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6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의 레벨 시스템 상 유저개념, d20 시절 제창된 게이머 용어다. D&D 3판 다뤄본 커뮤니티라면 한때 상당히 유행했었다.

1. 개요
2. 장점
3. 단점
3.1. 대안


1. 개요


E6는 Epic Six의 약어로, D&D이긴 한데 6레벨이 에픽 레벨과도 같은 위상을 가지는 설정이다. 다시 말해 E6를 적용시킨 캠페인에서는 6레벨이 '''만렙'''이다.
E6는 원래 D&D 3판 시절 게이머들이 제창한 레벨 티어 개념에서 기원한다. (PC 클래스의 티어 개념 말고)
  • 1~5레벨 : Gritty Fantasy - 극사실주의 판타지. 칼빵 한 방 맞으면 죽는게 당연한 시절.
  • 6~10레벨 : Heroic fantasy - 영웅 판타지. 판타지 소설 분위기가 슬슬 난다. 영웅적이면서 조금 초월적인 짓을 당연하게 한다.
  • 11~15레벨 : Wuxia[1] - 무협. 무협소설처럼 팔랑팔랑 날라다니는 것이 일상화된 수준.
  • 16~20레벨 : Superheroes - 슈퍼 히어로물. 마블 코믹스 같은데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
이 중 가장 아슬아슬한 재미가 있는 시절이 그리티 판타지 시절이다. 그리고 5~6레벨이라 해도, 1레벨 일반인들 입장에서 보는 모험가는 세계를 구하는 대영웅이다. 마법사는 혼자서 마을 하나를 불바다로 만들고, 전사는 오크 10마리를 썰어버릴 수 있으며, 성직자는 너무도 신성한 사람이라 상처와 질병을 낫게할 치유의 권능을 신에게 위임받았다.
이 점에 착안해서, 6레벨을 만렙으로 두고 6레벨 이후로는 직접 레벨 상승은 없는 대신, 일정 경험치마다 추가 재주를 주는 형태로 기능적 바리에이션만 슬슬 늘려가는 형태의 게임을 E6라고 한다. (때문에 DM은 자신의 캠페인에서는 E7나 E8을 도입할 수도 있다. 그냥 만렙을 7레벨, 8레벨로 지정하면 된다.)
특별히 대단한 룰 변형 없이 6레벨까지는 D&D 코어와 동일하게 적용하며, 6레벨 이후로는 원래 코어 클래스가 6레벨 이후에 얻는 클래스 특성을 얻게 해주는 약간의 추가 재주만 덧붙이면 된다. 진행 상 반드시 필요한 고레벨 마법은 캐릭터 재주로 추가하거나, 언어스드 알카나에 나온 인칸테이션(리추얼을 통한 주문 구사) 같은 형식으로 추가적인 이야깃거리로 취급하면 된다.
플레이어의 시전자 레벨도 최대 6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그 이상의 시전자 레벨을 요구하는 매직 아이템은 플레이어가 만들 수 없도록 제한된다. 무기와 방어구의 강화 수치는 +2로 제한되고, 대부분의 추가 효과도 접근이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고레벨 매직 아이템은 그 존재 자체로 이야깃거리가 되는데, 평범한 성능으로 취급될 +3 검은 한 나라의 왕이 자랑스럽게 차고 다니는 보검으로 취급받고, 다들 구리다고 하는 플레이밍 무기도 시전자 레벨 7레벨을 요구해서 필멸자는 만들 수 없으니 신이 용사에게 지하의 강을 지배하는 히드라를 퇴치하라고 내려주는 전설속의 무기로 변신한다.
몬스터는 최대 CR 12 내외만 등장시킬 것이 권장. 대략 CR 7에서 10 정도가 일반 조우에서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만렙이라고 해도 6레벨이 고작인 모험가들은, CR 7을 넘기는 몬스터를 상대하려는 경우 준비와 정보 수집 단계가 매우 중요해진다.

2. 장점


E6는 고레벨 플레이를 포기하는 대신, 좀 더 풍부한 저레벨 플레이를 즐기게 해준다.
  • 전통적인 중저레벨 몬스터는 초반의 강력한 이미지를 후반까지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저레벨 오크라고 해도 여전히 그 숫자가 위협적이며, 드래곤은 무섭게 등장해서 계속 무서운 존재로 남는다.
  • 누구에게나 쉽게 와닿는 로우 매직 세팅. 마법과 같은 변수의 수가 적으니 세계관 짜기가 쉽다.
  • 캐릭터 메이킹도 초반의 빠른 페이스를 계속 유지한다.
  • 전설적인 영웅도 필멸자로 남길 수 있다. 터프니스 재주를 여러번 찍은 6레벨 파이터는 다수의 적을 상대할 수 있지만, 불멸은 아니다. 소서러의 6d6 파이어볼은 무섭지만, 보복당할 걱정도 안하고 마을을 파괴할 정도로 강력하진 않다.
  • 레벨업을 위한 의미없는 조우와 경험치 벌이가 필요 없다. 한 다스의 모험만으로도 전설을 입증하기에 충분해진다.
  • 게임 마스터도 편해진다. PC가 휘두르는 무지막지한 콤보나 빌드는 보통 중레벨 이후에 기능하기 때문에 별로 걱정할 필요 없다. D&D 초보 마스터라도 아는 초반 컨텐츠 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캠페인을 꾸릴 수 있다.
  • CoDzilla나 위저드 같은 풀타임 캐스터의 어뷰징을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게임의 판세를 영구적으로 뒤바꾸는 마법(텔레포트, 레이즈 데드 등)은 대개 5레벨 마법에서부터 슬슬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E6는 날고 기어봐야 마법 레벨이 3레벨까지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문량이 부족한 중저레벨에서는 풀타임 캐스터가 날뛰어봐야 금방 화력이 바닥난다. 자연스레 밸런스가 잘 맞게 된다.

3. 단점


고레벨 플레이가 없다는 것 자체가 단점이다.
  • D&D의 주요한 분위기와 설정은 저레벨 플레이에서는 상당수가 쳐내지게 된다. 기존 플레이에 비해 스케일이 훨씬 작아지기 때문에 수준이 많이 떨어진다.
  • 컨텐츠들 역시도 거의 쳐내지게 된다. D&D의 이름 그 자체에 담겨있는 '던전'과 '드래곤' 역시도 예외는 되지 못한다. 둘 다 제대로 내보려면 CR 12를 가뿐히 넘기기 때문.
  • 최악의 문제로, 전사 계열 캐릭터들이 너무 재미가 없다(...). 캐스터들은 저렙부터 선택권이 꽤 있지만, BAB 6 이하인 마셜들은 정말 '한대 치고 이동하기' 밖에 할 게 없다. 또 재주도 5레벨 기준으로 3개 뿐이기 때문에(인간이라면 4개) 무언가 할 수 있는게 많지 않다. 그렇다고 홈브류 능력이나 추가 재주를 주는식으로 버프를 해주면 그냥 캐스터들에게 레벨 페널티 먹이고 게임 하는게 훨씬 낫게 된다.

3.1. 대안


위에서도 언급된 E7, E8이 그 대안으로 출현한 것이다. E7과 E8은 기본 레벨을 각각 +1, +2 하는 방법으로 균형을 잡는다. E8 밸런스에서 일반 성인의 기본 레벨은 3이 된다. 1과 2는 개중에서도 약한 일반인(어린이 같은)을 1/2 HD 같은 기형적인 형태로써가 아니라 정상적인 형태로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추가적인 효과도 있다. 몬스터들의 HD를 +2 해주기만 한다면 밸런스는 똑같이 유지되며, 로우파워 캠페인에서도 쓸려나가는 졸개들을 자연스레 구현할 수 있게 되어 소소한 전술적 재미들도 부여할 수 있다.
E8로 제한이 오르면서 캐스터들의 최대 마법은 4레벨이 되게 된다. 다만 4레벨까지는 서플먼트의 마법을 통제하면 패악질을 막을 수 있기에 크게 문제가 되진 않기 때문에 E8은 많은 팀에서 선호되고 있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HD 조정 같은 룰이 꽤나 마이너한 룰이라서 숙지하고 있는 마스터가 적다는 것 정도.
E6 기본에서도 제시하는 대안 중 하나지만, 거인이나 드래곤과 같은 강력한 몬스터는 장기적 캠페인의 최종 보스로 상정하고, 국가적 지원을 받아 거대한 저주 의식을 치른다는 식의 플러프적이고 이벤트적 퀘스트를 수 차례 거쳐서 능력을 깎아내고 등장시키는 대안이 있다.

[1] 무협의 중국어 발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