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Elephants on Parade
1. 개요
1941년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덤보의 사운드트랙이다. 올리버 월레스가 작곡, 네드 워싱턴이 작사하였으며, The Sportsmen Quartet과 멜 블랑크, 터를 레이번스크로프트가 노래를 불렀다.
작중에서 광대들이 마시다 만 술병이 물통 속에 빠져서 덤보가 의도치 않게 술을 마시게 된다. 술에 취한 덤보는 분홍 코끼리의 환각을 보게 되고, 덤보의 꿈에 나타난 분홍 코끼리들이 행진하며 부르는 노래다.
덤보의 꿈에 나타나는 코끼리들이 분홍 코끼리인 이유는 술에 취해 헛것을 보는 것을 영어에서 관용적으로 "seeing pink elephant"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덤보가 아동이 주관객층에 포함된 전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는 영화인 것과 달리 자세히 들여다보면 덤보에는 인종차별, 노동착취 등 여러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다뤄진다. 그 중에서도 특히 분홍 코끼리 장면은 덤보가 엄마 점보와 조우하는 슬픈 장면 바로 다음에 나오는 데 반해 매우 분위기가 기괴하고 공포스러워서 어린 시절 이 장면 때문에 트라우마에 걸렸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몇 개를 꼽아보자면 분홍코끼리의 배가 사람의 눈으로 변한다던지, 코로 낙타 흉내를 내며 돌아다닌다던지....
실사판에선 서커스의 비눗방울 쇼에서 코끼리 모양 방울로 묘기를 부리는 장면으로 대체되어 많이 순화되었다.
2. 배경
이 영화가 제작되던 1941년 5월 29일 디즈니 스튜디오의 애니메이터들이 대규모로 사측의 대우에 항의하는 파업을 전개하였는데 디즈니 측에서 이들을 비꼬기 위해 당시 제작중이던 애니메이션에 이런 괴상한 장면을 집어넣은 것.[1] 또한 작중에는 덤보를 웃음거리로만 이용하는 광대들이 단장에게 월급을 올려달라고 항의하는 모습도 들어가있다. 참고로 이 파업에 참여한 애니메이터들은 이후 미국 애니메이션과 일본 애니메이션에 큰 영향을 끼친 UPA를 설립하게 된다.
어린 코끼리가 술을 마시고 환각을 보는 영화 속의 상황이 현재의 시각으로서는 이상하고 납득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당시 미국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이러한 장면을 별로 문제삼지 않았다. 당장 멀리가지 않아도 디즈니의 전전작이었던 피노키오에서는 오락의 섬에서의 일탈을 그릴 때 피노키오가 친구와 술을 마시며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었다. 또한 다른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인 루니 툰즈나 톰과 제리에도 스포츠 도핑이나 음주 등 상당히 수위가 높은 소동이 많았다. 이처럼 덤보의 음주 장면은 현재의 시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덤보의 특이적인 장면이라기 보다 지금과 다른 당시의 사회상이 반영되어있다고 보여진다. 이후 1960년대 중기까지 미국 비성인 TV 애니메이션에서 총기를 사용하거나 과격한 액션이 나오는 등[2] 자잘한 폭력성들이 잔재해 있었으나 60년대 후기부터 늘어난 비판적인 여론에 맞닥뜨리며 미국 애니메이션 업계는 비성인 애니메이션의 폭력성을 자체적으로 약화시키게 된다.
3. 영상 및 가사
4. 대중 매체에서의 등장
워낙 유명한 장면이어서 그런지 하우스 오브 마우스에서 덤보에 나온 장면을 패러디했다. 이번엔 데이지 덕이 멋모르고 초대한(?) 불청객들인 분홍 코끼리들의 깽판으로 인해 클럽 손님들과 직원들이 개고생을 하는 모습이다. 결국 이도저도 안되다보니 덤보의 친구 티모시가 나타나 겨우 해결한다(...)
호주 출신 싸이키델릭 락 밴드인 테임 임팔라의 'Elephant' 라는 곡을 해당 장면에 끼워 넣은 영상이다. 의외로 엄청난 싱크로율을 보여 주는데, 제목은 물론이거니와 특히 1분 7초대부터 시작하는 연주파트의 싱크로율이 끝내준다. 마치 해당 장면은 이 곡을 위해 존재했던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
- 모션 그래픽 아티스트 Cyriak Harris의 작품이 덤보의 분홍 코끼리의 연출과 유사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1] 그래도 이건 양호한 편이다. 데즈카 오사무가 디즈니를 방문하자 디즈니 애니메이터들이 몰래 틀어준 것들을 보면 '''덤보가 날아가다가 똥을 눈다'''든지 더 지저분하게 비틀어버리는 장면들도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데즈카는 이런 걸 보고 되려 뿅가서 일본으로 가서 우리도 이렇게 만들어보자고 했다가 일본 애니메이터들에게 이뭐병 소리만 듣고 망신당했다고...[2] 쟈니 퀘스트 등 1964년 초대 해나-바베라 애니메이션과 마블 슈퍼 히어로즈에서 이런 장면들이 무척 많게 묘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