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VA TNT
1. 개요
1998년에 출시된 2번째 RIVA 그래픽 카드. 코드네임은 NV4. 이름 때문에 국내한정으로 '폭탄'이라는 애칭이 있다.
2. 제원
3. 상세
RIVA 128의 후속작으로 나왔으며, 브랜드 네임인 TNT는 '''T'''wi'''N''' '''T'''exel의 약자로 3dfx Voodoo 2와 마찬가지로 1클럭당 2텍셀을 처리할 수 있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전까지는 하나였던 그래픽 파이프라인(버텍스 부동소수점 실수 연산 및 픽셀 정수 연산 유닛 4개씩, 텍스처 유닛, 렌더 유닛)이 2개로 확장된 덕택이다. 실제로 3D 그래픽 엔진을 'TwiN Texel 엔진'이라고 홍보했었다. 물론 '폭발적인 가속 성능'이라는 의미로 이 TNT도 염두에 둔 작명일 것이다. 덕분에 좀 심심한 편이었던 RIVA 128에 비하면 소비자들의 인상에 꽤 남는 브랜드명이 되었다.
발매 당시엔 이미 시장은 3dfx Voodoo 시리즈의 독주에 가까운 상황이었으나 이후 3dfx가 자만에 빠져 벤더에 칩을 공급하는 기존 사업 모델을 포기하고 자사가 독점적으로 완제품을 제조/판매한다는 자폭에 가까운 전략을 시전하였고[1] , Voodoo 3의 개발이 계속 지연되는 와중에 글라이드 지원을 제외하면 부두 시리즈에 못지 않은 성능을 선보여 유저들에게 NVIDIA도 3dfx 못지 않은 실력이 있는 업체라는 각인시키기 시작한 모델이다. NVIDIA가 3dfx와 대등하게 겨룰 수 있게 한 초석으로 평가받는데, 실제로 TNT의 성공으로 NVIDIA는 3dfx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는 우리가 모두 알다시피 수년 후 NVIDIA의 승리로 끝났다.
성능면에서는 전작인 RIVA 128도 Voodoo를 제외하면 고만고만한 시장에서 제법 돋보이는 성능을 보여줬지만 TNT는 고작 1년만에 급격하게 성능을 올려 Direct3D와 OpenGL 성능에 있어서는 당대의 최강자였던 Voodoo 2와 '''대등 이상'''의 성능을 자랑했다. 그러나 DirectX6가 나오면서 예전보다 상황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은 3dfx의 독점 API인 글라이드가 대세였기에 많은 3D 게임들이 부두 시리즈에 최적화되어있었던 시절이라 Direct3D는 글라이드를 쓸 수 없는 3dfx 외의 카드를 '지원은 해준다'는 측면에서 지원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제법 많았다. 심한 경우엔 부두 시리즈 외엔 그냥 소프트웨어 렌더링만 가능하여 그냥 3D 가속기가 없는 거나 다름없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시장상황 때문에 결과적으로 부두 시리즈의 아성을 넘어서는데는 실패했다. 그래도 1996년 Voodoo 출시 이래 경쟁자가 없다시피 했던 3dfx의 독주를 막아선 첫 제품이라고 할 수 있고, 덕분에 전작 RIVA 128 이상의 성공을 거두면서 사용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DirectX 3 기반의 RIVA 128 시절에 비해 DirectX 5는 물론이고 훗날에 추가 지원된 DirectX 6가 점점 게임업계에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데도 꽤 힘을 입었다. Direct3D나 OpenGL을 제대로 지원해주는 게임이라면 이견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 덕에 판매량은 호조였고, TNT에 와서 NVIDIA는 확실히 시장의 2인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어차피 글라이드 안되는 건 부두 빼면 다 똑같은 상황에서 고만고만한 시장경쟁자들[2] 중에서는 확실히 차별화된 성능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그 덕분에 1990년대 말에 생산된 레거시 PC를 뜯어보면 RIVA TNT 아니면 후속작인 RIVA TNT2가 달려있는 경우가 꽤 많다.
경쟁사의 Voodoo 2는 3D 화면을 렌더링할 때 16비트 하이컬러[3] 까지만 지원했던 것과 달리 TNT는 32비트 트루컬러 픽셀 렌더링을 지원했다. 2D 그래픽스도 거의 24비트/32비트 트루컬러가 일반화되고 있던 당시 상황에 발맞춘 설계라고 할 수 있겠으나 3dfx가 16비트 컬러만 지원한데도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당시의 하드웨어 파워로 32비트 컬러로 렌더링을 한다는 것은 추가적인 부하가 꽤 큰 일이었고 TNT의 32비트 컬러 렌더링은 그냥 '가능하다'는 수준이지 게임에서 속도 저하가 컸던 관계로 실사용시엔 TNT 사용자들도 옵션에서 16비트 컬러 렌더링을 선택했다. 즉, 당시로서 32비트 컬러 렌더링은 그리 실용적인 기술이 아니었기 때문에 게이밍 퍼포먼스를 우선했던 3dfx는 제대로 쓰지도 못할 32비트 트루컬러 렌더링을 굳이 도입하지 않았던 것. 실제로 이 기능을 제대로 써먹으려면 후속작의 최상위 라인인 RIVA TNT2 Ultra나 GeForce 256급은 되어야 했으니 NVIDIA도 당장 써먹으려고 넣었다기보단 미래를 내다보고 선도적으로(+마케팅 차원에서) 넣은 기능이라고 보는 편이 옳을 듯 싶다. [4] 그밖에 3D 모드에서 24비트 Z(깊이)-버퍼, 8비트 스텐실 버퍼, 트리리니어필터링 등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었다. RIVA 128에서도 지원했던 기존의 밉맵, 텍스처 필터링 기능도 훨씬 개선되었다.
2D 화질 면에서는 RIVA 128과 마찬가지로 평판이 좀 좋지 않은 편이었다. 왠지 모르게 당대에 RIVA TNT를 썼던 사용자들 사이에선 선예도가 떨어지고 색감이 칙칙하다는 평가가 많은 편. 이는 벤더에 따른 차이도 컸는데 ASUS나 ELSA 같은 유명 벤더가 내놓은 제품들은 타사 제품에 크게 떨어지지 않은 화질을 선보였고, 특히 캐노퍼스에서 나오는 제품은 당대 2D 화질 양대 산맥이었던 매트록스나 ATI의 뺨을 찰지게 후려치는 선명한 화질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아무래도 RAMDAC의 품질 차이가 벤더마다 좀 컸던 모양이다. LCD 모니터에 HDMI나 DisplayPort를 사용하고 카드의 설계도 NVIDIA/AMD의 레퍼런스를 따르는 요즘이야 그래픽카드 따라서 화질이나 색감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해봐야 모니터부터 좋은 거로 바꾸라는 소리나 들으며 반쯤 미신 취급을 받지만 당시엔 CRT에 아날로그 RGB 단자를 사용했던 사정상 그래픽 카드의 만듦새나 케이블[5] 에 따른 화질 차이가 확연하게 있었다. 2D 화질이 천차만별이었다는 것과는 별개로 하드웨어로 가속된 동영상은 속도는 빨랐지만 화질은 영 아니올시다였는데, ATI의 뛰어난 동영상 화질과 비교가 되는 바람에 이후로도 NVIDIA의 동영상 성능은 ATI에 비해 떨어진다는 선입견을 상당히 장기간 유저들에게 깊이 심어주었다. [6]
초기에는 RIVA TNT용 드라이버를 다른 그래픽카드들과 마찬가지로 각 벤더에서 자신의 카드에 맞도록 내놓았는데 성능이나 안정성에 어느 정도 편차가 있었다. ASUS나 캐노푸스 같은 이름있는 업체는 별 문제가 없었으나 영 상태가 안좋은 곳은 언제나 있기 마련. 그래서 NVIDIA는 1999년 '디토네이터'(Detonator)라는 이름으로 RIVA TNT 시리즈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용 드라이버를 내놓았다. 디토네이터의 뜻은 '''뇌관'''. 'TNT의 성능을 폭발시키는 뇌관 역할을 한다'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이다고 한다. 보통은 벤더 드라이버보다 성능과 안정성 면에서 우월했던 관계로 TNT/TNT2의 인기에 손을 보탰고, 그 덕에 점점 벤더 제공 전용 드라이버는 의미가 없어지면서 NVIDIA 칩셋을 쓰는 카드는 당연히 디토네이터 드라이버를 쓰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로 되어갔다. 디토네이터는 후에 포스웨어(ForceWare)로 개명했다가 현재의 지포스 드라이버까지 이어진다. NVIDIA의 장점 중 하나로 꼽히는 '안정적인 드라이버'는 이 디토네이터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Windows 3.1을 지원하는 마지막 NVIDIA 그래픽 칩셋이다.
4. 관련 문서
[1] 이게 왜 자폭이었는지는 3dfx 문서를 참고하자.[2] 당대에는 S3 새비지, 매트록스 G200, ATI RagePro, Rendition Verite 2000, 인텔 i740 정도가 경쟁 제품이었는데 DirectX 성능이 TNT를 넘어서는 제품은 이중에서 없었다. [3] 편법을 사용하면 22비트 까지 사용할 수 있었다.[4] 실제로 32비트 컬러 픽셀 렌더링의 미지원 문제는 Voodoo 3와 GeForce 256이 경쟁하는 시점에 가서야 3dfx의 발목을 잡는다. 그 이전에는 문제가 안 되었다는 이야기.[5] 이 때문에 고급 모니터에서는 각 색 신호를 모두 분리한 BNC 케이블을 사용했다.[6] 물론 그 격차는 SD를 거쳐 HD, UHD의 시대가 되어 동영상 자체의 화질이 급격하게 좋아진 현재에 와서는 거의 사라졌다고 할 수 있지만 플루이드 모션 같은 후처리 기술을 감안하면 여전히 동영상 기능 만큼은 AMD(구 ATI)의 판정승이라는 견해가 많다. 동영상 트랜스코딩 성능 자체는 NVIDIA가 더 나은 편.