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1. 개요
2004년 11월 17일 실시되었다. 현역 응시생을 기준으로 1986년 3월생부터 1987년 2월생까지가 응시했으며 전체 610,257명이 접수해 574,218명이 응시하였다.[1]
2005학년도 수능은 이전에 실시되었던 수능과는 천지가 뒤바뀔 정도의 큰 변화가 있었다.
제7차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2002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 들이 응시한 2005수능은 7차 교육과정이 적용된 첫번째 수능이다.
7차 수능은 6차 이전까지의 수능과는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 먼저 인문사회계, 자연계, 예체능계로 나뉘어지던 계열 구분이 폐지되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해, 05수능 이후의 대입부터 '''교차지원'''이라는 말은 잘못된 것이다.
이 때문에 문과/이과로 나누면 땡이었던 이전과 달리 영역별 응시자에 따라 고사장을 적절히 배분해야 할 이유가 생겨, 당해 6월 교육청 모의평가에서는 아예 고사장까지 실제 치러질 수능처럼 옮겨가며 바뀐 시험 제도를 시험하기도 했다. 예컨대 이과 학생이라도 필요에 따라 제2외국어에 응시할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극단적인 경우 학군 내 문과 학생들의 시험장에서 교실 하나를 홀로 배정받아 치르는 경우도 있었다. 자기 학교 이과반에서 제2외국어 응시자가 자기뿐인 경우 이럴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제2외국어에서 처음으로 아랍어와 한문이 시행되었다. 또한 실업계(전문계) 학생들을 위한 직업탐구 영역 17개 과목이 신설되었다.
거기에다 '''전면 선택형 수능'''으로 전환됨에 따라 수험생이 전 영역/과목을 임의 선택하여 응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일선 일반계 고등학교의 문이과 구분은 오히려 더 강화되었다. 즉 이전까지는 문과 수험생이든, 이과 수험생이든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를 모두 응시해야 했으나[2] , 2005학년도 수능부터는 수험생이 사회탐구/과학탐구/직업탐구 중 하나만 택할 수 있도록 바뀌었기 때문에, 사회탐구를 택하는 수험생은 과학을 전혀 공부하지 않게 되었고, 과학탐구를 택하는 수험생은 역사와 사회를 전혀 공부하지 않게 되었다. 이는 고교 교육 현장에도 영향을 미쳐서 문이과 계열 구분 폐지라는 취지와 달리, 오히려 고교 교육 현장에서는 문이과 구분이 더욱 커져서, 역사와 사회를 배우지 않는 고교생, 과학을 배우지 않는 고교생이 양산되게 되었고, 결국 문/이과간 장벽과 구분은 더 커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수능부터 수학도 선택 응시할 수 있었다. 수리 가형에서 선택과목이라는 것이 존재했다. 당시 수학I에서는 지수와 로그, 수열 행렬을, 수학II에서는 다항함수의 미적분과 공간도형 및 벡터를 배웠다. 수리가형 선택자들은 수학I 12문항+수학II 13문항+선택과목 5문항으로 시험을 쳤는데, 당시 선택과목으로는 '미분과 적분(초월함수의 미적분)', '확률과 통계(현재와 완벽히 동일한 범위를 가진다)', '이산수학(선형계획, 최적화, 수형도, 중복조합)' 3중 1택해서 응시해야 했다. 사실 대부분이 미분과 적분을 선택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었다.
계열구분의 폐지는 성적통지에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계열 구분이 폐지되고 수험생이 전영역/과목을 자유 선택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수험집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가 불가능해짐에 따라 변환표준점수, 5개 영역 종합등급등이 의미를 상실했다.
또한 언어 영역, 수리 영역 가/나형, 외국어 영역, 사회 탐구 11개 과목, 과학 탐구 8개 과목, 직업 탐구 17개 과목, 제2외국어 및 한문 영역 8개 과목등 '''수능의 모든 영역과 모든 과목'''이 선택 과목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시험의 수준을 반영하지 못하는 원점수 역시 의미를 상실하게 되었다.
결국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표기되었던 원점수, 원점수에 의한 백분위점수, 표준점수, 변환표준점수, 변환표준점수에 의한 백분위점수, 영역별 등급, 5개 영역 종합등급을 대신하여 영역/과목별 표준점수, 백분위점수, 등급이 새롭게 채택되었다.
따라서 언수외 각 100점씩 300점 만점, 탐구 50점 만점 체제가 도입된 수능은 이 때부터이다.
1.1. EBS 수능 강의 연계
2004년 4월부터 인터넷으로 EBS 수능 강의를 들을 수 있는 EBSi가 개통되었다. 사교육을 절감하고, 공교육을 내실화 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또한 2005학년도 수능 기본 계획을 발표하면서 EBS 수능 방송 내용과 연계해 수능을 출제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수능 출제위원들이 수능 방송 교재를 수능 출제 시 참고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6월 2일에 시행될 수능 모의평가 분석 결과 EBS 자체 분석 기준 86.7% 반영률을 보였고, 9월 16일 시행된 수능 모의평가에서 사회탐구 95%, 언어 83%, 외국어 76% 등의 적중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수능도 비슷하게 반영되었지만 결론은 수험생들이 체감하지 못했다고 한다.
2. 예비평가 (2003년 12월 4일)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마찬가지로 수능 개편으로 인한 예비평가가 전국 1700여 고등학교에서 고2 학생 49만 여명을 대상으로 '''2003년 12월 4일''' 치루어졌다.
예비평가는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가 바뀜에 따라 제 7차 교육과정의 첫 적용 대상자인 2003년 당시 고2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국적으로 실시됐으며, 경기도에 한해 실제 수능관리 시스템과 같이 시뮬레이션을 실시하였다.
3. 6월 모의평가 (2004년 6월 2일)
6월 모의평가는 언어영역이 1등급컷 84점으로 2004학년도 언어영역처럼 어렵게 출제되었다.(표준점수 만점 '''148점'''이었고 표점 145점 이상이 35명밖에 없었다고 한다. 만점자가 1자리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시험에서 메가스터디 기준 정답률 50% 미만이 11개나 있었다. 6차 교육과정에서 비문학 5개 지문, 문학 5개 지문으로 출제되었던 것과 달리 비문학이 6지문으로 늘고 문학이 4지문으로 줄어들어 비문학의 비중이 늘어나게 되었고, 이런 포맷이 2013수능까지 유지된다.(2008수능부터 문제 개수는 60개에서 50개로 바뀌었지만, 제시문 수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 때부터 비문학에 과학, 기술 제재가 동시에 들어간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해 6월 시험에서는 자격루에 대한 설명을 하는 지문이 있었다. 수준이 상당히 어려워 메가스터디 기준으로 4개 문제 정답률이 순서대로 79%(1점), 19%, 29%, 63%였다.
수리는 가형의 경우 1등급컷이 91점으로 평이하였으며 나형은 84점이었다.
외국어 영역이 예전과 다르게 상당히 어렵게 출제되었는데, 1등급 컷이 83점이었다(표준점수 만점 '''155점''', 만점자가 97명밖에 없었다고 한다.). 6차 교육과정에서는 외국어영역을 크게 신경쓰지 않던 수험생들이 많아 갑자기 어렵게 나온 외국어 시험에 적응을 못해 이런 점수 하락이 발생하였다.[3]
4. 9월 모의평가 (2004년 9월 16일)
9월 모의평가는 언어영역이 1등급컷 87점으로 6월 모의평가 및 04학년도 수능보다는 평이하게 출제되었다. 그러나 앞으로의 7차 교육과정 시험들에 비하면 여전히 어려운 편이었다. 만점 표준점수는 '''143점'''이었고, 원점수 93점부터 백분위가 100이 나왔다.
수리영역은 가형의 경우 1등급컷 88점으로 수준이 상승하였으며, 나형은 78점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다. (표준점수 만점 '''163점''')
외국어영역은 6월보다 쉽게 출제되어 92점에서 1컷이 형성되었다.
5. 본수능 (2004년 11월 17일)
언어영역 1등급 컷은 94점이었으며 만점 표준점수는 135점이었다. 만점자 수는 1897명(0.33%)이었다. 이 해 시험은 언어영역 시험이 평가원과 교육청 모두 상당히 어렵게 출제되었는데, 예로 교육청 시험에서는 3월 80점, 4월 79점, 10월 84점 등으로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수능에서는 상당히 평이하게 출제하였다.
수리영역은 가형 나형 모두 1등급 컷은 88점이었으며 가형 만점 표준점수는 141점이었고 만점자 수는 482명(0.33%)이었다. 나형의 경우 만점 표준점수는 150점이었고 만점자 수는 1390명(0.38%)이었다. 나형은 04수능 인문계 수리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가형은 다소 까다로워졌다. [4]
외국어영역은 모의평가에서 예고한대로 어려운 편이었으며 1등급 컷이 92점에서 형성되었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이었으며 만점자는 1498명(0.26%)으로 적은 편이었다.
또한 정부에서 수능-EBS 연계 정책을 밀기 시작한 것도 이 해가 처음이다. 하지만 2011 수능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된 연계 정책과는 거리가 먼 수준.
수능 만점자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기사에 나와있듯이 만점자는 20명이 넘었다. 당장 당시 대원외고 한 학교에서만 500점 만점자가 3명이 나왔는데 셋 모두 여학생이었다. 다만 어찌된 일인지 언론에 보도되지는 않았는 듯하다. 그러나 시간이 꽤 지나고 기사로 나오기는 했다. 기사 참고로 자연계 수석은 전과목에서 2점짜리(...) 1문제를 틀린[5] 손정구 씨, 인문계 수석은 홍효옥 씨다.
또한 드물게 등급블랭크가 발생한 수능이다. 사탐, 과탐 모든 과목이 쉽게 출제되었기 때문인데, 사탐에서 윤리, 한국지리. 과탐에선 생물Ⅰ, 그리고 제2외국어 러시아어에서 모두 2등급 블랭크가 일어났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서의 표준점수/백분위제 항목에서 사회탐구영역 등급표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사탐 전과목 모두 점수가 개차반이다.. 대부분이 1~2점차이로 1등급과 3등급으로 나뉜다. 1등급컷만 봐도 정말 쉽게 출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과는 1컷 50이 3개밖에 안되어 양호한 편이지만 문과는 3개 제외하고 모두 1컷이 50이다. 그리고 평가원은 2018학년도 수능에서 같은 역사를 되풀이한다.[6] 아랍어 I은 '''응시자가 단 1명'''이라 등급이 제공되지 않았다.
현재 관점에선 불수능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평범하게 나온 수능이라고 불렸다. 이는 요즘에야 수학 가형 1등급컷이 88점이면 불수능으로 보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수리 가형 1등급컷이 88점이면 어렵다기보다는 평이한 정도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기출문제가 풀리면서 학생들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 된 것의 영향이다. 6차 교육과정 수능에 비해 언어는 쉬워졌지만 외국어가 어려워졌다는 평이다.
사회탐구 과목
과학탐구 과목
2005학년도 수능에서 대규모의 부정행위가 적발되어 엄청난 충격을 주기도 했다. 적발된 부정행위자 수만 300여명에 달했으며, 핸드폰을 통해 부정행위를 저지르거나 돈을 받고 대리시험을 치른 등의 사실이 밝혀졌다.[7] 이 사건 이후 수능시험장에서 핸드폰 등의 전자기기를 압수하거나 필기구를 일괄 제공(컴퓨터용 사인펜, 수능 샤프)하는 등 부정행위 방지 절차가 까다로워졌고 대리시험 방지를 위한 필적확인란을 도입하게 된다.
[1] 평가원 통계자료, 참고로 2006학년도부터 2009학년도까지와 마찬가지로 역대 최저치.[2] 다만, 문제 수와 범위에는 차이가 있었다.[3] 이 시험의 30번 어휘 문제는 정답률 12%를 기록하였는데 이는 역대 수능 영어 최저 정답률보다 낮다. [4] 예시 : 10번 문제의 구분구적법 문제[5] 만점자가 분명 존재하는데 만점자가 아닌 사람이 수석인 이유는 아마도 수능 수석의 기준이 원점수 기준이 아니라 표준점수 기준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능 만점자를 공개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6] 재밌는 사실은 50점이 1등급이 뜨지 않은 과목이 2018학년도 수능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아래의 표를 보면 알겠지만, 50점이 1등급이 뜨지 않은 과목은 경제지리, 근현대사, 사회문화이다. 2018학년도 수능은 과목은 일부 다르지만, 한국지리(지리), 세계사(역사), 사회문화에서 46~47점이 1등급 컷을 기록했다.[7] 구로다 겐지의 소설 '컨닝소녀'에서도 이 사건이 짤막하게 언급되었을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