하다.

[1] 또는 외모에 대해 긍정적인 칭찬. 예를 들어 훤칠하다든가 눈이 이쁘게 생겼다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